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야기를 먹어 줄게 - 고민 상담부 나의 괴물님 YA! 1
명소정 지음 / 이지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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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큰 아이에게 다양한 책을 읽혀주고 싶어서 관심을 가지다보니 청소년소설도 재미있어 자주 읽게 됩니다. 이번 소설은 판타지소설이에요. 근래에 판타지소설을 몇 권 읽었더니 판타지소설을 더 읽고 싶어 이 책을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학교가 배경이고 학생이 주인공이에요. 그래서 청소년들이 읽기에 딱인 내용이죠. 작가가 대학생이라 학교이야기를 더 편안하고 익숙하게 쓸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저도 몇십년 전 학창시절로 돌아간 느낌으로 읽었답니다.

도서부장 이세월은 책도둑과 눈이 마주쳤지만 책도둑의 비밀을 알게 됩니다. 책을 더이상 먹지 않는 대신 지우고 싶어하는 기억을 먹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그러기 위해 고민상담부를 만들어요. 무속인의 딸 윤소원이 화괴의 정체를 직접 알아내고 고민상담부에 부원으로 들어옵니다. 주인공과 화괴와 무속인의 딸. 특색있는 조합이었어요. 서로 탄탄하게 받쳐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잘 전개되던 이야기의 말미에 '적어도 그 당시의 나는 그렇게 믿고 있었다.', '나는 그때 함부로 그런 생각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등으로 끝이 나니 뒤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는 책이었습니다.

소설가의 꿈을 포기하기 위해 기억을 지워달라는 첫 의뢰인 김해원의 요구를 들어주고 첫 임무를 마칩니다.

'사람의 이야기를 먹는 건 그 사람의 허락만 받는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기억의 또 다른 주인들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이야기는 혼자 만들고 있는게 아니다.' 그 부분이 좋았습니다. 요즘은 집콕만 하고 있다보니 어울려 사는 평범한 일상의 추억이 그리워지는 시기이기도 해요. 어서 빨리 코로나가 없어져서 사람들과 어울려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요.


 

첫 의뢰인 김해원은 소설가가 꿈이었다는 기억을 지웠지만 기억을 잃고서도 인터넷에 소설을 연재하고 즐거워합니다. 그 기억을 잃은 지금에서야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죄책감의 무게가 달라서가 아닐까 예상하지요. 꿈이 소설가가 아니어서 할 수 있는 행동이었고 꿈이 소설가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것이라니 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다 꿈이 아니어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여러 가지를 경험해보면서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어느 마을에서 아이의 기억을 지우고 아이를 데려간 화괴. 그 화괴가 김혜성이었다는 것은 이야기에 더 빠져들게 만들어주었어요. 고민상담부 활동으로서 활약을 하는 학교 생활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이런 숨겨진 이야기들은 이야기 속으로 더 깊게 들어가도록 만들어주는 요소가 되지요.

그 화괴의 비밀을 알고 나니 슬퍼집니다. 화괴도 죄책감이 얼마나 크게 생겼을까요. 그보다 그 아이가 갑자기 당한 운명이 너무 불쌍했어요. 아이는 되돌리지 못할 거면 책임이라도 지라고, 허락 없이 다른 사람의 기억을 먹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냅니다. 그리고 아이의 모든 기억도 지워달라고 하지요. 아이만 가지고 있는 기억. 이야기는 서로 함께 만드는 것인데 한쪽만 가지고 있는 기억은 더 아프게 할 뿐. 아이의 기억마저 지워야하는 화괴도 자신의 잘못을 돌릴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아팠을 거 같아요. 그리고 허락없이 기억을 먹지 않겠다는 약속은 아이가 죽은 후에도 잘 지키고 있었습니다.


 

화괴는 이야기를 먹지 않아 점점 소멸되어 가고 있었고, 주인공은 화괴와 공존할 방법을 제시합니다. 화괴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이 책은 임혜성이라는 아이의 첫인상이 싫지 않은 이세월의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들며 끝을 맺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고민이 많던 학창시절의 제 모습을 떠올릴 수도 있었고, 요즘 아이들은 어떤 생각과 고민을 가지고 학교를 다니고 있을지 상상도 해볼 수 있었어요.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기도 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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