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싸움 Dear 그림책
전미화 지음 / 사계절 / 2017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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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배웠는지 큰 아이가 집에 오더니 

 "엄마 우리나라는 물부족국가일까요? 아닐까요?" 
한다.전에 기사에서 봤던 적이 있었지만 슬쩍 모르는척
 "글쎄"
 하고 답했더니.
 "우리나라는 물부족 국가래요. 저기 산골에는 물이 부족해서 급수차가 가는 곳도 있었대요."
 라고 하는 아이. 그런 아이들과 함께 보면 좋을 그림책 [물싸움]이다. 며칠 전 신문기사에서 출판사별 그림책들을 목록을 보다가 유독 눈이 갔던 작품인데 운 좋게 서평을 쓰면서 만나게 됐다.
 요즘 아이들, 특히 도시의 아이들에게 생소한 이야기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소중한 이야기. 표지의 제목, 그리고 이글거리는 태양,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 그 진지함에 책장의 무게가 무겁게 넘어간다.





마지막 모내기를 끝낸 후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았던 논, 논에 물을 대는 보가 있는 곳에 슬쩍 번진 물감이 논바닥이 얼마나 목이 마른지 잘 보여주는 듯 하다.





지독한 가뭄이라는 것을 빨갛다 못해 검게 타는 태양에서도, 그리고 내리 쬐는 빛을 나타내는 붓터치에서도 느낄 수 있다. 





  태양보다 더 뜨거운 눈으로 하늘을 보는 농부들. 그 누구의 눈빛 하나 헛점이 없다.





타들어가는 어린 벼, 마치 태양이 이글이글 끓고 있는 그 가운데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어린 싹의 모양처럼 애처롭다. 





급기야 서로 자기 논에 물을 대겠다고 물싸움이 시작됐고, 윗마을과 아랫마을 사람들은 옷깃만 스쳐도 으르렁 거렸다.  





 그러자 늙은 농부가 "팻물!"이라고 외치는데 사실 나도 처음 알았다. "팻물"이 무엇인지.




물싸움을 막기 위해 예전 부터 행해오던 불문율인 팻물! 역시 조상님들의 지혜를 이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 





 동네 사람들이 서로 잠도 자지 않고, 교대로 보를 지키지만 그와중에도 자기 논에 물꼬를 트는 농부가 생긴다. 얼마나 극심한 가뭄인지, 타들어가는 농부들의 속마음과 이럴 때 솟아나는 인간의 욕심을 작가는 그림으로 말해주고 있는 듯 하다. 





 그 때 때마침 비가 내리고, 벼들이 하나둘 일어선다. 쩍쩍 갈라지던 논바닥도 보이지 않고, 보를 가득 채운 빗물이 쉼 없이 흘러내리는 모습이 참으로 시원하다.





 기어이 눈물을 흘리는 농부. 하늘에, 비에 대한 고마움의 눈물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쌀 한 톨의 무게를 
하늘도 땅도 농부도 안다. 
그리고 이 그림책을 통해 그림책을 본 이들 역시 그 무게를 가늠해본다. 






 밥을 남기는 아이들, 물을 펑펑 써대는 아이들이 있다면 이 그림책을 함께 보고 싶다. 농사 짓는 것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농부의 마음이 어떤건지 나누고 싶어지는 아이들과 이 그림책을 함께 보고 싶다. 그림책 답게 글이 아니라 그림으로 많은 것들을 말 하기에 한 번 보고, 또 한 번 다시 보며 작가가 담고 싶었던 이야기를 차근차근 살펴본다. 그렇게 책을 덮는 순간 숟가락 위에 얹어진 밥 알 한 톨이 결코 작은 쌀 알 하나가 아니었음을, 살려내기 위한 노력이었고, 여름내 기다리던 빗방울에 감사해 하던 농부의 눈물이었다는 걸 아이들은 느끼게 되지 않을까?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그 외 대가 없이 작성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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