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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고통 ㅣ 이후 오퍼스 10
수잔 손택 지음, 이재원 옮김 / 이후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여름에 여름휴가를 가는일이 왜 이렇게 어려운지, 올해도 입추가 지나서야 휴가를 가게 되었고
떠나는 날 아침에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책들을 펼쳐 두고 고심한 끝에 "타인의고통"을 배낭에 넣고 길을 떠났다.
버스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는 고속도로에서 이 책의 절반 이상을 읽을 만큼 흡인력이 있는 책이다.
벅역서인데다가 여기저기 인용한 문구가 많아 쉽게 읽기가 쉽지 않은 책인데도,
빠른 시간 내에 사람을 집중하게 만드는 이유는 분명히 따로 있다.
_ 개인적으로 번역서를 잘 읽지 않는데, 그 이유는 문맥이 메끄럽지 않을뿐더러 제본 된 학국어판 책의 질을 저자보다 번역자가 좌지우지 하는 경우가 많아서이고, 이런 일로 실망한 날은 원어 공부를 해야겠다고 다짐만 한다.
이 책은 '사진'을 통해 '전쟁'에 관한 사실을 보여주며,
'미디어' 이야기를 '관음증'이라는 인간의 본질적 욕구를 충족시켜가며,
독자에게 '타인의 고통'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무디어졌는지를 알려준다.
태연히 아침 식사를 하며 다른 곳에서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을 조간신문이나 아침뉴스를 통해 접하는 일이 일상사가 되어버린 지금,(실제로 이라크 전쟁이나 911테러가 나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 사건은 모두 "우리가 저지른 일이 아니다"라는 면죄부로 아침 출근 준비를 하며 살아온 나의 이면을 알게 함으로 마음을 아프게 한다.
3박4일 짧은 휴가보다 더 짧은, 하루라는 시간에 다 읽히는 책이다.
저자는 이책을 통해 국제도서전에서 평화상을 받았으며, 저술 활동 외에 사회운동을 주도적으로 활동함으로서 실천적 지식인의 삶을 보여주었다. 고인의 삶에 존경을 표한다.
PS : 사진, 전쟁, 미디어, 관음증,,, 이런 단어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기본 욕구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