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다섯 명이 한 말을 어떻게 믿어요? - 정성 연구에 신뢰를 더하는 UX 리서치 전략
송라영 지음 / 한빛미디어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눈에 확 띄는 분홍색 표지. 한빛 미디어의 홈페이지 신간 알람에서 이 책을 봤을 때, 포인트 조금만 더 모아서 구입해야지 하고 있었는데, 새해 첫 리뷰 도서로 딱! 선정되어서 좋은 기회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 UX에 관련된 책이라서 그런 것인지 책의 종이가 가벼우면서도 부드럽고, 또 손에 닿는 촉감이 사각사각(?)해서 책장 넘기는 맛이 참 좋은 책이었다. ㅎㅎ



'정성 연구'라는 말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전혀 알지 못한 새로운 영역에 대한 호기심은 둘째치고, '고작 다섯명이 한 말을 어떻게 믿어요?'라는 제목이 흥미를 끌었다. 그렇다. 고작 100명 남짓 밖에 없는 유저를 토대로 라이브 게임의 통계 조사를 열심히 해오던 운영자가 회사에서 고작 100명을 가지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맞는가라는 이슈로 두들겨 맞을 때, 마찬가지로 그 결과는 신뢰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던 사람으로서, 중요한 건 '수'가 아니라 '방법'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그렇다면, 이 책의 내용은 '사용자'가 적은 서비스, 게임이든 웹사이트든, 쇼핑몰이든, 가게든. 적은 사용자를 가진 사람들에게 더욱 유익하고 필요한 내용이 아닐까 싶었다.



저자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정하는데도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이유가 우리가 분석하는 데이터가 '하나의 종류'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런 '데이터'가 아닌 유저의 경험과 감정을 말이나 글로 표현한 '정성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을 '정성 연구'라고 한다고 한다.


사실 얼마 전에도 회사에서 A 프로젝트에 대한 회의를 진행 도중에, 개발자 K가 유저 한 명의 의견을 가지고 와서 그렇기 때문에 개발 방향을 현재 진행 중인 '가'의 방향이 아닌 '나'의 방향도 생각을 해 보아야 한다라고 주장했고, 나를 포함한 대부분은 동의하지 않았다. '고작 한 명이 한 말을 어떻게 믿어?' 그게 회의실 안에 있던 우리 모두의 생각이었다. 나는 K에게 '지표'를 요구하며, '느낌적인 느낌'으로 개발비를 태울 수는 없다고 뭐라고 했었는데. K가 '정성연구'에 대해 알고 이해하고 있었다면, 보다 논리적으로 우리를 설득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책의 프롤로그를 넘기면, 용어 가이드가 있다. UI/UX에 익숙한 나도 생소한 '정성 연구'를 다루는 책이다. 지망생, 신입, 또는 아예 UX가 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이 책을 읽게 될 수 있기 때문에 모르면 책의 내용 자체를 이해할 수 없게 되는 단어들을 모아 용어 가이드를 먼저 심어준 것이 너무 친절해서 저자의(또는 편집자의) 다정함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중요한 이 책의 주제인 '정성 연구'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면, 주관적인 데이터와 감각적 평가를 기반으로 하는 연구를 말한다. 주로 행동, 감정, 태도, 인식 등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데 사용한다. 학계에서는 '질적 연구' 또는 '퀄', 산업에는 '정성 연구'라고 표현한다. 이 책에서는 정성 UX 리서치, 정성 UX 연구 등을 '정성 연구'로 통칭한다.



아. 정성 연구라는 단어가 생소하고 익숙하지가 않아서 그렇지 이미 하고 있는 부분이었던 것 같다. '잘'하고 있지는 못했을 뿐' 적은 참여자 수 로 연구를 진행하는 이유는 사용자 행동에 관한 생각, 감정, 의견 등을 '깊이'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한다. 목표 유저가 '왜', '어떤 맥락에서' 특정 행동을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므로 5명 만으로도 충분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으며 오히려 너무 많은 참여자를 대상으로 하면 깊이 있는 연구가 어려울 수 있다.


