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에 다녀왔습니다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교토에 다녀왔습니다>는 일본 교토에 대한
여행의 가이드북이면서도 교토 특유의 문화와
그 곳에 살고있는  교토사람들에 대해
이야기 해주고 있다.
일본..  거기다 교토에 한 번쯤 다녀온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하듯
<교토에 다녀왔습니다>에도

교토의 여기저기 운치있고 정겹고

소박한 풍경들이 콕.콕. 박혀있다.

그런데 지금 까지 여행 에세이나

가이드북과는 좀 다른 느낌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여성적이고 간결하게

이야기하는 교토의 모습에 반해버렸다고 해야할까? ㅋ
거기다 교토의 모습을 얼마나 잘 표현했는지..
책속에서 이야기하는 그 모습 보고싶어

당장 교토로 날아가고 싶을 정도이다.
얄미울만큼 글 잘쓰는 임경선작가님.

임경선 작가님이 말하는 교토는

늘 가까이에 두고 자주 찾고 싶고

배우고 싶고 닮고 싶은 곳이다.

여느 가이드 북에서 볼 수 있는

그런 평범한 여행의 기록이기 보다는

교토의 정신이 듬뿍 담겨 있어

이 책을 읽는 누구라도 교토가 궁금하고 찾고 싶게 만드는

그런 매력이 가득한 책이었다.

 

매일매일 오늘을 살아가기에 바쁘고 지친

우리들에게 한 번쯤 쉬어가라고..

교토에 꼭. 가보라는 임경선 작가님의 꼬드김에...

나도 모르게 홀딱 넘어가버려

내년에는 꼭. 교토로 여행을 계획 해 본다.

 

괴담

괴담 - 서늘한 기척
고이케 마리코 지음, 오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9월

누구나 현실. . 또는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닌것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눈으로 공포를 느끼고 소리로 
심장이 쫄리는 공포영화도 좋아하지만 활자로 마주한
공포를 더 좋아하는 일인이기에 괴담과 호러가 잔뜩
담긴 소설이라면 뭐든 흥미를 가지고 읽게 되는데
찬 바람이 솔솔 부는 이 가을에 매력적인 소설을 만나
이렇게 소개해 본다. 고이케 마리코의 <괴담>.

너무나 평범한 일상들과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평범한 등장 인물들이기에 읽다보면 더 오싹하고
나도 모르게 주위를 돌아보게 만드는 공포를 느끼게
만드는 <괴담>은 일곱개의 단편으로 엮여 있다.

​

카디건 / 동거인 / 곶으로 / 손님방 
 / 돌아오다 / 칠흙의 밤 / 행복의 집 
총 7편의 단편들 속에는
일본이 가지는 독특한 습함과 어두운 기분이 가득한데

거기에 우리가 흔히 접하는 실생활의 모습들이 더해지니

처음에는 조금 시시하다...? 라고 여겼던 것들이

시간이 지날 수록 쭈뼛쭈뼛 주위를 돌아보게 만드는

오싹함을 자아낸다.

​

대놓고 훅!! 튀어나오거나 억지스런 공포 묘사는 없는데

누구나 한 번 쯤은 겪어봤음직한...

또는 상상해 봤을법한 이야기 속 괴담이다 보니

서~서히 ​무서움이 스며드는 재미난 <괴담>이었다.

​

한 편 한 편 호흡이 그리 길지 않은

단편소설이지만 작가 특유의 섬세한 심리와 상황 묘사도

이야기에 더욱 집중하게 만들어 준 듯 하다.

왜? 이런일이? 라는 물음에 명확한 답은 내릴 수 없지만

그래서 더 많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이런 공포 소설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며

고이케 마리코의 다른 이야기도 찾아 읽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만든 소설을 만나 너무 즐거웠다.

​

앞으로 다가 올 추석 연휴...

다 같이 <괴담>으로 오싹함을 함께 즐김이 어떠신지...ㅋㅋ

​

츠바키 문구점

츠바키 문구점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일본 드라마로 인기가 많다는 소식을 듣고는
원작이 따로 있을텐데. . . 했더니
우리 나라에는 9월 출간 된 <츠바키 문구점>.

엄격한 선대 대필가였던 할머니 밑에서 교육받던 
포포(하토코)는 참고 있던 분노를 견디지 못 하고
결국. .  고등학교를 졸업 하자마자 대학을 핑계로
가마쿠라를 탈출?한 후 오랜 방황을 하다
선대의 부고를 듣고 다시 가마쿠라로 돌아 오게 된다.
선대가 없는 고향은 좋았던 추억 보다는 

미움 뿐이라 생각한 포포는 

미련없이 문구점을 정리하고 
도쿄로 돌아 갈 계획이었지만, 
결국 포포는 선대를 이어 초보 대필가로서 
가업을 잇게 되는데. . . 

