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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지혜로운 고양이 이야기 ㅣ 생각하는 숲 12
T. S. 엘리엇 지음, 악셀 셰플러 그림, 이주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7월
평점 : 
요즘 고양이를 소재로 한 책들이 많이 발간되고 있는데.
내게 가장 큰 충격과 변화를 준 책은
단연 <주머니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지혜로운 고양이 이야기>이다.
대학교 영문학 수업 이후 영미시의 대가로만 알고 있던 엘리엇이
이렇게 기발하고 재미나고 따뜻한 고양이 캐릭터를 만들어 산문시를 쓴 적이 있다는 것이 참 놀라웠고.
각각의 개성 뚜렷한 고양이들을 보고 있자니 동물을 별로 안좋아하던 내가
혹시 길가다 고양이를 마주치면 가볍게 눈길을 줄 수도 있겠다 싶은 애정이 생겼다.
미국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주로 활동한 엘리엇의 별명이 남미북미에만 사는 주머니쥐 할아버지인 것도 왠지 의미가 있는 것 같고.
주머니쥐(엘리엇의 별명)가 천적인 고양이를 대상으로 애정을 듬뿍 담아 관찰하고 상상하여 인간만큼 다채롭고 생동감있는 고양이들을 창조해냈다는 것도 참 흥미롭다.
각각의 고양이의 성격이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그에 어울리는 이름을 붙여주는 것.
처음부터 너무 친한 척하거나 무례하게 행동하지 않는 것.
어느 정도의 품위와 존경이 필요함을 서로 아는 것.
이것은 고양이를 대할 때만이 아닌, 우리 인간 사이에 처음 만나 상대를 알아가며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기에 진정 '지혜로운' 이야기라 하겠다.
출간 70주년 기념판 악셀 셰플러의 삽화 덕분에, 엘리엇의 고양이들은 더욱 사랑스럽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이 책에는 실리지 않았지만 뮤지컬<캣츠>의 탄생에 영감을 준 '외로운 고양이 그리자벨라' 시구절도 찾아보고, 요즘 공연중인 뮤지컬<캣츠>도 함께 본다면 금상첨화겠다.
고양이와 친해지는 방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