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이 무어, 따로 있나 문학동네 동시집 32
서정홍 지음, 정가애 그림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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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농부라고 밝힌 시인 서정홍의 시집을 읽고

가슴 밑바닥에서 뭉클하는 기운이 올라왔습니다.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이 아닌 우리 주변에 있는 평범하고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쓴 그의

시는 마음에 커다란 울림을 주고 감동을 줍니다.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길 바라며 썼다는 서정홍 시인의

말처럼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억누르지

말고  서로 마음을 나누며 사는 세상을 그려봅니다.



책 제목인 주인공이 무어, 따로 있나 시의 일부분입니다.

드라마 보조 출연자 진수 삼촌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써 놓았는데요.

일용직 노동자이지만 자신이 텔레비전에 나오면 기분이 좋다는 그들.

드라마나 영화 촬영 현장에서 그들이 대접받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전해져 오네요.



장에 같이 가면서 곤한 아내를 조금이라도 더 자게 하려는

남편의 배려를 자식의 눈으로 바라본 아버지 마음.

아버지들은 말로 표현을 안해도 이렇게 행동으로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로하고 지켜주고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 코 끝이 찡하더라구요.



감시 카메라 천국인 세상이죠.

어딜가나 카메라가 지켜보고 있는 세상.

옷 가게에서 일하는 이모도 주인은 없지만 감시 카메라로 인해

맘 놓고 쉬지도 화장실을 가지도 못한답니다.

사람은 사람다운 대접을 받아야 더 사람다운 행동을 한다는 게

저의 생각인데 작가도 같은 생각을 했나 봅니다.

 

재치있는 동시 약속을 읽고 웃음을 터트렸어요.

아이는 약속을 안 지켰다고 때리면서 아버지는 왜

약속을 지지키 않으셨을까요? 벙싯 웃음이 납니다.


요즘 세상에 이사 가면서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을까 싶네요.

괜히 샘나고 질투나는 풍경입니다.

자신의 가족들이 아무 탈 없이 잘 살도록 해준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 이런 마음으로 이사를 가는 분들은 또 고맙고

감사한 것에 둘러싸여 살아갈 것입니다.

 

 

이 외에도 많은 시들이 정겨운 우리 이웃의 삶을 보여주고

그들이 하고픈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동시라서 가볍게 읽히지만 깊은 울림을 전해주는 따뜻함이

있는 시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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