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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완득이와 우아한 거짓말이 영화화 되면서 더욱 명성을 떨치고있는
김려령 작가의 작품이라 기대를 가지고 책을 잡았네요.
결혼정보업체 웨딩라이프의 비밀 자회사인 NM(NEW MARRIAGE) VIP팀에서
육년차 차장으로 일하고 있는 FW(FIELD WIFE) 인지의 4번째 결혼 마지막날에서
소설이 시작됩니다.
VIP회원이 비싼 회비를 내고 기간제 부인과 결혼생활을 한다는 설정 자체가
낯설고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지만 책을 읽다 보니 그런 결혼도 어쩌면
남녀가 살아가면서 선택할 수 있는 삶의 한 방법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조금 다른 결혼의 방식. 기간이 만료되면 헤어지거나 회원이 원하면 다시 한번 더
결혼생활을 연장할 수도 있고 FW나 FM이 싫으면 그대로 헤어지는 결혼.
인지는 네번째 결혼이 괜찮았다는 남편의 선택에 따라 다시 한번 그와 다섯번째
결혼 생활을 하게됩다.
남편이 하는 일은 철저하게 모르쇠로 일관하고 부인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며
살아가고 있는 인지앞에 친한 친구인 시정으로부터 소개받은 엄태성이라는
남자가 그들의 가정에 등장하며 소란을 피우고 회사 구조대로부터 어디론가 격리되는
일을 겪습니다.
고교시절 친한 삼총사였던 인지와 시정 혜영에 얽힌 지나간 이야기들이 등장하고
시정이 사실은 자신을 좋아하는 동성애자라는 것도 알게됩니다.
인지가 처음으로 사랑한 남자가 동성애자였다는 이유로 엄마로부터 더러운 취급을
받고 헤어지게 되면서 인지의 삶도 달라지게 되는 계기가 있구요.
몰랐고 끝까지 몰라도 됐을 모르는게 더 나았을 그런 세계가 내 손을
잡았다
다섯번의 결혼을 뒤로 하고 인지는 결혼정보회사에 사표를 던집니다.
생각보다 긴 시간 NM에서 생활하고 서른을 맞이하면서 새로운 삶 앞에 서는
인지! 자신이 끌고 다니던 트렁크에 발이 걸려 본능적으로 손잡이를 잡으며
전남편과 시정을 동시에 떠올리는 그녀를 보며 앞으로 그녀의 삶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증을 남기며 소설은 끝이 납니다.
그동안 잘 살았는지 못 살았는지는 시간이 좀더 흘러야 알 것 같다.
후회되는 삶이 모두 잘못 산 건 아닐 테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