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 인간 - 좋아하는 마음에서 더 좋아하는 마음으로
한정현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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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어느 순간부터 우리 모두의 삶이 이 영화관과 비슷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통 나를 클로즈업하는 것만 같은 젊은 날에서 이제는 영화 바깥의 관객이 되어가는 듯 나이를 먹어가는 것. 웅장한 영화관에서 덩치만 큰 낡은영화관이 되는 것이 아닐지 싶었다. (p.196)



환승 연애도 아니고 ‘환승 인간’이라니, 어떤 내용일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읽기 시작했다. 


한정현 작가는 단편으로만 만나봤다. 소설에서 너무 많이 솔직했기 때문에 이 에세이에선 오히려 온전히 솔직하지 않았다고 한다. 



1부  환승 인간: 이름이 많을수록 숨 쉬기 좋다

2부  환승하는 법: 환승하세요, 자기 자신으로

3부  환승 신호: 오래 살아서 더 자주 환승해야지

4부  환승 구간: 이제 나를 알아보겠어요?

5부  통행증: 행복한 우리들의 붕괴의 시간




어릴 때부터 새로운 이름을 갖는 걸 즐겼고, 그러면 마음이 편안했다고 한다. 이름 뒤에 숨어서 덜 무료하고, 위안을 받고, 인생이 조금 가벼워지는 기분이라고….


환승의 이유는 부제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더 좋아하는 것으로 옮겨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환승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고, 살기 위해 좋아하는 걸 만들기도 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던져주는 글이었다. ‘한정현의 영화적인 순간’ 칼럼도 담고 있는데 언급된 영화를 본 후 다시 읽어보고 싶다. 소설에 묻어나는 분위기와 작가의 관심이 어디에서 기인한 건지 아주 조금 엿볼 수 있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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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분 사용법 - 불안을 다스리고, 자존감을 높이는 100가지 심리 도구
사샤 바힘 지음, 이덕임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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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경험과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 선택한 단어들은 다시 우리의 경험에 영향을 미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생각을 알아채고 이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둘 수 있어야 한다. (p.212)




심리 치료사인 저자는 삶 여기저기에서 맞닥뜨리는 힘든 상황에 사용할 수 있는 심리 도구들을 공개한다. 


1 결심의 도구  

2 변화의 도구  

3 자존감의 도구  

4 행복의 도구  

5 관계의 도구




어떤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연관된 표현(강제와 의무, 책무와 압박감, 스트레스 등)도 활성화된다. 이런 생각과 연결된 감정적 스트레스 반응까지 활성화된다. 의식적으로 하루를 ‘하고 싶다’란 생각으로 채워보자. 스트레스 체계보다 보상 체계를 활성화시켜 결과적으로 삶에 도움이 될 것이다.


간단한 방법으로 삶의 질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싶다면, 이제부터는 ‘머스트’를 문장에서 빼보라. 어떤가? 물론 이것도 ‘반드시’ 해야 할 필요는 없다. (p.141)




최근에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 상황이 있었다. 책 속의 심리 도구를 활용하니 혼자 생각했을 때와 다른 부분이 보였다.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글로 정리하니 감정이 살짝 가라앉고 마음이 조금 평온해졌다.




저자가 ‘후기’에서 언급한 것처럼 독자마다 특히 유용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살면서 다른 도구들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 그때그때 이 책을 참고하고 싶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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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이 웃긴 철학책 -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법
스콧 허쇼비츠 지음, 안진이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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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장 평범한 경험 속에도 철학적인 질문들이 있다는 걸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다. 철학은 철학자들에게만 맡겨두기에는 지나치게 중요한 학문이라는 걸 당신에게 알려주고 싶다. 그리고 나는 당신이 철학을 재미있다고 생각하기를 바란다. 철학은 재미있어질 수 있고, 재미있어야 하고, 잘만 하면 재미있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p.205-206)




아직 읽기 전, 제목을 보고 반신반의했다. 철학책이 웃길 수 있을까? 실제로 피식피식 웃음이 났다. 참고문헌을 제외하면 총 514페이지. 적지 않은 분량인데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막연하고 어렴풋이 생각한 주제들을 다양한 관점으로 곰곰이 생각할 수 있었다.




1부 도덕적으로 행동하기는 생각보다 힘들어

권리 / 복수 / 처벌 / 권위 / 언어


2부 나도 내가 어떤 존재인지 모르겠어

젠더 / 인종


3부 보이지 않는 세상을 보고 싶어

지식 / 진실 / 정신 / 무한 / 신




긴즈버그 대법관의 법률 서기로 일했고, 미시간 대학교에서 법학 및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 그는 두 아이와 ‘철학을 한다.’ 흥미로운 건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건 주로 아이들이다.