책의 내용처럼 소수의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정성 연구에서 발견한 패턴이 전체 유저에게 모두 적용되는지 궁금하다면 정량 연구로 검증하는 것도 가능하다. 나는 '정성 연구'에 들이는 '정성'보다는 우연히 발견한 소수의 유저들을 지켜보다가 동일한 패턴을 발견했을 때, 그것을 확장하여 검증을 해보고 파악하고 이슈를 처리하곤 한다. 눈에 보이는 패턴이나 지표가 아니라 유저에게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는 '정성 연구'는 어쩌면 서비스에 '애착'을 갖는 충성 유저를 확보하기에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솔직히 난 그랬다. 우리 입장에서 '유저 간담회'는 비용도 문제지만, 결과적으로 마이너스 일거라고 생각해서 유저들쪽에서 계속 요청이 와도 진행하지 않았다. 유저들 불만이 증폭된 요즘에 들어서는 또 이제와 간담회를 한들, 불만이 가라앉을까 싶은 마음인데, 비용적, 시간적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이 책을 통해 명확한 답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한다면 어떻게 진행했을 때 보다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 좋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이 부분이 정말 멀리서 일어나는 일이 아닌 것이, 바로 얼마 전에도 옆 동네에 진행 중인 프로젝트 C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글로벌 서비스를 타겟으로 하고 있는 프로젝트 C에서 각 나라의 유저들이 자신의 언어로 원활하게 채팅을 했으면 좋겠다는데서 착안한 실시간 번역 비슷한 걸 개발을 하고 있었는데, 총 12개 국가의 언어로 진행하고 있었으나,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중 대부분의 국가에서 프로젝트 C에 관심조차 없었던, 팔로우나 위시가 없었단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며 개발팀이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했단 게 수면 위로 드러났고 난리가 났었다. 남의 일 같지 않았던 이 사건을 간접으로 겪은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여서 이 페이지의 내용이 더욱 설득력이 있었다.



이 부분을 통해, 고작 커뮤니티 사이트에 유저 한 명이 올린 글을 가지고 프로젝트 A의 개발비를 태우겠다고 한 K의 행동이 얼마나 설득력 없고 신뢰할 수 없는지를 알 수 있다. 정성 연구는 체계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야한다. 이 책을 통해 체계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면 보다 효과적이고 신뢰랄 수 있는 정성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기에 연휴 끝나면 K에게 이 책을 소개해줄까 한다.



핑크색 표지에 꽂혀서 이 책을 사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부터 어렴풋이 짐작했지만, 이 책은 진짜 엄청나게 유용한 책이다. 특히 지금의 나와 우리 회사에 유용한 책이 아닐까. 프로젝트 스프린트 회의에서 이해관계자들을 모아두고 반은 의미있는 반은 무의미한 회의를 주기적으로 하고 있는데, 저자의 템플릿을 보고 좋은 인사이트를 얻었다.


이 이후로도 주옥같은 인사이트를 주는 내용들과 현실적인 실행 방법, 꿀팁, 노하우들이 가득하지만 여기서 다 소개하기에는 이책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허투루 넘길 수 없는 내용들인 만큼, 포스팅 하나에 다 채워 넣을 수가 없어서 여기서 마친다.


프로젝트를 리딩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고 있어야 하는 내용이며, 지표를 토대로 결과를 유추하고 다음을 계획하는 이들에게도 '이 철저하고 완벽한 분석과 계획'이 왜 틀어지고 허점이 생기는지 깨달을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소규모 사용자를 가진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에서 더욱 유용하게 쓰일 것이며, 서비스 운영과 고객 관리에도 더할 나위 없이 유용할 것이다. 


핑크색 표지! 엄청난 인사이트!! 이제 겨우 한 번 읽었으니, 이후 책을 다섯 번쯤 더 읽고 리포트를 쓰고 회사에도 전파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도 이런 좋은 책을 만들어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게 해준 한빛미디어에 감사한다. 늘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매번 새로운 인사이트를 찾아 해메는 개발자에게 가뭄의 단비같은 출판사다. 다음엔 또 어떤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까 기대된다.



"한빛미디어 서평단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협찬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엇이 1등 팀을 만드는가? - Chrome 리더가 전하는 엔지니어링 팀 리딩 노하우와 구글의 모범 사례 O'reilly 오라일리 (한빛미디어)
애디 오스마니 지음, LINE SQE 팀 옮김 / 한빛미디어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 책은 한빛미디어의 신간, '무엇이 1등 팀을 만드는가?'다. 기획팀 파트장이 되어 팀 리딩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프로젝트팀 PD와 PM으로서 팀과 프로젝트를 리딩 하는 입장에서, 리더로서 성장하고 통찰력을 얻기 위해 선택했다. 책을 통한 간접경험이지만 구글의 성공한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출판사와 오렐리, 작가에 감사한다.



한빛미디어의 신간(2024년 12월 5일 초판 발행) '무엇이 1등 팀을 만드는가?'의 작가 '애디 오스마니'는 구글 크롬 개발 팀을 이끄는 엔지니어링 리더다. 크롬 개발자 경험 팀을 총괄하며 웹을 빠르고 즐겁게 개발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고 한다.


