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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뻔했던 이야기 ㅣ 햇살어린이 77
이주영 지음, 김홍모 그림 / 현북스 / 2021년 7월
평점 :
표지만 보고 처음엔 '무서운 이야기일까?' 생각했어요. '왜 죽을 뻔 했을까?' 요즘 아이는 아닌 듯한 외모 그림에 '전쟁을 겪은 이야기일까?' 별의별 추측을 하며 표지를 넘기기 시작합니다.

차례를 보고 여러번 죽을 뻔 한 이야기가 있어서 이번엔 '죽을 뻔 한 이야기 전국팔도 모음집 같은 건가?' 그러면서 또 궁금해졌지요.

들어가는 말을 꼭 읽어보는 저는 이제 알 것 같았습니다. 말기암 환자였던 저자는 책을 쓰면서 마음 치유를 하다보니 암을 이겨낼 수 있었다며 이 자체도 죽을 뻔했던 이야기지만 더 어릴 적에 죽을 뻔한했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 책이었습니다. 내가 겪은 죽을 뻔 했던 일곱가지 이야기.
"누구나 살다 보면 몸과 마음에 위험한 일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죽을 듯이 놀라는 일을 겪더라도 겁먹지 말고 씩씩하게 살기 바랍니다."
저자는 결론을 먼저 이야기 해주며 이야기들을 통해 결론을 증명하는 방식입니다.

처음 죽을 뻔 했을 때는 한 살이었어요. 그때의 이야기는 너무 어렸으니 저자보다 여덟살 많은 누나와 그 날의 목격자들이 한 이야기를 듣고 쓴 이야기이겠지요. 글을 쓰시는 분이라서 그런지 들은 이야기를 술술 풀어가는 능력이 남다르시네요. 다같이 모여서 어르신의 어린 시절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읽다보니 저희 집 아이가 수영장 물에 빠진 이야기도 생각나면서 저도 아이에게 가끔 해주던 그 날의 어이없는 사건이 아이에겐 죽을 뻔했던 에피소드로 누군가에게 글이나 말로 전달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하니 웃음이 나기도 했어요.

두번째 이야기는 일곱살 여름입니다. 아주 시골이었나봐요. 그 당시에는 이렇게 노는 모습이 평범했었나 봅니다. 지금 이렇게 논다면 위험하다고 절대 못 나가게 했을 것 같아요. 물놀이는 나이를 불문하고 조심해야할 것이라서요. 그래도 저자는 아주 똑똑한 어린이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위험한 상황에서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 결과 살았거든요.

폭탄에 죽을 뻔 했던 이야기는 아찔했어요. 안전제일주의인 저의 성격에는 일어날 수도 없는 일인데 용감무쌍하고 멋져보이고 싶던 철없는 아이는 다행히도 위험한 일을 하고도 다른 아이의 비보에 정신이 듭니다.

굴 속에서 죽을 뻔했던 이야기는 미스터리한 이야기였습니다. 그 날 본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결론내지 못했기에 궁금하지만 확인할 용기는 없고 어른들은 야단만 치니 궁금증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랬기에 그 날 본 굴 속 생김새가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르는 지도요. 그 역시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자리잡게 되었구요.

이 이야기를 읽다보면 아이들이 잘 모르는 단어들도 나와요. 송장헤엄은 처음 들어봤기에 상상을 했보았답니다. 배영이랑 비슷하면서도 다른 헤엄.
무전여행이 무엇인지도 나옵니다. 새로운 단어들을 통해 예전의 어른들은 어떤 경험을 하며 자라왔는지, 살아왔는지 상상해볼 수 있어요.
바닷말에 감겨 죽을 뻔했던 이야기도 실감나게 읽었어요. 바닷말이 몸에 감기고 어떻게 빠져나왔는지 상상하며 읽다보니 제가 물 속에 있는 것 마냥 숨이 차오르다가 살아나오는 부분을 읽을 때는 저도 함께 살아나온 기분이었어요 저는 바다에 빠져본 이후 지금까지 물을 무서워하고 극복을 못하고 있어요. 저자가 경험한 것 처럼 지상에서의 시간이 바닷속에서는 평소보다 느리게 지나갑니다. 시간은 느리고 생각은 영화 한 편을 빠르게 돌리듯 지나가고, 그 날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는데 저자에게도 이런 죽을 뻔 했던 경험들이 생생하게 기억나서 글로 적을 수 있었을 것 같아요. .

어른이 되어 경험한 항쟁 이야기를 마지막 죽을 뻔했던 이야기로 풀어놓습니다. 어릴 때 철없이 위험한 줄도 모르고 놀던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는 정의로운 일에 앞장서는 용기를 가지고 죽음을 무릅쓰고 행동으로 옮기는 멋진 어른이 되었더라구요.
마무리 말 부분에서는 최선을 다하라고 가르칩니다. 또 내가 겪은 이야기는 내용에 따라 구분하고 어떻게 읽어야하는지 가르쳐주었고,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도 함께 자라길 바란다고 저자는 이 책을 쓴 목적을 말하며 마무리 짓습니다.

남이 겪은 이야기, 지금 이야기도 아니고 옛날 이야기. 그래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죽을 듯이 놀라는 일을 겪더라도 겁먹지 말고 그 일에서 벗어나고, 죽고 싶은 마음이 들 때면 죽을 고비를 넘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이겨 내라는 교훈이 있는 책이라 많은 아이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