리딩 가이드 속 인상적인 미션


Q. 저자는 ‘전차 문제’에 대해 답을 내리지 않고 다음 논의로 넘어갑니다. 여러분은 전차 문제에서 어떤 답을 내렸나요?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 또 다른 사람을 죽여도 되는 때가 있을까요? 혹은 전차 문제는 그것과는 다른 맥락으로 접근해야 할까요?


Q. 무한한 우주에서 우리의 존재가 대단하지 않다는 자각과 우리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태도는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요?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덜 어렵고 유쾌하게 풀어냈다. 웃다가 진지해지고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겼다. 무엇보다도 이 책과 함께 한 생각의 과정은 굉장히 의미가 있었다. 철학자가 될 순 없겠지만 앞으로 철학적 사고를 즐기고 싶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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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맨 데드맨 시리즈
가와이 간지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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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는 나일 것이다. 하지만 어제의 나는 내가 아니었다. 아니, 날짜를 거슬러 올라가며 읽은 이 일기에 따르면 어제도, 그전에도 나는 내가 아니었다. (p.7)



머리가 없는 시체가 발견된다. 가부라기는 얼떨결에 이 살인 사건의 특별수사본부 지휘를 맡는다. 국립대학 법학부를 나왔지만 간부 시험을 치지 않고 형사를 지망한 ‘형사 오타쿠’ 히메노, 과학경찰연구소 프로파일러 사와다, 가부라기의 동기인 마사키는 함께 첫 사건을 수사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두 번째 사건은 몸통,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오른쪽 팔과 왼쪽 팔,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는 오른쪽 다리와 왼쪽 다리가 없는 시체가 차례로 발견된다. 마치 잘라낸 부위로 새로운 사람을 만들어 낼 것처럼. 



수사에 진전이 더딜 때, 경찰은 ‘데드맨’으로부터 이메일을 받는다. 범인은 잘라낸 신체 부분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들어 낸 걸까?



몇몇 단서를 놓치지 않으며 집중했지만 마지막 반전은 예상하지 못했다. 초반엔 설정에 의심을 품다가 어느새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빠져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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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엄숙한 얼굴 소설, 잇다 2
지하련.임솔아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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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대 문단의 주목을 받은 지하련 작가의 소설 네 편, 임솔아 작가의 소설과 에세이를 각각 한편씩 담았다. 



지하련, 「결별」

형예는 남편과 다투어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얼마 전 결혼한 친구 정희의 집으로 초대를 받는다. 들썩거리는 분위기에 즐겁고 한편으로 외로운 마음도 느낀다.


형예는 전에 없이 아름답고 즐거운 밤인 것을 확실히 느낄수록 어쩐지, 점점 물새처럼 외로워졌다. (p.50)



지하련, 「체향초」

삼희는 친가에 왔다가 조용히 쉬고 싶어서 산호리에 있는 오라버니 집에서 지낸다. 오라버니와 가까운 태일 군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된다. 



지하련, 「가을」

아내와 제일 친한 동무 정예가 집에 놀러 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로 할 말이 있다는 편지를 받고 정예를 만나러 가는데….



지하련, 「종매」

누이 원이를 찾으러 간 절에서 병을 앓고 있는 화가 철재를 만나 점점 친해진다. 아끼는 누이와 시간을 보내니 좋지만 의견이 어긋나기도 하고, 친구 태식과 누이는 서로 안 좋은 감정이 있는 것 같다.



임솔아, 「제법 엄숙한 얼굴」

말이 많은 데다 말의 대부분이 자랑인 카페 주인 제이. 카페에서 일하는 영애, 제이와 자주 미팅을 하는 수경은 자랑을 듣다 지쳐버렸다. 그의 입을 막고 싶어서 수경은 영애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임솔아, 「약간의 다름과 미묘한 같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지하련 작가는 ‘근대’ 작가로 분류된다. 그런데도 지하련 작가의 소설은 요즘 출간되는 그 어떤 소설보다 요즘 소설 같았다. (p.265)



‘소설, 잇다’ 시리즈 두 번째 책. 오랜 시간 잊혀온 작가를 만나고,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이야기로 이어지는지 살펴보는 건 흥미롭다. 지하련 소설의 인물은 생생하고, 각 소설의 여운 있는 마무리가 인상적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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