개발자이다 보니 엣지보다는 크롬을 주로 사용하는데, 사용을 하다 보면 뭔가가 아주 소소하게 바뀔 때가 있다. 예리한 사람이라면 진작에 눈치챘을 수도 있지만... 폰트라던가 폰트의 굵기나 굴곡이라던가, 캘린더 앱의 쉐잎이라던가, 버튼의 모양이라던가, 날짜 사이의 경계선의 굵기나 색깔 이라던가. 뭔가가 공지 없이 스물쩍 스물쩍 바뀌고 있다. 누군가 내가 보지 않는 사이에, 신경 쓰지 않는 사이에 뭔가를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수정하고 적용하고 있는 모습들이 신기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아주 엄청난 변화를 짜잔-하고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자잘 자잘 하게, 이스터에그 발견하듯이 변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그런 소소하고 자잘한 변화들이다. 하지만 그런 변화를 발견했을 때, 기획자로서, 그들이 그런 작은 변경을 하기 위해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배려심에서 만들었을지 생각하게 되면서 감사하고 한편으로는 재밌다.



추천 서문에서도 언급하듯이 이 책에서는 저자의 정제된 경험을 공유함과 동시에 구글에서 효과적인 매니저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살펴볼 기회를 준다. 또한 효과적인 리더십이 스타트업이나 대기업과 같은 다른 환경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도 엿볼 수 있다.



안타까운 점은, 어떤 것들은 이미 우리 팀이나 프로젝트팀에서 실행을 하고 있는 것들이다. 슬픈 점은 그것이 우리 회사 모두의 방향은 아니기 때문에 때때로, 또는 자주 납득할 수 없는 벽에 부딪히고 만다는 것이다.


내가 선택하는 것이 언제나 최선은 아니겠지만, 지금껏 최대한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선택했고, 그렇게 좋은 성과를 이끌어내고 있었는데 상위의 반대에 부딪힐 때 내가 잘하고 있는가 의심이 생기곤 한다.


구글의 개발자. 구글의 엔지니어. 당연히 성공한 방법론이고 성과를 낸 방법론이다. 성공한 업무 프로세스나 방법론을 벤치마킹하고 가지고 와서 적용하는 것은 게임의 카피캣과 비슷하다. 오리지널을 이해하지 못하고 완벽하게 베끼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만의 차별점을 주겠다고 베리에이션을 주면 이도 저도 아닌 엉망의 프로세스만 남게 된다. 구글의 훌륭한 성공한 퍼포먼스를 반조차 이루지 못하고 반발심과 악영향만 늘게 된달까.



한편으로 다행인 점은, 그래도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방향이 적어도 구글에서 옳다고 믿고 실행하고 있는 방향이고, 실제로 팀원들과 함께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틀리지 않았다는 위안을 주는 점이다.


아. 스스로도 잘 알고 있지만 잘 고치지 못하는 것이 다른 이에게 일을 내어주는 것인데, 이 책에서 훌륭한 리더는 자신의 일을 싸안지 말고 적임자를 찾아서 위임을 한다고 말하고 있다. 2025년이 코앞이니 올해에는 좀 더 적임자를 믿고 맡기는 그런 내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약간 리더를 위한 이론 교육 및 문제집 같은 책인데, 한 단락이 끝나면 확인 문제를 다루면서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숙지하고 있는지 확인을 해준다.


글자를 읽었다고 해서 그 책을 '읽었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중간중간에서 다뤄지는 확인 문제가 내가 이 책을 제대로 읽었다는 방증이 되어 줌으로써 안심하고 다음 페이지를 넘길 수 있게 해준다. 책의 맨 뒤에는 종합 확인 문제도 있어서 전체적으로 한 권을 되돌아보게 해주니 이보다 좋은 리더십 교재가 있을까.



프로젝트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코앞의 결과물을 두고 왈가왈부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성과에 집착을 해야 한다. 입사 후 지금까지 그렇게 해 오고 있었는데, 모두가 같은 것을 보고, 같은 방향을 그리고,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기에 때론 '결과물'만을 두고 입씨름을 하고 설득을 해야 하는 억까당하는 상황을 맞이하기도 한다.



한 주의 근무 시간은 40시간이다. 그리고 나는 일주일에 20시간이 넘는 회의를 한다. 그중에는 의미 없게 느껴지는 회의들도 있다. 나뿐만 아니라 참여하는 사람들도 내가 꼭 필요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나는 '성과'를 위해서는 '책임'이 있어야 하고, '책임자' 외의 수많은 숟가락러, 사공들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성과로 성공한 책임자, 사공에게 왜 그리 수많은 숟가락들을 들이대는지.


적어도 나는, 내가 주도하는 회의는 '꼭 필요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라는 인상을 주고 싶고, 그런 보람 있는 회의 결과도 내고 싶다고 생각한다.



내가 잘 못하는 것. 확장. 내년에는 좀 더 잘할 수 있도록 내려놓아야겠다.



