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ㅇ난감 - 상
꼬마비.노마비 지음 / 애니북스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보통의 장편만화가 큼직큼직한 컷을 통해 영화 프레임을 연상케하는 진행을 보여준다면, 4컷만화의 외향을 차용한 이 만화는 영화적이기 보다는 연극적이다.

 

마치 고바우 영감 같은 시사만화를 보는 것처럼 내레이션의 의존도가 높고, 작은 컷의 특성상 역동적이기 보다는 정적이다. 많은 배경전환이 있기 보다는 한두 개의 오브제에 의존한 배경구성은 마치 무대 뒤에 세워진 세트를 보는 것 같다.

 

물론 실제 연극에 비해 장면전환의 템포가 빨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영화적이기 보다는 연극적인 이 만화는 '외향'적이기 보다는 '내향'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살인마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듯한 전개는 다른 장편만화들과는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철저하게 기호에 가까운 그림체 또한 등장인물과 독자 간의 외형적인 차이-경계를 허물어뜨리고, 우리들이 좀 더 이야기 속에 감정이입하도록 만든다.

 

영화로도 만들어진다고 해서 기대 중이다. 하지만 '내면'보다는 '외면'적인 행동으로 표현해야 하는, 영화의 특성상 좀 더 조심하지 않으면 단순한 사이코패스 스릴러가 돼버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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