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개별적인 환자들의 삶과 죽음은 객관화된 수치로 환산되어 통계상 수치에 반영된다. 그 수치를 근간으로 현재 시행하는치료법이 교과서적으로 남을지, 아니면 점차 다른 방향으로 진화해갈지 결정된다. 한 환자의 삶과 죽음은 앞으로 계속될 타인의 치료를 위한 자양분이 되는 셈이고, 그러려면 부지런히 자료를 축적 하고 분석해야만 한다. 환자들 개개인의 삶과 죽음에 대한 모든 과 정은 개인적인 삶의 궤적으로서만 남는 것이 아니라 수치로도 남아 영속성을 가진다. 나는 그것을 모두 지켜보고 기록하는 과정 가운데 서 있었다. 한 사람의 생사가 누군지도 모를 이의 생사에 영 향을 주는 이 기막힌 순환 고리가 나는 경이로우면서도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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