방해 요소와 복잡한 문제는 업무 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더 많아진다. 처음 입사해서 사원 나부랭이로 프로젝트 하나의 기획자만 맡을 때는 그저 프로젝트 하나에 관련된 문제와 방해 요소가 다였으나 기획팀의 파트장을 맡고 여러 프로젝트의 책임자를 겸하고 있는 지금은 방해 요소는 늘어난 일의 네다섯 배는 더 늘어난 것 같고, 복잡한 문제는 내가 맡은 프로젝트들 사이에서도 발생을 하고 있다. 심란하다.



그렇다. 결국 사람이다. 예전의 나는 '일'만 잘한다면 '인성'은 어찌 되었든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사람이 중요하다. 사람이 '일'외에 다른 것에 집중하지 못하는 환경을 치워주는 것이 매니저로서의 나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부족한 점은 믿고 맡기는 부분인데,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조금 길게 업무를 쉬게 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앞으로는 과도하게 세세한 관리보다는 팀에 좀 더 권한을 부여하고 나는 포용적인 리더이자 책임자로서 뛰어난 의사결정자가 되고 싶다. 회사 전반에 걸쳐 협업하는 부분은 생각을 좀 해보아야겠다. 솔직히 좀 쫌생이라서가 아니라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나와 우리 팀 성과에 도움이 안 되는 부분까지 신경 쓰기에는 내가 여유가 부족하다.


좋은 책이다. 알고 있던 것도 있고 알고 있지만 실천 못하는 것도 있고, 아예 모르고 있는 것도 있었다. 13년 차 기획자. 좋은 개발자도 되고 싶지만, 이제 책임진 식구들이 많으므로 좋은 리더가 되어야 한다. 지금의 내가 꼭 필요한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한빛미디어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 권으로 배우는 게임 프로그래밍 - 수학과 물리, 자료구조와 알고리즘, 디자인 패턴으로 익히는 게임 개발 필수 지식
박태준.박효재.윤하연 지음 / 한빛미디어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해 10월 28일에 출간된, 따끈따끈한 한빛미디어의 신간, '한 권으로 배우는 게임 프로그래밍'이다. 재미있는 것은 제목 그대로 이 책은 '게임 프로그래밍'을 가르쳐 주는 입문서다.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하면 게임 하나가 딱 완성되는 그런 책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공부하면, '게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떤 구조'로 만들어져 있고 '어떤 원리'로 구현을 해야 하는지, '이해'를 하고 '구현'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깜찍한 표지 그림과 제목만 보면, 가볍게 프로그래밍을 핥아주는(?) 책인 것 같아 보이지만, 이 책은 그림만 귀엽고 핥지 않고 제대로 파 준다는 면에서 좋은 책인 것 같다. 이 가볍고 깜찍한 그림은 게임 프로그래밍을 제대로 파면서도 초보자나 비 전공자가 포기하지 않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삽화의 캐릭터다.



 책 페이지를 넘겨보면 이 책은 실습 환경을 유니티를 추천하고 있다.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은 실습 위주의 실천서가 아닌 이론서에 가깝기 때문에 다른 실습 환경을 사용해도 문제는 없다. 하지만 객체지향의 C#을 기준으로 설명을 하고 있으며, 프레임 기반의 게임 엔진(유니티, 언리얼 등) 동작 방식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가볍고 무료인 유니티 엔진 환경에서 실습을 하면 보다 편할 것이다.



 한빛미디어의 '한 권으로 배우는 게임 프로그래밍'은 비전공자와 초보자, 입문자에게 모두 추천할 수 있는 책인데, 나도 이 페이지의 그림을 보고 나서 이걸 기획자 후배에게 추천해서 읽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UI의 좌표계와 게임 세계 좌표계가 분리되어 있다는 점을, 초보자는 잘 모른다. 이 구조를 알고 기획을 하는 것과 모르고 기획을 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게임 프로그래머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구조를 이해하고 기획을 하고 싶은 게임 기획자에게도 너무나도 좋은 책이다.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개발 환경 구성과 게임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1장의 내용이고, 외면하고 싶은 수학과 물리가 2장. 게임 프로그래밍에 필요한 기법, 알고리즘과 자료구조 등이 3장. 게임 프로그래밍을 더 잘하기 위한 방법론이 4장으로 되어 있는 구성이다. 이 책이 무엇보다 비 전공자와 입문자, 초보자에게 좋은 이유는 1장의 '게임 세계 이해' 편 때문이다.


프로그래머도 마찬가지지만, 기획자는 시스템과 콘텐츠를 구분하는 것을 어렵게 여길 정도로 게임 세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그런 '유저' 상태의 사람들에게 이 책의 '게임의 구조'를 이해시키는 친절한 그림과 친근한 설명은 게임 개발자로서의 문턱을 대폭 낮춰준다.



