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가는 미술관 - 기억이 머무는 열두 개의 집
박현정 지음 / 한권의책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혼자 가는 미술관 기억이 머무는 열두개의 집은

저자가 미술작품을 보면서 자신과 관련된 여러가지 기억과 추억을

떠올리면서 작품에 다가가는 과정이 참으로 편하고 좋았던 책입니다.


각 작품마다 그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의 사진이 나오고

작품에 다가가기 전 자신의 에피소드를 먼저 얘기해서 마치 친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몰입감이 생기는 매력이 있더라구요.

천경자의 작품 [생태]는 서른 다섯마리의 뱀이 뒤엉켜있습니다.

자신이 사랑했던 서른다섯 살 뱀띠 남자와 이루어질 수 없었던 운명을

같은 숫자의 뱀으로 새겨 넣은 이 작품은 다른 천경자의 작품과는

너무도 다르고 생소해서 놀라웠습니다.



황실의 문장인 오얏꽃 문장을 찾아가면서 들려주는

고종에 관한 이야기와, 그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여러가지

상황에 고개가 끄덕여지고 하나의 제국이 막을 내리는 시대에

황제로서 살아야했던 고종의 애환과 노고가 안타깝게 다가 들더군요.


마흔이 다 되어 그림을 그리게 된 윤석남의 작품 [사람과 사람없이 전]입니다.

"나는 제 자식만 아는 사람들이 싫다. 그건 모성이 아니라 이기심일 뿐이다. 자식을

사랑하다 보니 주변까지 아우르게 되는 것. 자기의 사랑을 사회로 확장하는 것, 가령

생태 무제이 관심을 갖는다거나 하느 것이 모성이다."

자식에 관한 사랑을 타인에게, 그리고 동물을 포함한 이 세상 모든 약자에게 적용하는

모성의 극대화를 1,025마리 나무로 조각해낸 이 작품을 보면서 사랑 가득한 그녀의

마음과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전업주부로 살면서 자신만을 위한 공간이 없다는 사실에 울화가 치밀어 그렸다는

[핑크룸 IV]는 작품에서 전업의 울화를 달래고 있는 나의 모습이 보여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보았다는 빌 비올라의 작품입니다.

과천미술관은 친숙하고 장미원에도 자주 들르는데도 이러한 작품을 만나지 못한

청맹과니 같았던 저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입니다.

 

사학과 미술이론을 전공하였던 작가라서인지 영월 청령포에 얽힌 단종의 비애와 사육신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서용선의 작품과 국립 고궁 박물관에 소장된 십장생도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는 힘이 남달이 좋았습니다.

 

억지로 미술을 강요하고 작품을 해설하며 잘난체하는 책이 아닌 미술속에서

자신의 과거를 만나고 그 시절의 자신과 만나면서 웃고 울며 치유를 받은 듯한

시간을 안겨주는, 그래서 더욱 정감이 가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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