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산걸음 - 순우리말 동시집 ㅣ 즐거운 동시 여행 시리즈 13
김미영 지음, 배정희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우산걸음'이란 '걸음을 걸을 때에 우산을 들었다 내렸다 하듯이 몸을 추켜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걷는 걸음'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우리말이랑 사이좋게 지내길 바라며,
순우리말 동시집을 펴냈다고 하시는데요.
순우리말이 등장하는 동시들을 읽으며 단어가 어떻게 쓰이고 어떤 뜻을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있어서 의미가 큰 동시집이었어요.
동시집을 읽어보니 저도 처음 접해본 순우리말 단어들이 많았어요.
'그루잠'의 뜻은 무엇일까요?
깼다가 다시 자는 잠을 그루잠이라고 하는데요.
반대의 의미로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자는 잠은 '통잠'이라고 한다네요.
나무에게 그루잠 자지 말고 통잠을 자라고 하는 부분에서
나무를 세는 단위인 '그루'가 떠오르고 '통나무' 단어가 떠오르면서
재미있게 다가온 동시였어요.
'김첨지감투'는 무엇일까요?
어떤 사물이 도깨비장난 같이 없어지기 잘하거나,
사라져 버리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바닥에 떨어지면서 자주 잃어버리게 되는 지우개를 '김첨지감투'에
빗대어 표현한 동시~
'알나리깔나리'는 흔히 '얼래리꼴래리'라는 표현으로 잘 못 사용하게 되는데요.
정확한 표현은 '알나리깔나리'라고 하지요.
아이들이 남을 놀리 때 사용하는 이 말의 정확한 뜻은 무엇인지도 설명되어 있는데요.
'알라리'는 나이가 어리고 키가 작은 사람이 벼슬을 했을 때 농담 삼아 '아이나리'라는
뜻으로 이르던 말이구요.
'깔나리'는 알라리와 더불어 운율을 맞추기 위해 별다른 뜻 없이 덧붙인 말이라고 합니다.
랩에서 라임을 맞추듯 운율을 맞춘 언어유희였네요~
역사와 시사적인 주제를 담은 동시도 눈에 띄었는데요.
위안부 할머니들을 소재로 한 '엉이야벙이야'입니다.
일을 얼렁수로 교묘하게 넘기려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엉이야벙이야'를
위안부 할머니들께 진정으로 사과하지 않는 일본의 태도에 빗대어 사용한 동시에요.
동시집의 제목인 '우산걸음'은 다리에 장애가 있어 절뚝거리는 걸음을 걷지만
6년 개근을 한 친구의 모습을 칭찬하는 동시에 사용되었네요.
'애벌레'가 떠오르는 '애벌빨래' 동시도 재미있는데요.
뒤에 제대로 할 생각을 하고 우선 대강 빨래를 하는 것을 뜻하는 애벌빨래~
엄마의 손가락 열 개를 칙칙한 시간을 지우는 애벌레 열 마리로 표현한 동시였어요.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로 등재된 자랑스러운 우리글 '한글'
이제 한글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순우말 동시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우리말과 친해지는 계기를 만들면 더욱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