 벡터의 기본 연산과 함께 다루는 몬스터 스폰 예제. 몬스터 스폰 관련해서 예전에 NDC 슬라이드를 보고 현웃 터진 적이 있었다. 잘 모르는 기획자가 몬스터 10마리를 스폰 해달라고 프로그래머에게 서술형 문장으로 요청을 하고, 그러면 프로그래머는 몬스터를 같은 좌표 위에 일렬로 10마리를 세워서 스폰 시킨다는 슬라이드를 보고 엄청나게 웃었었는데 그게 우스갯소리가 아니고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을 그로부터 일 년 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알 수 있었다.



 수학과 물리는 너무너무 보고 싶지 않겠지만, 게임 프로그래밍에서 수학과 물리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신입이고 지망생이라면 모를까 경력이라면, 프로그래머든 기획자든 게임 수학과 물리를 모르고 업무를 하는 건 비효율적이 된다.


그다지 두껍지 않은 책에서 정말 게임 프로그래밍에 필요한 것은 모두 알려주는 좋은 책이다.



 나는 보통 이 그래프를 UI 애니메이션을 기획하고 작업자에게 전달할 때 사용한다. 기획자가 아무리 입으로 떠들어 보고 손짓 발짓을 해 보았자, 기획자 머릿속에 있는 걸 작업자가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이럴 때 기획서에 그래프를 추가해서 던져주고 개발해 주세요!라고 하면 서로가 만족하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입으로 "디용~디용~하면서  움직이게 해주세요."라고 해도, 작업자는 모른다는 거다.



 3장에서는 게임 프로그래밍에 필요한 기법을 배운다. 알고리즘과 자료구조다. 사실 전공자라면 1학년 때 배우는 게 자료구조이고, 알고리즘도 2학년 또는 3학년 때 끝낸다. 학교마다 교과목은 조금씩 다르지만, 컴공이라면 자료구조와 알고리즘은 반드시 빠지지 않을 정도로 이 두 가지는 프로그래머에게 매우 중요하다.


자료구조는 기획자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신입 기획자 포트폴리오를 보고 있으면, 자료구조에 대한 이해 없이 자료형을 사용해서 감점을 먹는 친구들이 있다. 알고리즘도 그렇다. 서울로 가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알고리즘을 알고 가는 것과 모르고 가는 것은 천지차이이기 때문에, 게임 프로그래밍을 목표로 한다면 알고리즘은 필수다.



 책에서 충돌체에 대한 개념을 다루고 있는데, 기획자도 신입 프로그래머도 이걸 모르는 경우가 너무 다반사라서, 정말 전혀 모르는 생초보를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 세계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사람에게 '한 권으로 배우는 게임 프로그래밍'은 게임 세계를 친절하게 알려주고, 그 세계를 만들기 위한 꼭 필요한 정보들을 자연스럽고 친숙하게 익힐 수 있게 도와준다.


비전공자 게임 프로그래머 지망생에게 무척 좋은 책이지만, 비전공자인데 기획자를 선택한 사람들에게 정말 정말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기획팀에 추천 도서로 등록해서 읽게 해야겠다.



 가볍게 읽히고 친절한 전공 책(?)인 만큼, 전문서적답게 뒤 페이지에는 찾아보기 인덱스가 준비되어 있으니 다 읽은 후에도 가까이 두고 필요한 내용을 찾아보기 좋다. 오랜만에 보기 드문 매우 쓸모 있는 책이었다.



 "한빛미디어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픈 : 비즈니스 패권의 열쇠
박수홍 지음 / 한빛미디어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 리뷰할 책은 한빛미디어의 신간, ‘오픈’이다. 부제를 포함한 제목은 ‘오픈:비즈니스 패권의 열쇠’다. 무려 ‘한국공학한림원’ 추천도서다. ‘한국공학한림원’은 공업 및 에너지기술 기반조성을 위해 1996년 설립한 학술 연구기관이다. IT 업계에 몸담고 있다면 한 번쯤 들어 보았을 ‘오픈 소스’는 물론, ‘열려있는 모든 것들’과 그것을 이용하여 경쟁력을 키우는 사례와 노하우를 읽을 수 있다.



책 제목이 '오픈'이라서 열린 문과 안쪽의 빛나는 공간을 보여주는 것으로 디자인한 것 같다. 한 번 휘리릭 훑어보면, 작은 단락들로 모여 있어 가벼운 책처럼 보이지만 내용은 꽤 도톰한 책이다. 



