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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에세이
허지웅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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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자전거에서 굴러 떨어진, 그래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보조바퀴를 파는 곳을 찾을 수 없고 뒤에서 잡아줄 아버지가 없고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휘청거리다 이제는 자전거를 탄다는 일 자체가 지긋지긋하다며 전부 다 그만두겠다고 머리를 쥐어뜨고 있는, 절망과 분투하기를 포기한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 들어가는 글, p4-5 -

7년동안 내가 하고싶었던 일 하나만 생각하며 열심히 살았는데 지난 1년 모든게 무너져 버렸다. 그리고 지금까지 발버둥도 뭣도 치지않고 8개월을 그냥 버렸다. 이런 나의 방황에 쉼을 가져다 준 책이다.


“영원회귀는 동일한 것의 영원한 반복이다. 우리가 죽으면 똑같은 인생이 다시 반복된다는 이야기다...니체는 정확히 바로 그 공포에 맞서라고 이야기한다"  - 삶의 바닥에서 괜찮다는 말이 필요할 때, p172. -

니체의 '인생은 동일한 것의 반복'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그리고 정확히 그 공포에 맞서야 동일한 실수 또한 반복하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항상 비슷한 고난이 있었다. 그때마다 이번만 잘 넘기면 앞으로 뭐든 다 잘할 수 있을거라고 말했다. 이번에 내가 공포에 맞선 행동은 회피였다. 회피가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나는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것도 좋다는 주의다. 정신 건강에 유익하다. 멘탈 나가다 못해 삭는다. 나가면 돌아올 여지가 있지만 삭으면 답도 없다. 버려야 된다. 다만 나는 폭삭 삭기 전 단계에 도망쳤기 때문에 멘탈 회복이 매우 더딜 뿐이다. 사실 안될 줄 알았다.

“삶의 가장 기쁜 순간을 반복하기 위해서라면 가장 추악한 순간마저 얼마든지 되풀이하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니체는 차라투스트라가 되어 큰 소리로 외치는 것이다. “그것이 삶이었던가? 좋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 삶의 바닥에서 괜찮다는 말이 필요할 때, p173.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공포와 추악한 순간에도 분명 기쁜 순간은 있다. 그래서 이 짓을 또 되풀이한다.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나는 자주 듣는 단골 멘트가 있다. '뭘 자꾸 하려고 해, 뭐 하려고 하지마, 잘 하려고 하지마, 아무것도 하지마, 남들 사는 것 처럼 살아, 인생 쉽게 가는 법이 없네' 등. 니체 말대로라면 아마도 나는 '그렇다면 다시 한번!' 하고 있을 것 이다. 


“바꿀 수 있는 걸 바꿀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인간을 니체의 언어로 바꾸어 말하자면, 그것은 위버멘쉬일 것이다. 한때 초인으로 번역되었으나 이제는 극복하는 인간, 혹은 그냥 위버멘쉬라고 이야기한다.”  - 바꿀 수 있는 용기와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한 평정, p198. -

그래서 나도 위버멘쉬가 되려고 한다. 위버멘쉬는 스스로를 극복해나가는 인간이다. 영원회귀와 아모르파티는 이 삶이 영원히 똑같이 반복된다 할지라도 주체적으로 끌어안고 긍정하며 살아내겠다는 자기 선언이다. 위버멘쉬는 이를 실천하는 인간이다.

길이라고 믿었던 방향의 배신앞에서 어쩌면 내가 깨달아야 했던 것은 그 방향으로의 무능함이 아니었을까. 내가 딛는 걸음, 내가 가는 곳이 모두 길이라며 스스로를 격려하면서도 내심 어느 순간에는 조금 더 편한 길이 나타나길 바랐다. 그렇게 되길, 그것만은 아니길, 이번에는 다르길, 이 또한 길이길... 얼마나 많은 길을 기대했던가. 앞으로의 
이 길 위에서는 또 무엇을 만나게 될지, 이 길이 어디로 닿을지는 모른다. 그래서 여전히 공포스럽다. 다만 성실하게 오늘을 걸으면 이 걸음은 내일을 잇는 영원회귀와 아모르파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https://spring-im.tistory.com/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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