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선의 총구다 - 남자현 평전
이상국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6월 6일 현충일이었다.

평소 알고 지내던 빈섬 이상국 선생이 국립현충원에서 출판물 봉헌식을 열었다.

새로 나온 책을 무덤에서 선보인 이유는 무엇인가?


그저 쉬는 날 중 하루인 현충일 날, 기억되는 인물은 김구, 안중근, 윤봉길, 신채호, 이봉창, 이회영, 김좌진 정도가 떠오른다. 교과서에서 배운 인물 외에도 무명으로 쓰러져간 수많은 영웅들이 있을 터인데, 그들을 알기란 쉽지 않다.

독립 운동가 남자현은 누구인가?

낯 설은 인물이다. 그리고 남자현이 '여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낯설어도 너무 낯선 존재가 된다.

남자현은 1962년 독립유공자 건국공로훈장 복장을 수여받았다. 이는 신채호, 이봉창과 같은 급을 받은 유일한 여성이라는 의미다.

내가 아는 여성 독립 운동가는 유관순이 유일하지 않던가?

이쯤 되면 겨우 살아간다는 핑계로 그들에 대한 관심이 없었던 나는 한참이나 잘못된 삶을 살고 있는 셈이다.

그녀는 19살에 경북 영양의 양반가 며느리가 됐다.

그 당시 뜻있는 양반가가 그러했듯 남편은 의병활동을 했고, 전사했다.

그녀가 24살 때의 일이다.

그리고 47살이 되던 해, 그녀 자신이 독립운동에 뛰어든다.

47살의 여자가 독립운동을 하면 무엇을 했겠는가?


놀랍게도 그녀는 유복자인 아들을 데리고 만주로 갔다. 거기서 20개의 여성 교육기관과 12곳의 교회를 세웠다. 그리고 암살단을 조직하여 일본총독 사이토 마코토를 암살할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 계획이 실패한 후 산속으로 숨어들어 남녀 600여명을 독립군으로 조직하여 더욱 항전을 펼쳤다. 무기를 지니고 적군과 항전을 벌였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안중근의사처럼 식지(食指)를 잘라 서사구국이라는 혈서를 쓴 그녀의 기개를 높이 산다. 일본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으리라.

여걸 남자현은 1933년 하얼빈에서 일본 전권대사를 암살하려다 붙잡혀 투옥되고, 옥중에서 단식투쟁으로 61세의 나이에 순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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