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림을 보는 법 - 전통미술의 상징세계
허균 지음 / 돌베개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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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를 대하는 데는 세 단계가 있다. 눈으로 보는 것, 즉 경치와 그것을 통해 흥취를 느끼고 이치를 아는 것이 그것이다. 경치는 예컨대 눈덮인 산 위에 까마귀가 날아갈 때 흑백이 분명하게 드러나 보이는 그모습이고, 흥취는 까마귀가 눈을 더럽히지 않으니 설산이 더욱 희고깨끗하게 느껴지는 그 순간의 감격이며, 이치는 흰 눈과 검은 까마귀가 원래 둘이 아닌 하나라는 이성으로 파악되는 자연의 원리다.
같은 산수화라도 단순히 경치를 그렸느냐, 자연이 주는 감격을 표현했느냐, 아니면 자연의 이치를 드러냈느냐에 따라 그림의 성격과 품격이 달라진다. 그런데 작품을 신품神品으로 만들기도 하고 졸작으로만들기도 하는 것은 화가 자신이 아니라 감상자라는 말이 있다. 작품의 품격이 높거나 낮아지는 것은 전적으로 감상자의 안목에 달려 있다.
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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