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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둘 느티나무의 비밀 ㅣ 즐거운 동화 여행 111
박상재 지음, 이효선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0년 5월
평점 :
폭우가 쏟아지고 언제 끝날지 모를 장마를 마음으로나마 떨쳐버릴 수 있는 싱그러운 나무가 그려진 표지에 이끌려 읽어보게 되었어요. 느티나무의 비밀이라고 하니 궁금하기도 했고 아이들이 좋아할 내용일 것 같았어요.

주인공 민준이가 사는 구두리 마을을 설명하는 부분이 재미있었어요. 구두리라는 이름이 유래된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을 읽다보니 어느새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구두리 마을의 사철 경치를 묘사하는 부분을 읽다보면 진달래꽃 분홍 꽃파도도 떠올려지고, 아카시아꽃 향기가 실바람을 타고 쏟아져내리는 것만 같기도 하며 주렁주렁, 탱글탱글, 뚝뚝 가을을 연상하기도 해요. 또 겨울 눈부신 눈꽃도 떠올려보기도 하지요. 아름다운 사철 풍경을 떠올리며 어느새 구두리 마을 속에 들어가 있는 것만 같은 모습을 발견합니다.

구둘 느티나무는 임진왜란 때 의병장인 이억수장군이 심은 나무입니다. 민준이네 17대 할아버지이지요. 이 나무가 개발을 앞두고 베어질 뻔한 위기에 처하지만 민준이 할아버지의 노력 덕분에 그 자리 그대로 지킬 수 있게 됩니다. 옛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일궈낸 결과였어요. 요즘 시대에 필요한 정신이라 생각됩니다.
그 느티나무에서 꽃새를 만나요. 민준이와 윤지는 꽃새를 따라 조선시대로 여행하게 됩니다.

조선시대 서당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어떻게 교육받았는지 어떤 공부를 했는지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저는 그림에 눈이 꽂히더군요. 어디서 많이 본 그림. 김홍도의 그림이 연상되는 삽화라서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또 사자소학으로 어떤 내용의 공부를 하는지도 알 수 있고, 가르침도 있었습니다.

꽃새를 통해 다시 현재로 돌아온 두 아이는 꽃새가 이억수 장군의 넋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지요. 조상을 떠올려보는 마음을 보며 나의 조상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 책은 아이들이 읽기에 아름다운 풍경이나 묘사가 많아서 특히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도 알 것 같습니다. 옛 것을 함부로 없애지 말고 좋은 점은 본받고 지키는 모습을 보이자는 것이었어요. 변화가 빠른 요즘 시대에 지킬 것은 지켜야겠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