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왕 하커 선스시 동물동화 1
선스시 지음, 이지혜 그림, 신주리 옮김 / 다락원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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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을 키우고 있다보니 자주 접하는 출판사들이 있는데 그 중 한 군데가 다락원입니다. 초등 교과에 도움될 책이 많아서 더 눈여겨 보곤 했는데 이번에 보니 동물시리즈가 있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책소개만 보고 초등고학년 이상이면 읽을 수 있는 수준일거라고 생각했기에 처음 받았을 때 책이 두꺼워 좀 놀랐어요. 그런데 읽어보니 여러 이야기들이 모여있는 것이었답니다. 총 5개의 이야기였어요. 각각 양, 사슴, 말에 대한 이야기.


 

글은 최소 초5는 되어야 잘 읽을 것 같아요. 우화같은 느낌이 드는 이야기도 있고 인간과 동물과의 이야기도 있었어요. 이야기들이 전반적으로 슬퍼요. 읽으면서도 슬플 것 같고 안타까울 것 같고 그래요. 이야기마다 작가의 시점도 달라서 이야기가 더 다채롭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붉은 젖양 시루아'는 아주 섬세하게 서술된 이야기에요. 늑대와 양의 이야기인데 심리묘사를 아주 잘 해놨어요. 아기늑대만 남기고 먼저 간 아내늑대 대신 늑대는 아기늑대를 키우기 위해 아기양을 먼저 보낸 어미양을 데려와 잡아 먹지 않고 젖을 물립니다. 섬세한 묘사가 더해졌기도 하지만 그렇게 시작하는 이야기 자체가 슬픈 운명일 거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지요. 양의 습성을 배우고 자라고 있는 아기늑대가 못마땅한 아빠늑대의 마음, 늑대의 자식을 키우는 양의 복잡한 마음, 늑대의 본성이 있지만 젖을 먹여준 양에게 고마움이 있는 아기늑대의 마음. 여기에 더해 늑대의 소굴에서 벗어나 양무리로 돌아왔을때 양의 본능에 실망하는 마음 등 여러 마음들이 부딛히며 안타깝게 했어요.


 

'야생 산양 날아오르다'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는 슬픈 이야기. 희생이 있었거든요.

'사슴왕 하커'는 읽으면서 생각이 왜 이렇게 많은 거냐고 좀 단순하게, 본능적으로 살면 더 행복했지 않았을까 하며 읽는 제가 다 속상해지는 이야기였어요.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늑대와 한 판을 계획하고 실행한 진정한 사슴왕. 해피엔딩이어도 해피할 것 같지 않은데 반전까지 있는 슬픈 이야기.


 

'늙은 말 웨이니'는 동료를 위해 죽음의 길로 홀로 걸어간 슬픈 이야기.

'죄를 지은 말'은 첫 이야기처럼 아주 긴 이야기였어요. 말과 조련사의 슬픈 우정이야기.


 

모두 슬픔이 있는 이야기이지만 슬픔의 원인은 참으로 다양하구나. 이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감정도 너무 다양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의 또다른 포인트는 그림입니다. 원작의 그림은 아니고 번역하면서 그려진 그림이지만 특징을 잘 살려내어 신비스럽기도 하고 색감도 좋은 멋진 그림이었습니다. 이야기와 잘 어우러지고 있었어요.


 

이야기가 모두 끝나면 뒷부분에 동물파일이라고 이 책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던 동물들에 대한 지식들을 설명해줍니다. 동물을 잘 아는 사람만이 적을 수 있는 부분이지요. 선스시는 18년이나 열대우림에 살아서 동물들을 많이 보고 동물이야기에 관심이 많았다고 해요. 본인이 잘 아는 분야를 글의 소재로 삼고 여러 책을 내었다는 것이 멋집니다.


 

세밀한 심리묘사 때문에 한 번 읽으면 손을 못 떼고 계속 감정선을 이어가고파 끝까지 읽게 만드는 책입니다. 작가 선스시가 많이 궁금해졌어요. 선스시의 다른 작품들도 많이 궁금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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