책은 ‘오픈’의 속셈을 다룬 프롤로그부터 시작한다. 요즘은 남의 콘텐츠를 재활용하여 낚시하는 유튜브들도 많지만 그래도 장시간 사랑받는 채널은 자신만의 고유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채널이다. 그들이 채널에 정보를 공개하는 이유는 ‘구독’과 ‘좋아요’를 위함이다. 내가 블로그에 나만 알고 싶은 정보들을 굳이 올리는 것도, 조회수를 위해서인 것처럼. ‘속셈’이라고 말을 하니 응큼하고 부정적인 걸로 보일 수 있는데 모든 ‘오픈’에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책은 총 다섯 개의 장으로 나뉜다. 오픈. 그리고 오픈의 이유. 오픈의 힘. 오픈에 숨겨진 불순함. 앞으로 오픈의 시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목차를 훑어보면 반 농담 삼아 작가가 본문보다 제목 짓기에 힘을 쓴 것 같은, 재미있는 소제목들을 볼 수 있다. 독자의 흥미를 끌면서 내용과 잘 어울리는 소제목을 위해 작가가 매우 고심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프롤로그부터 시작해서 1장부터 5장을 지나 에필로그로 끝나지만 반드시 순서대로 볼 필요는 또 없는 책으로, 오픈에 대한 인식이 어느정도 있다면 마음에 드는 소제목을 골라 먼저 보아도 큰 문제가 없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아, 그래. 브런치 작가를 구독해서 하나씩 글을 읽는 것 같은 느낌으로 읽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가벼워 책으로 볼 가치가 없다던가 그런 것은 또 아니다.



‘별밤지기는 더 이상 공개방송을 하지 않는다’라는 꼭지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세상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오픈의 영역이 얼마나 넓은지를 알려준다. 이제는 온라인 방송의 시대가 왔기 때문에 ‘별밤지기’는 더는 공개방송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마트의 시식 코너’라는 꼭지도 제목과 내용이 잘 이어져 재밌다. 어쩜 이렇게 이야기 하려는 내용과 꼭 맞는 재치있는 소제목을 지을 수 있는지 작가의 필력과 창의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기획자로서 이런 건 좀 배워야 한다. 마트의 시식 코너는 먹어보고 사지 않아도 된다. 시식 코너 직원도 일단 한 번 먹어보라며 사야할 것 같은 부담을 덜어주고 그렇게 우리는 시식에 낚여서 ‘어머 이거 맛있네’ 혹은 ‘어때요, 맛있죠? (그런데 안 살래요?)’라는 직원의 눈빛 공격에 당해 지갑을 열고 만다.


‘오픈’은 무섭다. 책에서는 구글 맵의 이야기를 하는데 내 경우에는 ‘구글 포토’가 그랬다. 무료로 사진을 백업할 수 있는 훌륭한 프로그램. 그 당시 국내외 클라우드 서비스가 용량 대비 비용을 청구하고 있던 것에 비해, 또는 일정 용량까지만 무료로 제공하고 그 이후부터는 유료 결제를 해야하는 사업 아이템을 내놓고 있던 때에 무제한 용량의 사진 백업 서비스는 정말이지 어마어마한 메리트였다. 이런 비용을 들여서 구글이 구글 포토에 사용자를 모은 이유가 있었다. 구글은 그렇게 모은 사람들의 사진 데이터로 빅데이터 학습을 시켰고, 뛰어난 얼굴 인식, 장소 인식, 사물 인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충분한 데이터를 모은 그들은 이제 ‘포토’서비스를 지정 용량 이상 유료로 전환했다. 이렇듯 ‘오픈’에는 정말 ‘속셈(목적)’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영원하지 않다.



오픈 소스를 떠났던 친구들이 다시 오픈 소스로 돌아오는 것에 대해 작가는 ‘오픈소스 어게인’이라고 명명했다. 그들의 복귀가 반갑지만 사실상 그들도 ‘오픈’의 ‘목적’이 있을 것이기에 기획자로서 그 꿍꿍이를 유추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여러분, 나 오늘 회사에서 잘렸어요’ 아마 책을 구매할 지 결정하려고 책을 휘리릭 훑어본 사람 중 많은 사람의 시선을 잡아끌었을 소제목이다. 회사를 다니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고 잘리고 싶지는 않은데 사람 일이 그렇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예전에는 회사에서 잘렸다라고 하면 집에 가기 싫고 출근하는 척 하고 매일 집을 나서야 할 정도로 숨겨야 할 일이었는데, 지금의 ‘해고’는 공유되고 공감을 일으킨다. 숨겨야 할 치부를 드러내고 공감을 얻고 그 사이에서 정보를 나누는 세상. 이제 개인의 슬픔도 오픈하고 공유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숨겨져 있던 타인의 슬픔과 고난에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공감하고 힘을 모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도 하다.



