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착한 미술사 - 그동안 몰랐던 서양미술사의 숨겨진 이야기 20가지
허나영 지음 / 타인의사유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술관 관람을 하고 도슨트를 듣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미술사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어 띄엄띄엄 지식을 얻게 되는데 미술사 책은 소장하고 있는 것이 없어요.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읽어본 적 있지만 저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아서 였을까요? 소장하고 싶진 않았어요. 그러던 차에 미술사에 대한 책을 읽을 기회가 생겨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표지의 제목 글자부분이 손글씨로 꾹꾹 눌러 쓴 것 같은 느낌은 다시 썼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 것 같았어요.


 

이 책은 방향 1% 틀어서 보는 시각으로 쓴 책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미술사를 알고 있는 독자들도 !% 비튼 시각으로 쓴 내용이 재미있을테고 미술사를 잘 모르는 독자들도 비틀어서 보았기에 더 재미있게 와닿을 거라 생각이 되었어요. 작은 각도지만 비틀어보면 또 다른 시각이 생기고 그로 인해 다양성을 긍정하는 사고방식이 생기는 효과를 발휘합니다.

이 책은 총 7장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각 장의 인트로부분에 그 시대의 미술사를 요악해서 설명해주고 있어요.

1장에서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예술은 유럽 문화의 기틀이 되며 고대 그리스의 조각 전통은 로마로 이어졌다가 훗날 이탈리아 르네상스 때 되살아나 현대에는 고전적인 아름다움의 대명사가 됩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신화를 위한 예술이 아닌 인간을 위한 예술을 다룬 작품을 살펴봅니다.

균형잡힌 육체와 건전한 정신은 함께 한다는 생각에서 이어진 그리스 올림피아제전 경기에 참여하고 관전할 수 있는 자격은 노예와 여성을 제외한 참정권을 지닌 소수인 남성에게만 주어졌고, 참가자들의 복장 규정은 누드였습니다. 따뜻한 날씨, 부정행위 방지, 인체공학적 의복 생산 기술 부재 등도 있지만 고대 문화에서 남성의 아름다운 육체는 덕이 높은 시민이 가져야할 요소 중 하나였기에 누드가 외설적이거나 성적인 욕막을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해요. 미론의 <원반 던지는 사람>은 해부학적 지식이 없는 사람이 봐도 경기에 열중하고 있는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2장은 중세미술을 다룹니다. 중세는 어떤 시대보다 기독교 예술이 빛나던 시기라 모든 예술품은 종교적 목적을 위해 만들어지고 왕과 귀족 역시 자신의 궁전이 아닌 교회를 더 화려하게 짓던 시기입니다. 인간의 욕망을 배제해야 했기에 회화와 족가에서 로마의 전통이 끊기고 건축이 발달하게 되지요. 저자는 그런 환경 속에서도 인간이기에 느낄 수 밖에 없는 감정과 욕망으로 신이 아닌 인간이 살아간 흔적이 담긴 작품을 소개합니다.

얀 반 아이크의 그림은 왜 그려졌는지, 두 주인공은 누구인지 등 서로 다른 의견이 분분하고 그림 속 다양한 사물들이 가지는 의미 역시 여러 해석이 존재한다고 해요. 결혼식 이야기라고 들어온 저는 또 다른 관점의 이야기도 재미있었습니다. 진실은 알 수 없지만 다양한 발견에서 오는 여러 이야기들은 작품을 더 자세히 보도록 해줘요.


 

3장은 르네상스 시대입니다. 위대한 예술가의 이야기가 아닌 르네상스를 만든 상인들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2명의 오아비와 2명의 교황을 배출한 메디치가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4장은 교황의 힘이 약해지고 왕이 강해지면서 왕가의 입맛에 맞는 문화가 탄생한 바로크와 로코코 입니다. 사회 부조리를 바로크적 화풍으로 고발한 여성 화가 아르테미시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는데 역사 속 살인사건을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 두 점. 당시 수준에는 대단히 폭력적인 수위였을 거 같아요. 카라바조의 그림과의 비교 설명을 보니 얼마나 사실적인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5장은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예술이 공존하던 시기입니다. 남성 중심의 계몽사상 뒤에 가려진 억압된 여성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어요.

6장은 현대 미술의 기반을 마련한 인상주의가 인정받기 전 당대 주류에 있었던 화가와 작품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또 스페인독감으로 세상을 떠난 화가들, 이겨낸 화가들의 이야기도 코로나 펜데믹 상황이라 흥미롭게 읽었답니다.

7장은 추상표현주의를 주류미술로 끌어올린 미국의 미술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여행을 가면 유명하다는 미술관 중 한 군데 이상은 꼭 가보는데 다녀온 미술관과 앞으로 가려고 목록에 적어둔 미술관의 작품들에 대한 설명이 있어서 코로나 펜데믹이 빨리 끝나면 좋겠습니다.

서양미술사를 1%만 비틀어보아도 이렇게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은데 이 세상 모든 영역에서 살짝만 비틀어 보는 시각을 가진다면 빛에 가려진 부부분까지도 챙길 수 있는 다양한 시야를 가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