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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있으니 살아집디다 - 강순희 말하고 유시민 듣다
유시민.김세라 지음 / 은빛 / 2026년 3월
평점 :
인혁당 사건의 피해자인 고(故) 강순희 여사의 생애사를 다룬 구술 정리 기록물이다.
큰 선거를 앞두고 반드시 신간을 발간하는 저자의 이력을 감안해보면, 어느 정도 사실규명과 명예회복 및 보상이 일단락 된 사건을 정치적으로 재소환하여 진영 논리를 공고히 하는 선동의 도구로 삼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책이다.
민족사적 비극에 대한 의미 재조명이라는 긍정적 기능 이면에는 선거를 앞두고 진영 결집 및 정치적 우위 선점이라는 '문화 맑시즘'적 전략이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이 내포한 문제점들을 꼽자면 대체로 이러하다.
1. 선거 앞둔 진영 결집용 선동물 (Political Propaganda)
* 시기적 기획: 선거철을 앞두고 억울한 역사적 사건(인혁당 사건)을 집중 조명하여, 감정에 호소하고 특정 진영의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기획이라는 점이다.
* 공감의 선택적 이용: 지식인의 양심을 내세우지만, 내용이 자극적인 과거사 피해에 집중되어 있어 냉철한 역사적 평가보다는 진영 논리에 기반한 감정 선동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 선/악 이분법의 프레임 (Binary Logic)
* 지나친 단순화: 현대사의 복잡한 맥락을 '피해자(선)와 가해자(악)'라는 1차원적 프레임으로 규정하여, 당시의 시대상이나 구조적 문제를 합리적으로 성찰하기보다 선악 구도로 갈라치기 하는 구성을 이용한다는 비판이다.
* 절대선과 절대악: 자신의 진영은 절대적인 정의로, 반대편은 절대적인 악으로 묘사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비판 없이 수용하도록 유도하는 이분법적 논리 구조를 띄고 있다는 점이다.
3. 서울대 민간인 고문 사건 관련 위선 논란 (Hypocrisy)
* 가해자로서의 과거: 저자 유시민은 1984년 서울대에서 민간인을 프락치로 오인해 감금하고 잔인하게 고문·폭행했던 사건(서울대 민간인 감금 고문 폭행 사건)의 주모자 중 한 명으로, 이 사건으로 실형을 살았다.
* 위선과 반성의 부재: 타인의 고통과 억울함을 다루는 '공감'의 서사를 쓰면서, 정작 자신이 가했던 구체적인 폭력과 그 피해자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반성이나 사과가 없다는 점에서 저자의 위선이 비판받는 부분이다.
결국 이 책은 표면적으로는 인문학적 성찰을 담은 에세이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출간 시점과 저자의 정치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한국 현대사의 비극이 진영 내부의 정서적 유대 강화와 결집을 위한 전략적 도구로 악용되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되고 있음이 씁쓸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