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과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노년", "여성" 킬러는 정말 독특한 소재, 소위 말하는 깨는 소재임은 틀림없습니다.


게다가, 중간중간 묘사하는 걸 보면 치매 또는 치매를 걱정할 정도로 노쇠한 노년의 여성 킬러는 그 인생 이야기 자체가 소설이 될 수 있겠죠.

주인공인 조각은 따뜻하지 못한 인생사에 우연치 않게 킬러가 되었고,

나름 그 세계에서는 깔끔한 일처리로 사랑, 설레임 비슷한 것도 해보았으나,

이제는 퇴물 취급을 받기 전에 은퇴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나마 초창기 멤버라는 이유로 형식적으로 나마 대접을 받고 있으나,

스스로는 갑작스러운 죽음을 걱정해야 하고, 남들에게는 불능 상태를 걱정받는 평범하지 않지만, 평범한 노년의 여인입니다.

그런 그녀에게도 관심, 사랑이라는 감정이 찾아오고,

그로 인해서 지금까지 주변 사람이라는 개념이 없는 외로운 삶에서 자신이 아닌 주변 사람들은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그것 또한 결국 조각의 과거로 인한 업보일 뿐이지만, 그들을 구해주는 과정에도 그녀는 따뜻한 위로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외로운 삶일 뿐입니다.

평소엔 생각치 못하는 데, 그녀가 키우는 개인 "무용"이 혹시나 자신의 죽음으로 몹쓸 상황에 처할 까봐 창문을 열어두는 행동은 참 쓸쓸한 노년의 한 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씁쓸했습니다.

이야기는 소재만큼이나, 흥미롭습니다만,

글 자체가 만연체입니다. 가독성은 좀 떨어지는 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작가가 일부러 만연체를 쓴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만연체로 노년의 글처럼 왠지 빠릿빠릿하지 않고, 느릿느릿하고

청명하지 않고, 흐리멍텅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것이 조각의 말처럼 느껴졌습니다.

소재나 이야기가 독특하고 흥미로워서,

영화화가 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일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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