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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어쩌면, 어쩌면
박광수 지음 / 청림출판 / 2014년 7월
평점 :
광수생각으로 선풍적인 돌풍을 일으켰던 만화가 박광수가
또 다시 잔잔한 감동을 안고 돌아왔네요.
제목에서 전해지는 두근거림과 조심스러움을 안고 책을 만났습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의 어머님이 치매에 걸렸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흘러가는 세월속에서 기대가 작아지고, 순응하는 법을 배우며 살아가지만
어머니가 기적처럼 다시 자신을 기억하고 맛있는 음식을 차려주길 기대하는
간절한 마음이 제목 어쩌면 어쩌면 어쩌면 에 녹아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나, 그대로의,나.
안녕, 낯선 사람
안단테, 안단테,안단테
다시, 우리의, 봄날.
참, 좋은, 날들.
이렇게 다섯 챕터로 나누어 삶의 모습들을
다양하게 담아낸 그의 만화와 글들이 예전처럼 마음을 두드리는 것은
그가 나이들어가고 나도 나이들어가면서 느끼는 공감대가 더 커져서
이겠지요.
가장 감동적이고 가슴이 뭉클해진 안단테, 안단테,안단테에서는
치매에 걸려 점점 생각을 잃어가는 어머니를 바라보는 자식의 마음과
그런 부인을 돌봐주는 아버지의 마음을 달래주고 싶은 자식의 간절함이
뭉클하게 드러나 있네요.
아버지의 18번을 알고 있는 아들은 그래도 행복하겠지요.
살아 생전에 우리 엄마도 저자의 아버지의 18번 곡인 '울어라 열풍아'를
밥을 하시거나 빨래를 개면서 자주 흥얼거리셨는데, 도무지 아버지의
18번을 뭔지 생각이 안나는군요.
아버지와 같이 노래를 불러 본 적이 없다는 안타까움이 확 달려듭니다.
제 소망도 광수님과 같이 딱 한번만 엄마와 같이 식사를 해보고 싶은건데요.
저는 엄마가 해준 음식이 아닌 제가 차린 밥상으로 엄마를 대접해 드리고
싶어요. 한번도 해 드리지 못한 엄마를 위한 상차림. 그게 저에게는 가장
큰 아픔중의 하나거든요.
예전의 광수생각에 나온 신뽀리 캐릭터와 달리 더 단순해진 캐릭터지만
그 단순함이 더 좋네요.
솔직함이라는 히든 카드와 명쾌하면서 삶의 추억을 건드리는 그의
글에 녹아든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선 자리에서 문득 뒤를 돌아본거 같기도 하고, 앞을 향해 정직하고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해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