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 해피엔딩
강화길 외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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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 해피엔딩

지혈제. 이런 독서는 지혈제다. 상처와 고통으로부터 내면을 떼어놓고, 자신을 분리시키기 위한 수작이라는 것을 의식하면서 그녀는 책장을 넘긴다.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흥미로운 개념 한두 개가 천천히 뇌 속에 들어와 눈물을 말리기 시작한다. 두꺼운 책들이 불어오는 감정들. 지식이 아닌 감정들. 마음의 주름이 조금 펴지자 그녀는 인터넷으로 책을 두 권 사고, 내친김에 세일 폭이 큰 티셔츠 한 장도 산다. 이런 순간에 책과 옷을 사는 것은 일종의 제의라고 할 수 있다. 감정을 멈추고 물건으로, 실용과 허영의 세계로 잠시 달아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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