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고 살아내줘서 고마워
민슬비 지음 / 책들의정원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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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에세이나 역사, 추리 소설을 제외한 소설은 잘 읽지 않는 편입니다.

흥미가 없거나, 재미없어서가 아니라 읽는 내용과 저자의 감정에

몰입이 지나치게 되서

읽는 책에 따라서는 며칠에서 한 달 정도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참 고민이 많았습니다.

꼭 읽어야 할까? 읽고나서 힘들지 않을까?

다행히 책의 말미는 희망적인 메세지로 끝나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지 않아도 되지만, 그래도 감정의 여운은 깊게 남는 편입니다.

어머니부터 시작된 삶의 굴레는 저자까지 얾매여서 결국은 저자는 마음의 병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상처는 치료하고, 아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기억의 흔적만큼이나 희미해지지만,

마음의 상처는 그것이 상처인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더욱더

그 상처를 크게 만들기도 합니다.

"누구는 그런 사연 하나도 없어? 사람이 진짜 고생을 안해봐서 그런거야"

"마음의 병? 배부르니까 그런 소리가 나오지, 정신상태가 글러먹어서는..."

이러한 비난을 감수하면서

스스로의 상처를 부끄러운 듯 왜 숨기고, 나약함으로 왜 취급받아야 하며,

치료 받는 것에 왜 망설임이 있어야 할까요?

스스로도 아픔에 대한 자격을 따져가면서, 스스로를 자책을 합니다.

순탄치 않은 삶의 궤적으로 인한 마음의 병은 그 기억을 지우지 않는 이상, 완벽하게 아물게 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막연하게 그것을 자신의 나약함을 탓하면서 이겨내려고

하는 것보다 저자와 같이 인정하고, 치료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책은 저자가 마음의 병의 원인이 된 인생의 굴곡을 인정하고, 치료해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해보일 수 있는 과정 하나하나가 저자에게는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겁니다.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모두에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살아가라고, 어떠한 상처를 받더라도 살아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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