‘공짜 점심은 없다’ 회사에서 신입사원이 입사를 하면, 신입사원 복지 중의 하나로 점심 식사를 제공한다. 아 물론 전 사원에게 제공하는 회사에 비하면 소소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 복지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한 사람으로서 사회초년생인 신입들이 점심값 걱정은 안 해도 되는 상황을 마주할 때면 으레 뿌듯하다. 다만 공짜 점심은 메뉴를 마음대로 정할 수 없고 비용을 마음대로 올려 쓸 수도 없으며 어찌보면 온보딩을 이유로 매니저와 점심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니 썩 좋다고만도 할 수는 없다. 오픈도 그렇다. 오픈되어 있어 무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보안이나 업데이트 이슈가 있을 때 지원이나 업데이트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사용자 측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보다 꼼꼼히 살펴보아야 하는 번거로움과 수고스러움이 있달까.



이 부분은 좀 다른 의미로 다가왔는데, 회사의 채용 담당자로서 나는 정말 서류를 열심히 꼼꼼히 보는 편이다. 일단 회사의 채용 프로세스가 단계별로 진행되는 것도 있고, 그 프로세스 안에서 채용을 진행해야 하니 각 단계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좀 꼼꼼하게 보는 편인데, 사람에 따라서는 어지간하면 일단 불러 면접 보고 판단하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나도 작가와 마찬가지로 채팅을 주고 받다가 채용을 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꼭지를 다 읽고나니 이해가 갔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시대가 이렇게 바뀌고 있는데 채용 과정은 아직도 너무 보수적이지 않은가 라는 생각도 했다.


'오픈'에 장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장점과 가능성이 더 많이 존재한다. 시대에 뒤처지는 사람이 될 것인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주변보다 앞서나가는 사람이 될지는 어디까지나 본인의 선택이 되었다. 누구보다 기획자는 본인의 인사이트가 곧 경쟁력이 되는 직군이니, 기획자라면 한 번쯤 꼭 읽어보자.



 "한빛미디어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I 시대의 프로그래머 - 개발 생산성을 200% 높여주는 AI 페어 프로그래밍 O'reilly 오라일리 (한빛미디어)
톰 타울리 지음, 이일섭 외 옮김 / 한빛미디어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도 챗 GPT와 함께 기획 업무 툴을 개발하고 있던 평범한 게임기획자 A는 문득 'AI 시대의 프로그래머' 도서의 리뷰 기한을 넘겼다는 것을 깨달았다. 월초와 월말은 업데이트 주간이라서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월을 넘겨 버리고 말았다. 애초에 오늘은 10월 1일이라서 나라가 정한 임시 공휴일인데, 일주일은 해야 할 일을 당장 내일 오전까지 마쳐 놓으라고 하면 사람의 정신이 온전할 리가 없지.



오렐리의 책은 늘 뭔가 생물을 표지로 사용하는데, 표지 그림에 대한 설명을 보더라도 이 생물이 왜 이 책의 표지인지 기획 의도를 모르겠다. 뭔가의 기준이 있는 것 같은데 뭘까.



'AI 시대의 프로그래머'는 AI 시대에서 프로그래머가 시대에 뒤처지는 뒷방 늙은이(?)가 되지 않게 도와줄 책이다. 원래도 IT 업계는 일 잘하는 한 명이 일 못하는 열 명 분 이상의 성과를 내는 게 가능한 곳이고 100배의 성과도 올릴 수 있는 곳이다. 그러니까 너나 나나 개발자가 되겠다며 개발자 타령을 하고 있지만. 그런 업계에서 AI라는 부스터를 달아서 업무를 한다면? 평소 업무 퍼포먼스가 조금 부족한 사람도 업무 퀄을 높이고 성과를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 책에도 쓰여 있지만, AI를 활용하는 것은 결국 개인의 '문제 해결력'을 서포트하는 비서 같은 것이라 문제 해결력이 부족하다면, 똑같이 AI를 활용한다고 해도 효율적으로 쓰기 어렵다. 그래서, 이 책이 필요하다. 이 책이 업무 효율을 올려준다는 것은 아니고 적어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모아서 가이드를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미 AI 어시스턴트를 중급 이상으로 업무나 프로젝트에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는 사람은 이 책의 대상 독자가 아니다. 이 책은 정말 프로그래머가 업무에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가이드 정도라서, 초보자나 입문자, 아직 챗 GPT랑 채팅하는 정도 외에는 사용해 본 적 없는 이에게 적합하다. 



AI는 등장과 함께 너무 빠르게 발전해버려서 이제 어느 직군이든 'AI를 얼마나 수족처럼 활용할 수 있는가?'가 생존의 조건으로 바뀌었다. 그만큼, 다들 어느 정도 AI를 업무에 활용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당장 우리 회사만 해도 AI를 업무에 적극 활용하여 생산성을 높이는 분위기로 문화가 바뀌고 있음에도 아직 AI를 기시하며 멀리하는 뒷방 늙은이가 있기 때문에 모두가 AI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아무튼 여기저기서 AI 타령을 하는 이 세상에서 아직도 AI로 본인 능력치를 뻥튀기할 수 없는 개발자라면, AI를 가지고 몸값을 얼마나 불릴 수 있는지 궁금할 테고, 그런 사람에게 친절한 가이드가 돼 줄 책이다.


