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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만난 이야기 ㅣ 그림책이 참 좋아 60
채인선 지음, 배현주 그림 / 책읽는곰 / 2019년 8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권의 책을 읽으면 두 권의 책을 읽는 듯한 효과를 주는 일석이조의 책이다
주인공 예나는 동물이 주인공인 그림책을 숲속 동물들과 함께 보고 싶어 숲으로 간다
숲에서 책을 소리 내서 읽고 있는데 동물들이 슬금슬금 모여든다
이야기를 듣는 동물들은 예나의 책에 나오는 동물들의 행동을 따라하며 예나가 조금 천천히 읽으면 빨리 읽으라고 재촉도 하며 이야기에 푹~빠져 있다
하지만....예나가 미처 체크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예나도 자신의 새 그림책의 내용을 몰랐다는 것이다
그림책의 내용이 점점 험악해 지면서 동물들 사이의 분위기도 묘해진다
다행히 예나의 빠른 순발력으로 무사히 위기를 벗어난다
하지만 그림책의 결말이 궁금한 예나는 자리를 벗어나 혼자 책의 마지막을 확인하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엽다
너무 급해서 쪼그리고 앉아 책을 들여다 보는 아이의 모습이 우리 아이의 모습과 같아 웃음이 난다
그런 예나를 보고 있으니까 나도 궁금해 진다.
과연 예나의 그림책은 어떻게 끝이 날까?
글이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우리 아이 역시 그런 시절이 있었다
한글은 다 익혔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책 읽기에는 벅찼던 그때
하지만 나는 한글을 다 깨우쳤으니까 당연히 혼자 책을 읽을 수 있으리라 짐작하고 책 읽어주기를 게을리 하고 있었을 그때
아이가 제일 좋아하던 책은 인어공주였다
그날도 열심히 인어공주를 읽고 있었다
그 모습이 예뻐서 엄마가 읽어 줄까? 하고 책을 받아 읽어 주었다
이야기가 무르익을 무렵 아이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깜짝 놀라서 매일 보던 책인데 엄마가 읽어주니까 더 재밌어? 하고 물었더니 돌아오는 아이의 대답은....
이런 내용인줄 몰랐다고 한다
매일 그림만 보고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는 이야기까지.....
깜짝 놀라서 그 날부터 열심히 책을 읽어 주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보면서 때로는 책의 진짜 이야기보다 어쩌면 아이들이 만들어낸 이야기가 더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깐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