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내가 만난 철학 개론서, 해설서들은 철학적 '정보'를 나열해주는 책들이었다. 철학자나 사상가의 사상을 압축화 명제화 해서 정보로 만들어 던져 준다. 정보의 나열은 나에게 직접적인 삶의 양태를 변화 시키지 않는다. 그저 지적 허영만 부릴 수 있는 사치품으로 만든다. 만약 철학이 내 삶의 모습에 직접적으로 쳐들어올 수 있으려면 그 철학이 직접적이어야 한다. '철학 듣는 밤'은 이러한 기능 즉 직접적인 삶으로의 철학을 유도한다. 사상가가 무엇을 말했는가를 넘어 왜 그는 이렇게 말했는가 왜 그는 이렇게 살았는가 그런 그의 철학에 긍정한다며 고개만 끄덕이지 말고 당신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지적 허영을 위한, 지적 대화를 위한 책이 아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겠다. 이 책은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