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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 세계 문명을 단숨에 독파하는 역사 이야기 ㅣ 30개 도시로 읽는 시리즈
조 지무쇼 엮음, 최미숙 옮김, 진노 마사후미 감수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7월
평점 :
학교 다닐때 세계사를 많이 좋아했어요. 줄줄 이어지는 그 길고 긴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었거든요. 근데 지금 저의 기억속에 그 기나길고 흥미로운 이야기는 온데간데 없고 일부분 어쩌다 떠오르면 이것 밖에 기억이 안 나서 아이들이 질문을 해도 대답도 시원하게 못해줄 지경에 이르렀어요. '세계 문명을 단숨에 독파하는 역사 이야기',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표지의 문장들에 이끌려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바빌론, 예루살렘, 아테네, 알렉산드리아, 테오티우아칸, 로마, 코스탄티노플, 장안, 바그다드, 교토, 사마르칸트, 앙코르, 튀니스, 베이징, 믈라카, 모스크바, 이스파한, 베네치아, 델리, 상트페테르부르크, 파리, 암스테르담, 런던, 뉴욕, 빈, 리우데자네이루, 시드니, 싱가포르, 상하이, 두바이 등 총 30개의 도시에 대한 역사 이야기를 알게 됩니다.

목차를 보며 이건 어느 나라에 있는 거지? 하던 차에 다음 장을 넘기니 30개 도시를 표시해 놓은 세계지도가 나옵니다. 참으로 친절한 책이지요.

책을 첫장부터 차례로 읽어보니 세계사를 단숨에 독파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제가 너무 기초지식이 없어서 였을까요? 머리 속에 역사가 만들어지는 상상은 쉽게 하지 못했어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읽지 않으면 각 도시 전문가들이 하고 싶은 말만 명쾌하게 나열한 도시 이야기가 술술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선사시대 부터 시작해서 현대까지 줄줄 암기하게 만드는 그런 세계사는 아니어서 좋았습니다. 세계 주요 도시로 부터 시작하는 관점의 세계사라서 흥미로웠습니다. 주요 도시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는지가 세계사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것에 동감했습니다.
앞 장 부터 읽다보니 진도가 느려서 이 책에서 권유하는 방법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첫 장 부터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없는 책입니다. 알고 있는 도시, 방문한 도시, 방문할 도시 등 관심있는 도시부터 찾아보며 그 도시에 어떤 역사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이 책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제가 가 본 도시는 베이징, 파리, 두바이가 있었어요.
이 책의 사진자료들은 선명하고 아름다워 가고 싶게 만드는 충동을 일으킨다는 겁니다. 이미 다녀온 곳도 사진이 훨씬 나아서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요.
베이징 편에서는 중국 전체에서 보면 동북부에 치우친 도시가 어떻게 수도가 되었는지 변천사를 보여줍니다. 저는 베이징이 중국의 중심위치도 아닌데 수도가 되었는지 궁금해본 적이 없어요. 이 책을 읽다 보니 수도가 되려면 수도로서의 위치나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라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다녀온 곳을 읽는 것도 좋지만 앞으로 가보고 싶은 곳을 보는 것도 좋았습니다. 이 책은 사진을 보면 더욱 가고 싶게 만드는, 실천의지가 생기는 묘한 경험을 하게 돼요. 앙코르와트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가야지 하던 곳인데 이 책 속 사진을 보니 지금 당장 떠나서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앙코르와트에 마음 편히 갈 수 있게 된 거슨 국제회의를 거쳐 공식적으로 내전이 종료된 1990년대 부터 라고 합니다.

다음은 파리를 읽어 보았습니다. 다른 도시보다 사진자료가 많았어요. 가본 곳인데도 제가 기억하고 있는 것보다 사진이 너무 아름다워 사진 속 그 곳을 그대로 다시 가고싶은 마음이 듭니다. 프랑스인은 프랑스혁명과 도시개발로 가꾼 파리에 대해 상상한 자부심과 애착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다음은 두바이를 읽어봅니다. 두바이에 갔을때 두바이박물관을 다녀왔어요. 짧은 역사이지만 이 나라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시간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은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어요. 천연진주의 채취, 어업, 방목 정도의 산업만 유지하던 작은 마을이었는데 싱가포르를 모델로 삼아 석유수입을 도시개발에 투입했습니다. 버즈 칼리파는 버즈 두바이로 건설을 시작했지만 두바이쇼크로 아부다비의 지원을 바으며 아부다비 군주의 이름을 붙였다 하네요.

아는 곳부터, 가고 싶은 곳부터, 가야할 곳 부터 등 관심있는 곳부터 읽다보니 하나 둘 아는 것이 쌓이고 책 내용도 머리 속에 들어옵니다. 방대한 세계사를 세계 주요 도시 역사로 풀어냈으니 30개 도시 하나 하나 도시의 역사적 배경을 알고 나면 세계사에 대한 지식이 늘어 있음을 느낍니다. 그 도시를 조만간 여행하리라는 계획도 세우면서요. 도시 역사를 알고 가는 도시 여행은 더 재미있을거라고 상사아도 하면서.... 이 책은 시대 순 역사가 아닌 도시를 시작점으로 세계사를 바라보고 싶거나 여행을 되새기고 싶은 분, 여행을 앞두고 있는 분 등 여러 목적으로 보기에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