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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만큼만 욕심내는 삶 - 적당히 탐하고 오늘에 만족하는
요로 다케시 지음, 이지수 옮김 / 허밍버드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고양이만큼만 욕심내는 삶.
여든 셋의 저자는 시체를 늘 정리하던 해부학자입니다. 그런 직업이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을 더 만들었지 않았을까 생각이 되기도 합니다만 고양이만큼만 욕심내는 삶이라니 멋진 철학이라 여겨지네요.


열여덟살 고양이 마루는 바로 지금에 행복을 찾습니다. 관절이 아플 나이지만 오늘도 마루는 먹는 것과 자는 것 말고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모든 게 단 한 번 뿐인 인연과 기회인 것처럼 오늘을 살아갑니다. 그런 마루에게서 배울 점은 나이를 먹으면 다들 죽으니 적당히 현실에 만족하며 욕심부리지 말고 살자는 것이지요. 필요한 행동이나 하고 싶은 행동만 하는 고양이가 부럽습니다. 욕심을 버리면 가능할 일이었어요.
"몇십년 함께 살아도 타협이 안 되는 것은 부부의 개성이고 타협하는 부분은 마음이다."
그 구절이 마음에 들었어요. 뭣하나 비슷한 점이 없는 둘이 만나 결혼을 하고 10여년을 살고 있는 지금도 하나도 맞는게 없지만 맞추지 않고 각자 하고픈 대로 하고 살아도 불행하다는 생각이 안 드는 것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연결되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근래들어 들었는데 이 구절을 읽어서 더 공감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남의 마음을 아는 마음을 교양이라고 한다."
이 구절도 너무 좋았어요. 나이들수록 나와 내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생기니 남의 마음을 챙기고 싶고 그것이 내가 평안해지고 행복해지는 길임을 느끼고 있답니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어요. 아날로그시대가 가고 디지털시대에 살고 있으니 디지털세계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쉽게 관계를 맺고 쉽게 끊는 현실이 이상한 세계라는 점, 유용하다는 것이 훌륭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유용했던 것이 아니고 더 피곤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구요.

여든 셋, 오래 사신 분에게 연륜이 느껴지는 철학 이야기를 들은 기분으로 이 책을 덮었습니다. 욕심은 딱 고양이만큼만 부리며 삶을 삶으로 즐기자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