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분위기는 약간 근대화 된 서양 느낌? 총과 노예가 공존하는 그런 배경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건조하고 담담하게 써 내려간 이야기네요. 담담한 그 느낌에 수가 정말 최고로 구르고 굴렀음에도 별거 아닌듯 서술되는게 독특합니다. 수가 겪은 일들은 찐피폐물인데 공시점이라 그런가? 피폐 잘 못 드시는 분들도 괜찮을 것 같아요. 존대를 쓰다 반말하다가 둘 사이에 대화들이 좋네요. 쇼시랑님 단편장인이신거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번 작품도 좋았습니다.
이 소설에서 가장 부러운 존재는 역시 하비비...2층짜리정원딸린 양옥집에 사는데 그게 자가이며 귀여운 반려토끼가 화장 지워주고 발도 닦아주는 삶.비록 중간에 하비비가 생각없는 모습을 보일때가 있었지만 시간이 쌓여준 하비비와 하루의 유대감이 보기 좋았습니다.능소도 꽤나 자낮공이라 쓸데없이 토끼굴 파 들어가고, 생각없이 툭툭 내뱉는 말들에 하루가 상처 받는거 아닐까 싶었지만... 햇살수인 하루는 남다릅니다. 하루는 멍청이 아니, 의문의 계략수ㅎㅎ 아주 천생연분입니다.그나저나 외전이 좀 더 있었으면 좋겠어요. 하루왼 능소의 애기토끼는 보여주고 가셔야죠ㅜㅜ
<부도덕과 오이디푸스>라는 제목과 키워드가 꽤나 모럴을 자극하고 무엇보다 근친충의 마음을 뛰게 했지만... 띠동갑치곤 주인수 카에데가 너무 동안이라... 배덕감은 커녕 김이 팍 식었고 오히려 전 화력이 약하다고 생각됐어요. 작붕도 있고 흰칠도 너무 과해서 정신이 쪼끔 사나웠네요. 약간 수정된 부분이 있다고 하던데 수정 전 느낌은 어땠을까 궁금합니다. 작화의 느낌은 그렇다쳐도 불안정했던 두 사람이 서로 구원하며 맺는 엔딩은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