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농사가 시작되고 정착생활을 시작하여 인구가 늘고 계급사회가 시작되었죠.
이 내용은 알고 있지만 인류의 역사가 식물로 변화하게 되었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어요.
여러가지 식물을 통해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를 배우고,
다른 시선으로 역사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첫번째 이야기는
"조선의 동식물을 조사하여 보고하라!",
일본 막부 장군이 극비 명령을 내리다.
입니다.
조선후기는 농민층의 성장과 경제발전으로 신분질서가 무너지면서 서민들의 의식이 성장하게 되었었던 시기예요.
일본의 막부 제8대 장군 도쿠가와 요시무네는 풀이나 나무에 관심이 많았어요.
(막부는 일본에서 왕을 대신하는 지휘관의 편 진지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자연의 모든것이 약의 재료였던 옛날, 풀 하나를 보아도 어느 병에 잘 듣는 약의 재료인지 생각을 했고,
허준의 <동의보감>을 보고 무척이나 기뻤어요.
한글로 씌여져 있는 동의보감의 약재 이름을 일본명으로 기입하려고 합니다.
일본인들이 모여 살 수 있는 조선의 땅인 왜관에서
약재가 되는 조선의 동식물을 수집하였어요.
이 조사활동은 30년 동안 계속 되었고,
<동의보감 탕액류 화명>을 완성하였습니다.
90% 이상의 약재를 일본명으로 바꿔 쓸 수 있었으니
이들도 엄청난 노력했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인삼은 일본에서도 큰 인기라고 합니다.
병을 고치는 귀한 약재료 부자부터 서민까지
인삼을 사려고 했고,
사는 사람이 많으니 가격이 엄청 올라가
은화가 해외로 나가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인삼을 일본에서 재배하게 되었고, 1738년부터는 일본산 인삼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다 같이 잘 살면 좋겠지만,
우리나라의 귀한 기술이 다른 나라로 퍼져나갔다고 하니
왜이렇게 아까운 느낌일까요?
우리나라의 기술을 보존하고 해외에 수출하면,
천연자원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통역관 김홍륙, 고종을 커피로독살하려 하다.
읽다보니 제가 좋아하는 커피이야기가 나와
눈이 번쩍 뜨였어요.
개화기 무렵 청나라를 통해 서양 문물과 함께 커피도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되었어요.
중국, 러시아인 또는 일본인이 처음 우리나라에 들여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고종은 아관 파천으로 러시아 공사관에 머물 때
커피를 맛 보고 애호가가 되어,
하루에 몇 잔씩 마실 만큼 커피를 좋아했어요.
고종은 원로대신 세 사람과 저녁 식사 후 커피를 마시는데,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잔을 내려놓았고,
황태자(순종)은 아버지(고종)이 커피를 마신 줄 알고,
한모금 마셨다가 토하고 기절해버렸어요.
궁중 요리사 김종화를 심문하니, 커
피를 타도록 한 사람은 어선주사 공홍식 이였고,
공홍식을 시킨 사람은
러시아 공사관의 통역관 김홍륙이였습니다.
김홍륙은 황제의 총애를 받았지만,
러시아와의 통상에서 큰돈을 빼돌린것이 발각되어 곤장 100대를 맞고 유배를 떠나게 되었어요.
크게 혼이 나고도 반성은 커녕 앙심을 품고 황제를 죽이기로 겸심했던 거예요.
황태자는 목숨은 건졌지만 후유증으로 치아가 모두 빠졌어요.
의치를 할 수 있을정도로 의술이 발달되어 있던 때이지만
심적인 후유증도 심각했을것 같습니다.
그토록 커피를 좋아하던 고종 또한,
이후로도 커피를 마실 수 있었을까요?
좋아하던 음식 모두 싫어지진 않았을까 싶어요.
일제에 맞선 부자 소나무, 석송령.
아들은 이 이야기가 궁금했다고 해요.
일제 강점기 이수목이라는 사람은 대대로 농사를 지어 온 농부였어요.
농사를 짓는 농부이니 논과 밭을 가지고 있었지만 나이가 들어서까지 물려줄 자식이 없었어요.
이 노인은 마을 어귀에 5백살이 넘은 소나무 그늘에서 낮잠을 자는데,
"걱정하지 말아라!" 하고 소나무가 말을 하는 꿈을 꾸었어요.
노인은 소나무가 자기한테 재산을 물려달라고 한것이라 생각하고,
바로 군청으로 가 소나무 앞으로 등기 이전을 했습니다.
'석평 마을에 사는 영혼이 있는 소나무' 라는 뜻으로 석송령 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소나무는
해마다 재산세도 내고, 논밭에서 얻어진 수익금으로 마을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주었어요.
이수목 노인은 소나무가 땅 주인이 되어야
자기 재산이 마을의 공동 재산이 되어
마을 사람들을 도와 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렇게 하였다고 하는데요,
정말 대단하신 분인것 같아요.
일본 경찰은 천연기념물인 석송령을 베어,
민족정기를 말살하고 일본 군함을 만드는 재료로 쓰기로 하였어요.
자전거에 톱을 싣고 가다가 자전거 핸들이 부러지고 넘어진 순사는 죽고 말았습니다.
인부들은 천벌을 받았다고 겁에 질려 도망가기 바빴어요.
그리고 6.25 전쟁 때 비행기 폭격을 피해 소나무 밑으로 피신한 사람들은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아
신령스러운 소나무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읽고 나서 아이가 아무도 다치지 않아 희망적인 내용이라 기뻤다고 해서
"일본 순사들은 다쳤잖아?" 하고 물으니,
"그건(일본 순사들이 다쳤던 사건은) 나쁜 사람들이고~" 하며 대답하네요.
33가지의 식물, 나무, 꽃, 열매, 과일, 채소등 과 관련 된
재미있는 이야기도 읽고 역사도 배우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어요.
너무 깊은 이야기가 아니라서 편안한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었어요.
1776년 조선22대 왕 정조(할아버지 영조, 아버지 사도세자의 비극적인 죽음)
다산 정약용,
감자의 원산지,
천연기념물 제 8호 백송.
등 시댁적 흐름과 역사적 사실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고,
어려운 설명이 아닌 스토리 형식으로 소설 읽는 느낌이였습니다.
좀 유식해지는 기분도 들었어요.
현재의 식물들은 미래에 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궁금증도 생깁니다.
이 책에 있는 이야기를 잘 기억해 두었다가
아이와 이야기 할때 상식 많은 엄마인 척 말해주고 싶은데,
잘 될지 모르겠어요. ㅎㅎ
시간이 지나면 또 흐릿해지겠지만, 아이와 종종 찾아 읽으며 의견 나누도록 해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작성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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