여러가지 이유를 가지고 포포에게 대필을 의뢰한
그들의 마음을 대신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아직은 초보라고 해도 좋을 대필가이지만
그 의뢰인의 마음이 되어 소중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편지지의 종이 질, 잉크와 펜을 고르며 고민하는
포포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숨 죽이고
집중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어디선가 포포가
엄선한  종이위에 사각사각 한 자 한 자 
편지를 써내려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기도...

어떤 내용이든 정성을 다하고 마음을 다하는 포포.
자신에게 편지를 의뢰인들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을 이해하는 과정 중에 예전 상처 받고 
아프기만 한 과거 뿐이라고 생각했던 스스로도 
뒤돌아 보게 되고 그러면서 한 발자국씩 
어엿한 프로? 대필가로서 성장해 가는 포포의
모습이 뿌듯하게 느껴지는건 왜일까?

 무지 재미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큰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닌
아주 잔잔한 초보 대필가의 이야기인데

어쩜 이렇게 매력적이고 사람을 홀리는지...

​

또 다 읽고 난 책 뒤에는 

소설의 배경인 가마쿠라의 지도와 함께 
소설에서 포포가 쓰고 받은 편지들도 원서로 첨부되어 있었다.

서로 다른 필체와 내용들의 원서 편지를 읽어보는

재미가 쏠쏠해서 이런 부록?이라면 언제든 환영!!

 

가마쿠라의 지도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책 속 내용을 더듬어 보니 언젠가는

꼭! 포포의 발자취를 따라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

물론 가마쿠라에서 바바라 부인과 반전 몸매의 빵티, 

요즘말로 츤데레인 남작님등...

소설에 나왔던 등장 인물들을 만나 보고 싶다..라고

생각한건 분명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

책을 읽으며 차분하게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괜히 짠~ 해서 눈물도 나기도 했던 <츠바키 문구점>.
이 가을 다 가기 전에 꼭. 한 번 읽어보라

감히 추천하고픈 소설이었다.

​.

.

글씨가 마음대로 써지지 않았다.

생각한 대로 글씨가 매끄럽게 써질 때도 있고,

백 장을 써도 이백 장을 써도 도저히

감이 오지 않을 때가 있다.

요컨대 글씨를 쓰는 행위는 생리 현상과 같다.

자신의 의지로 아무리 예쁘게 쓰려고 해도,

흐트러질 때는 어떻게 해도 흐트러진다.

몸부림치고 뒹굴며 아무리 칠전팔기를 해도

써지지 않을 때는 쓸 수 없다.

그것이 글씨라는 괴물이다.

그때, 문득 귓가에 선대의 목소리가 들렸다.

글씨는 몸으로 쓰는 거야.

확실히 나는 머리만으로 쓰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

프로 대필가로 성장해 가는 포포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본다.​

큰비

큰비 -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정미경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9월

“큰비를 내려 세상을 쓸어버리리라!”

조선시대 숙종 - 조선이 말기로 접어들 즈음.
백성들은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기가 고달프고
그로 인한 분노가 겹겹이 쌓여 막다른 길에 몰린
백성들은 포기하는 대신 새로운 시대를 꿈꾸게 된다.
양반은 상놈으로, 상놈은 양반이 되는 세상. 
그런 세상을 만들어 주겠노라 미륵과 용녀가 
찾아왔으니 따르지 않을 이유가 그들에겐 없었을지도.

용을 다루는 용녀 원향과 
미륵에게 점지 되었다는 여환.
큰비를 내려 도성을 쓸어버리고 
썩어빠진 시대를 끝내고자 한다.

유교가 뿌리 깊은 조선시대에 천시받고 무시당하던
무녀들이 나라를 엎고자 도성으로 향하다니. . . 
역사에 무지하기도 하지만 지금껏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인데 실제로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쓰여진 이야기라는 <큰비>.

-----------------
 조선 숙종 연간에 경기도 양주의 무당 무리들이 
도성에 입성하여 미륵의 세상을 맞이하려 했다는 
당시의 실제 역모 사건이 작품의 모티브라고. .   
-----------------

따르는 무리를 이끌고 큰비가 내리기 전에
도성에 도착하기 위해 길을 떠나는 원향과 여환.
하지만 서로가 생각하는 세상이 다르기에 
출발은 함께 했지만 결국 그들의 여정도 
서로 다른 길을 향해 갈라지게 된다.
과연 원향의 용은 큰비를 내려줄까?
여환이 바라던 미륵의 시대는 도래할까?

책을 읽으면서 다른 것 보다 
무녀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작가의 필력에 
박수를 보냈다. 최대한 숨죽여 살아야했던 
팍팍하고도 기구한 운명의 무녀들의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함께 한숨을 쉬게 되었고,
그녀들이 펼쳐 보이는 굿 장면은 정말 눈 앞에서
보는 것 같은 생동감 넘치는 표현에 손에서 땀이. . . ㅋ

자신 보다 늘 아프고, 고통에 빠진 사람들을 위해
굿판을 벌이고 위로하고 한을 풀어주는 그녀들이지만
무녀라는 이유로 정작 그녀들은 욕되고 한스러운 
생의 시간을 보내던. . 그런 무녀들이 꿈꾸며
일으킨 역모는 과연 어떤 결과를 맞이했을까.

