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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 ㅣ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고전
김선아 지음, 김광배 그림 / 현암사 / 2000년 11월
평점 :
인생 일장춘몽'이라는 전통적인 동양정신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이러한 '인생무상'이라는 깨달음, 불교적 '공 (空) 사상' 이 구운몽의 주제라 책에 나와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의 쾌락의 대상들이 였던 좌우의 연인들은 물론이고 높고 넓은 집 등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모든 영화와 쾌락의 상징들이 순식간에 사라진 모습에서, 이 주제를 유추해 볼 수 있겠다. 불교에서는 마음을 비우는 일을 중요시 한다고 한다. 현생에서의 부귀와 영화, 물질을 얻으며, 사랑을 얻으며 받는 쾌락적 느낌은 마음을 비우라는 불교의 가르침에 상대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자신의 꿈속에서의 모습을 통해 느낀 양소유는, 불교에서 말하는 부처가 된 것이다. 나 역시 양소유와 다를 바 없이, 물질을 원한다. 하지만, 양소유의 마지막 모습은 내 생의 마지막 순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의 마지막 모습은 단지 꿈에서 깨어 나는 것이겠지만, 그것은 꿈이고, 현실에선 생명이란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꿈 마지막의 고민과 깨달음은 나의 마지막 죽음과 동일시 할 수 있겠다. 그 삶을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죽음'은 곧 삶이다. 그 죽음의 끝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양서유처럼 아마도 나의 삶의 부질 없음에 대해 한탄하며 생을 마감할 것이다. 나는 성진이 되고 싶다. 깨달음을 조금 일찍 더 얻어 내 한평생을 편하고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원한다. 죽음은 그 사람의 단적인 삶의 면모를 깨닫게 하는, 가장 큰 수단이기 때문에 나는 양소유의 마지막이 내 모습이 되지 않기 위해 지금 부터 노력할 것이다. 깨달음 자체가 혼자서 깨달아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성진의 깨달음이라는 자체가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구운몽을 읽으며 인생무상의 의미를 다시 한번 깨닫고, 내 삶의 뒷 그림자를 넌지시 내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