실로 AI는 개발자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 '안 쓰는 놈이 뒤처지는' 세상을 만들었으니까. 이제 개발자가 아닌 기획 직군의 나 같은 사람도 더 쉽게 프로그램을 만들고 코드를 짜고 툴을 개발해서 쓰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초보자와 입문자는 이 책을 통해 AI 어시스턴트 프로그래밍 도구의 일반적인 기능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 무엇을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지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끊임없이 수요도 적은 다양한 기술 서적을 만들어 주는 '한빛미디어'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이지만, 요즘 들어서는 정말 기술서를 찾아볼 필요도 없이 AI 어시스턴트가 너무 잘 되어 있어서 기술서를 전문으로 하는 출판사가 AI 시대에 살아남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이 참 많겠다는 생각이 든다.


AI를 쓰다 보면, 있는 그대로 질문을 하는 통에 본의 아니게 세부 정보를 챗 GPT 서버에 유출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책에서는 초보자들이 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해당 부분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짚고 넘어가 준다. 위험하지 않게 질문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같은. (아니 그래도 서버 IP를 대놓고 올리는 거는 좀 너무 하지 않냐...)



개발자의 친숙한 친구는 챗 GPT이지만, 그보다 더 친숙한 깃허브에서 코파일럿을 쓸 수 있다. 사실 제대로 쓰고 있다면, 챗 GPT 친구도 똑똑해서 좋지만 이쪽도 좋다. 양쪽 다 써보았을 때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데, 챗 GPT는 주로 이미지 생성이나 기획, 마케팅, 디자인 업무에 쓰고 있고 코드는 이쪽에서 하고 있다. 



그렇다. 코드 짜라고 하면은 지 맘대로 코드를 짜 놓아서 뭐 어쩌라고 할 수 있지만, 주석도 달아주고 심지어 코드 분석도 해준다(아직은 종종 틀릴 때도 있다). 프로그래머가 아니더라도 같이 일하는 프로그래머 놈이 나를 엿 먹이는 지 아닌지는 알 수 있게 되었다는 말씀.



개발자가 AI를 쓴다고 하면 보통은 챗 GPT를 통해서 코드 짜고 코드 수정하고 그런 걸 생각할 텐데 생각보다 별 걸 다 할 수 있다. 그리고 AI 어시스턴트 프로그래밍 도구는 챗 GPT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제일 유명하고 일반적이며 접근성이 좋고 사람들 관심도도 높은 것은 챗 GPT 친구이기 때문에 책에서도 이 친구에게 꽤 많은 분량을 할당하고 있다.


책에서는 다양한 AI 어시스턴트 프로그래밍 도구를 다루고 있고, 그것들의 능력과 최신 정보, 가격을 다루고 있는데 흥미로운 점은 아마 이 책이 출시되어 내 책상 위에 펼쳐져 있는 지금은 이 책이 써졌을 때보다 더 발전했을 거라는 점이다.


나는 회사에서 남들보다 1년 정도 먼저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었다. 그때까지는 회사 분위기도 AI를 적극 수용하는 분위기는 아니어서 나 혼자 조용히 생산성을 늘리고 성과를 올리는 데 그쳤는데(괜히 신문물 알리겠다고 나대면 회사에서 싫어하는 사람이 생김ㅎ), 회사의 분위기가 AI를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바뀌면서는 회사에서 종종 AI를 업무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세미나를 통해 교육을 하게 됐다. AI의 발전은 정말 빛의 속도로 빨라서ㅡ, 세미나 자료를 준비하는 동안에도 AI는 계속 발전을 해서, 자료를 처음 만들 때는 안 되었던 것이 발표를 하기로 한 날에는 가능해지는 재미있는 일들이 계속 발생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책에서 이 부분, 챕터 7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당연히 흥미로울 수밖에 없는 게 나는 본업이 기획자이기 때문이다. 


여러분 진짜 기획자도 꼭 이 책을 읽으십시오!

피가 되고 살이 됩니다.

당당하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책에서 설명하는 내용들이 이미 내가 업무에 다 쓰고 있는 부분들이기 때문이다. 나만 알고 싶었는데 알려주게 되어서 아쉽지만, 여러분도 회사에서 중요한 핵심 인재가 되어야 하지 않겠음둥? 


책에는 이 챕터 바로 다음에 코딩이 나온다. 기획하고 코드 짜고 리팩토링하고 디버깅하고 테스트하고 배포하고 아니 이렇게 쉬운데 왜 AI 안 해요?!


"한빛미디어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