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 죽고, 시에 살다 - 요절한 천재 시인들을 찾아서
우대식 지음 / 새움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요절한 12명의 천재 시인들을 찾아서 우리들에게 소개한

이 책은 시가 과연 무엇이길래 이렇게 시인들의 삶은 아프고

험한 것일까 하는 생각은 오래오래 하도록 했습니다.

 

저자는 "죽은 시인과 죽지 않은 시를 동시에 만나는 순간의 벅찬

'어처구니'가 나를 더더욱 이 작업 안으로 몰아 붙였다.

열두 명의 시인들을 모두 만나 후의 감정이란, 잊고 지낸 온기와

이름 없는 악기 하나늘 선물로 받은 기분이다" 라고 표현합니다.

 

해질녘 안개의 냄새, 안개 속으로 걸어간 새 하얀, 해변의 죽음,

니르바나를 향한 단독자의 길 등 작가 앞에 붙이 수식어 마저

아련한 슬픔을 불러 일으킵니다.

저자 우대식이 오래전에 세상을 떠난 시인들을을 찾아 다니면서

느꼈던 고단함과 애닲음이 고스란이 느껴집니다.

 

80년대를 대표하는 시인 기형도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가 극장에서 죽은 것은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시운동 동인들과  막역하게 지냈지만 동인으로 활동하진 않았고

유년시절을 바탕으로 한 소설도 썼던 천재시인 기형도는 동화적

상상력도 풍부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다정다감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기자로 일하면서 문화부에서 일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그는 천상

시인이었구요.

자유로움을 좋아하고 집단적 전체주의를 혐오한 사람.

텅빈 집과 같은 쓸쓸함을 남기고 스물아홉 짧은 생을 마감한

지상에 오래 머무르지 않은 천사였습니다.

 

빈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는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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