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열린책들 창립 30주년 기념 대표 작가 12인 세트
막심 고리키 지음, 최윤락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9월
평점 :
품절


어머니 – 막심 고리끼

이 소설의 성격을 알기 위해서는 작가가 누구인지 알아야 할 것이다. 번역자의 언급에 의하면 막심 고리끼는 소비에트 문학의 개혁자, 알렉세이 톨스토이에 의하면 러시아 고전 문학과 소비에트 문학을 잇는 살아있는 다리라고 한다. 대략 사회주의 운동과 관련된 소설이라는 것과 소설의 배경이 되는 당시 러시아의 대략적인 상황을 알고 보면 좋겠지만 그까짓 것 모두 무시해도 읽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이야기 구조나 서술이 선명하기 때문에 읽어도 읽어도 도대체 애매한 느낌이 드는 소설은 아니다.

나는 이 소설의 흐름을 어머니의 의식화와 외부 세계 민중들의 의식화의 동조로 이해했다. 삶을 살아가는 가운데 받았던 수 많은 고통과 괴로움들에 대한 원인과 이유조차 모르고 수긍하고 받아들여야 했던 어두운 시절에서 글자를 배우고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그 동안 몰랐던 사실들을 깨우쳐 나가며 궁극에는 자기 주장과 의식을 갖추는 것으로 이어진다. 구타로 시작해서 구타로 끝맺음 하는 이야기에서, 앞의 구타는 내가 왜 맞아야 하는지, 왜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도 몰랐다면, 후자의 구타는 꺾을 수 없는 신념으로 인해 스스로 감수하는 고통이다.

어머니라는 캐릭터는 처음에는 특정인의 어머니로 의미부여 되지만 소설을 관통하면서 Virgin Mother (성모 마리아)화 되어간다. 이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왜냐하면 착취 당하고, 억압 당하는 노동자와 농부 등의 민중들을 깨우치고 진실을 알리고 다같이 봉기하기 위해서는 끈적한 유대감과 신뢰가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 유대감의 가장 친밀한 형식은 가족이고 그 중에서도 어머니와 자식의 관계일 것이다.

대략적으로 느낀 구조는 이러하다. 서사에 들어있는 이념과 선악구도도 선명하지만 그것보다 눈에 들어왔던 것은 당시의 처참한 민중들의 삶과 고통이었다. 짜르에서 볼셰비키 혁명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떠올려 볼 때 과연 민중의 고통은 사라졌는가 묻는다면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 역사적인 답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현재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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