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건너 불구경 - 마음속 여행길
각운 지음 / 바른북스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강 건너 불구경

 

각운 저자님의 < 나는 아직도 명상이 어렵다 >를 읽은 후 이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책과 마찬가지로 저자님의 진심 가득한 마음이 책장 하나하나에 담겨있음이 느껴졌습니다.

 

수행이라는 길에 좋은 스승이나 동료가 있으면 좋겠지만 대부분 혼자서 해야만 하는, 고독하고 힘들고 외로운 길에 대해서 자상하고 친절하게 일러주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장기간 숙련된 경험에서 우러난... 글귀 하나하나가 참으로 자상하게 이끌어 주는 따스한 길잡이와 같은 정성 가득한 응원의 메시지와 같았습니다. 수행의 길을 여행에 빗대어 끝까지 힘을 다 하여 최종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그 길이 고단하여 지쳐 쓰러질 것 같거나 이쯤에서 그만 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 때 아직 갈 길이 남았으니 조금 더 힘을 내라... 라며 말이지요. 그리고 수행에 대해 누군가의 말을 듣고 섣부르게 판단하기 보다는 직접 끝까지 확인을 하라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메시지도 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마타와 위빠사나... 어째서 이 두 수행을 같이 하여 조화를 맞춰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군더더기 없는 핵심만을 간소하게 전달해 주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두 가지 명상 사이에서, 두 가지 명상에 대한 수많은 정보들 속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면 이 책이 갈피를 잡아주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것이 참으로 많으나 글제주가 부족하여 뭐라 표현을 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 애석합니다.

어쩌면 제 지식, 공부가, 경험이 부족하여 표현을 못 하는 것이겠지요. 아마 공부가 깊은 분이라면 이 책에서 제가 느낀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보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먼저 서평에서도 말씀 드린 듯 합니다만 수많은 명상 서적들 사이에서 어떤 책을 혹은 정보를 참고해야 할지 고민인 명상 입문자라면 우선 각운 저자님의 책을 접하여 전체적으로 파악을 해보심이 어떨까 싶습니다. 책이 두껍지도 어렵지도 않으니 아마 알차면서도 수월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좋은 입문서이자 길잡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기억에 남는 본문을 아래에 첨부하며 서평을 마칩니다.

그리고 각운 저자님과 출판사 관계자 분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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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25

분명한 사실은 사마타와 위빠사나 어느 한가지만으로는 온전한 깨달음에 이를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사마타의 고요함만으로는 탐진지를 제거하고 번뇌의 뿌리를 뽑을 수가 없으며, 위빠사나는 선정의 멈춤과 집중의 힘없이는 사물과 마음의 본성을 꿰뚫어 보는 지혜를 얻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두 가지 수행은 어느 것이 먼저 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같이 가야만 하는 두 가지 수행을 대체 어떻게 융합할 것인가의 문제인 것입니다.

 

P. 148

당신이 사마타의 선정과 위빠사나의 관찰을 통하여 체험과 지혜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육근을 단속하고 갈애의 뿌리를 뽑아 번뇌를 넘어섰다면, 그 자각은 일어나는 모든 현상의 진면목을 알고 보는 진정한 지견을 얻은 것이라 할 것입니다. 그것은 이원성을 넘어 모든 것을 화합시키는 중도의 길에 올라선 것이기에, 바람 없는 등불처럼 고요하고 선명하게 빛나는 상태로 당신을 이끌 것입니다.

 

p. 153

경전에 이런 비유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집을 지었는데 그 집은 바짝 마르고 수분이 없는 골풀이나 짚으로 지은 허름한 오두막이었습니다. 그때 누군가 잘 타는 횃불을 들고 온다면, 그 물은 기회를 얻고 오두막을 사로잡아 태워 버릴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그 집이 진흙으로 채워지고 회 반죽을 발라 튼튼하게 지어졌다면 그 불은 기회를 잡지 못 하고 사로잡아 버릴 대상을 얻지 못 할 것입니다. 구도의 길에 들어선 이후 당신의 삶은 명상과 수행을 통해 어떤 집을 지어왔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아무리 오랜 기간 수행하여 왔더라도 그 집이 마른 짚으로 지은 오두막에 불과했다면, 결국은 욕망의 집착의 불꽃에 타 머리고 말 것입니다. 하지만 그 집이 두터운 진흙으로 지어진 집이라면 그 어떤 불도 당신의 털 끝 하나도 건드리지 못 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갈애가 소멸된 진정한 무생무사의 삶을 이룬 것입니다. 당신이 이러한 깨달음의 참모습을 제대로 이해하였다면, 생물학적 한계도, 현실적인 곤경도, 당신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 살아가는데 아무런 장애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유여열반에 이른 성자의 삶인 것입니다.

 

P. 199

붓다의 가르침은 현실에 바탕을 둔 생생한 날것의 가르침입니다. 그 가르침을 관통하는 것은, 배움의 인연조차도 수많은 생을 통해 쌓고 정화하고 또 쌓아 온 깊은 인연과 스스로의 노력이 낳은 의지의 산물이라는 것입니다. 당신이 수많은 생을 통해 흘린 눈물과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자양분 삼아 한 걸음씩 걸어온 영적 진화의 길인 것입니다. 만약 당신에게 지금 어떤 형태로든 가르침을 접할 기회가 다가왔다면, 그것이 얼마나 오랜 세월의 인고와 성찰을 통해 당신에게 온 것인지를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그 소중한 기회를 헛되이 흘려보내지 않기를 기원하고 또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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