책을 손에 쥐고 마지막을 향해 읽어가며
제발 그녀들의 바램대로 세상을 쓸어버릴
새로운 큰비가 내렸음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과연.... 결말은?

​

--------------

부풀어 오르는 대신 비어 있고 사람들 사이에 있어야 하며 

사람들을 품어 안아야 했다. 

그랬을 때, 원향의 하늘은 열릴 것이었다.

 원향의 큰비가 내릴 것이었다. 태초의 미륵 세상, 

하늘에 축원해 사람을 갈구하여 있게 한 

그 미륵의 큰 세상이 열릴 것이었다. 

당신 손으로 감을 짜 베틀로 옷을 짜 입던 

그 미륵의 세상이 올 것이었다. 

세상을 한 번에 갈라 치는 영의 칼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한 올 한 올 베옷을 짜는 마음이 미륵의 세상을 열 것이었다.

(P267)​

암막의 게르니카

암막의 게르니카
하라다 마하 지음, 김완 옮김 / 인디페이퍼 / 2017년 9월

게르니카는 에스파냐 바스크지방의 작은 도시로, 
1937년 에스파냐내란 중 프랑코를 지원하는 독일의 
무차별 폭격에 의하여 폐허가 되었다. 
마침 그 해에 열리기로 예정된 파리만국박람회의 
에스파냐관(館) 벽화제작을 의뢰받고 있던 피카소는 
이 조국의 비보에 접하자, 한 달 반 만에 대벽화를 완성, 

‘게르니카’라고 이름붙였다.
(중략)
비극성과 상징성에 찬 복잡한 구성 가운데 전쟁의 
무서움, 민중의 분노와 슬픔을 격정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상처입은 말, 버티고 선 소는 피카소가 

즐겨 다루는 투우의 테마를 연상케 하며, 
흰색·검정색·황토색으로 압축한 단색화에 

가까운 배색이 처절한 비극성을 높이고 있다. 

극적인 구도와 흑백의 교묘하고 치밀한 대비효과에 의해 

죽음의 테마를 응결시켜 

20세기의 기념비적 회화로 평가된다.
(설명::두산백과)

사실 워낙 그림치다 부끄럽게 여겨야할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기전에는 <게르니카>가 뭔지도 몰랐던
일인임을 밝힌다. 처음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 봤을 
때는 게르니카가 뭘 의미하는줄 몰랐는데 
스페인 내전 당시 게르니카의 무차별 폭격으로 
수많은 무고한 시민들이 사망한 비극적 사건을 
화폭으로 옮겨 담아 반전의 메세지를 예술로 승화시켰다. .  

라는 설명을 읽고 다시 찬찬히 살펴보니 
점점 무섭다는 느낌이...  
죽은 아이를 안고 오열하는 어머니, 
공포로 가득찬 눈빛으로 돌아보고 있는 황소, 
울부짖는 말과 죽은 병사. . .등 볼 수록 무섭. . ㅜㅜ

소설 <암막의 게르니카> 는 1937년 피카소와 그 시기 

그의 연인이었던 도라의 이야기와 현재의 뉴욕을 오고가며
진행된다. 어떻게 <케르니카>가 탄생되었고 

그 과정이 어떠했는지에 대해, 

그리고 전시가 끝난 <게르니카>가 어떤 이유로 미국에 

장기간 대여되었는지도 알려준다.
한편 현재, 2001년 9.11 테러로 인해 남편을 잃은 

MoMA의 큐레이터 요코가 반전의 의미인 
<게르니카>를 MoMa <피카소 전쟁전>에 

전시하려는 과정을 긴박하게 그려내고 있다. 

누가봐도 미국의 9.11 테러의 복수가 될 

대이라크 전쟁 공표를 하는 UN 기자회견장 뒤에 

늘 자리를 지키고 있던 <게르니카>의 태피스트리에 

암.막.이 쳐져 있었다.
도대체 누가! 왜! 암막을 친 것일까?
요코는 평화를 위해, 안타깝게 희생된 사람들을 위해. .
1981년 스페인 정부로 반환된 진짜! <게르니카>를 
전시 할 수 있을까? 빼앗아 올 수 있을까?

​

파카소의 게르니카와 관련 된 역사적 사실과

현재의 요코 이야기인 가상의 이야기가

너무 절묘하고 재미나게 어우러져

한 번 손에 쥐면 쉽사리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

게르니카의 참상과 그로 인해 탄생하게 된 <게르니카>.

그렇게 전쟁은 안된다고들 하지만 복수를 위해

또 다시 희생에 내몰리게 될 이라크공습.

그림 한 점으로 이렇게나 흥미롭고 또 한편으로​

반전이라는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강하게 전달하는

​하라다 마하의 펜의 힘은 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