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뒤로 날지 않는다 천천히 읽는 책 47
하종오 지음, 남리사보선 그림 / 현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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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낯설지 않은 내용. 가물거리지만 언젠가 읽어본 것 같은 내용. 이전에 읽은 적이 있었던가? 철새들을 의인화한 이야기는 종종 있으니 착각하는 것인가? 하면서 읽었는데 다 읽고나서 보니 어른을 위한 동화'도요새'라는 작품을 어린이용으로 개작한 것임을 알게 되었어요.


 

이 이야기는 도요새의 성장과정 동안 겪고 생각하는 것들을 적은 이야기에요.


 

이야기 속 단어들이 잔잔하고 서정적인 느낌들을 주었습니다. 도요새들의 이름들도 단순하게 짓지 않았어요.

'고요한별빛도요', '거친바람도요', '참맑은은하수도요', '먼하늘도요'.

이름들이 참 예쁘지요? 이름을 읽을 때마다 반짝 빛나는 느낌도 받고, 용기도 느껴지는 등 이름에서 주는 이미지 때문에 도요새들의 특징이 더 잘 드러나는 것 같아요.

도요새의 영혼은 북두칠성에서 오고 북두칠성에 가서 죽기를 소원하지만 지금까지 그 곳에 간 행복한 도요새는 없다고 해요. 별과 새를 연관지어 이야기가 시작되니 뭔가 더 많은 이야기를 해줄 것만 같은 기대감이 들었습니다.


 

약자들을 챙기는 자상한 어머니와 강한 자에게만 신경쓰며 차별하는 아버지. 그렇게 느끼며 주인공 고요한별빛도요는 평범하지 않은 도요새가 되고 싶어해요. 생각이 많은 주인공 도요새 덕분에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생각을 많이 하며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성인이 되기 전까지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잖아요. 도요새는 자아를 찾고 성장하는 모습을 읽으며 나와 연관짓기도 하고 그러기에 두깨에 비해 읽는 속도가 아주 빠르지는 않았어요.

어머니는 자식을 품에서 떠나보내는 시점에는 단호하게 보냅니다. 어디로 갈지도 네가 정해야한다고, 알아서 잘 할 수 있도록 충분히 잘 가르쳐주었다고 단호히 떠나보내고는 혹시나 찾아올까 기다리는 모습에 모성애가 느껴졌어요.


 

왜 도요새는 날아야하는지 왜 먹는 것에 집착하는지 등 평범한 도요새가 되길 거부하는 주인공이지만 떠나지 않고 남아 추위에서 당할 죽음을 떠올렸을때 철새는 철새다워야 하고, 춥기 전에 북극권을 떠나야한다는 본능은 있었어요.

참맑은은하수도요는 추워서 견딜 수 없으면 별들에게 가겠다며 북반구에 머물기로 하고, 그 의견을 존중하여 주인공 혼자 떠납니다.


 

북두칠성을 외면하고 이동경로를 이탈한 도요새는 별똥별에게 들은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는 허공의 세상에 가기로 하고 먹장구름과 천둥의 도움으로 허공의 세상에 도달합니다. 평범하게 살기를 거부하는 도요새들이 가게 되는 허공의 세상. 그 곳에서 그토록 소원하던 활공비행 능력을 가지게된 아버지를 만나서 왜 거친바람도요만 챙겼던 건지 이유도 알게 되고 북두칠성 세번째 별이 된 어머니 이야기도 듣게 돼요. 어머니는 북두칠성에서 죽음을 맞이한 위대한 도요새가 된 것이지요. 별관측행사를 통해 북두칠성에서 어두운 별이 있다는 것을 들어서 알고 있기에 북두칠성 세번째 별이 흐린 것을 보며 어머니 도요새가 떠오를지도 모르겠어요.

주인공은 도요새다운 도요새가 되는 것이 꿈이었음을 깨닫고 허공의 세상에서 지상으로 다시 내려가는 유일한 도요새가 돼요. 일생 날갯짓으로만 북극권과 남반구를 왕복하는 비행을 하고 생이 다할 때쯤 북두칠성으로 가는 도요새다운 도요새.

새는 뒤로 날지 않고 공중에서 뒷걸음질 하지 않고 오로지 앞으로만 날아가야함을 아버지는 다시 한 번 일깨워줘요.


 

지상에 내려와 중간 기착지에서 만난 거친바람도요는 아버지의 걱정대로 우두머리가 되려다가 무리에서 쫒겨나 텃새가 되기로 합니다. 진정한 자신을 찾은 도요새의 결정이었던 거죠.

북극권으로 돌아왔을 때 별빛이 된 어머니를 만나고, 추운 겨울에 별이 된 참맑은은하수도요의 소식도 듣습니다.

고요한별빛도요는 생각이 많고 도요새가 되는 것이 싫었던 도요새였지만 진정한 나를 찾고 나서는 도요새다운 도요새가 되어 남반구로 갈 준비를 하는 것으로 이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평범하게 살기를 바라는 도요새 가족이었지만 각자 자신만의 꿈을 위해 진정한 자신들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평범한 도요새, 도요새다운 도요새로 살기로 결정한 고요한별빛도요. 사실 평범함을 지키는 삶이 가장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 재미있었고, 각자의 목표를 달성하여 각자 되고 싶은 꿈을 이루는 도요새들을 응원해주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좋은 본보기와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책일거라고 생각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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