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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어쩌면 그렇게 - 나의 친구, 나의 투정꾼, 한 번도 스스로를 위해 면류관을 쓰지 않은 나의 엄마에게
이충걸 지음 / 예담 / 2013년 4월
평점 :
남자가 엄마에 대해 적었다.
같이 사는 늙어가는 아들이 더욱 더 늙은 엄마를 바라보는 시선은 절절하다 못해 아리다.
GQ편집장이라서인지 글을 정말 맛깔나게 썼고 아는것도 무지막지하게 많다.
표지 사진을 보면 영락없는 대학생뻘인데 내용을 읽어보면 50이 넘었다 해도 무리가 없을 듯한 사람.
아무리 찾아봐도 나이가 안나온다.ㅎ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아들은 아들...
아픈 엄마를 돌볼때는너무나도 의젓하다가도 갑자기 서너살 어린아이 같다가, 반찬 투정에
옷타령, 골고루 갖춘 진짜배기? 아들이다.
책의 첫장이 인공관절 수술을 한 엄마에 대한 이야기다. 지금까지 앓았던 병을 다 합쳐도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충격보다는 못하다고 말하시는 어머니.
작년 여름 인공관절 수술을 하신 아버지 생각에 마음이 컥 막혔다.
한 달여를 병원에 입원하고 계셨는데도 한번도 가보지 못한 무정한 딸이여서였다. 수술하고 쓰시라고
침대만 덜렁 배달시켜 드리고 내 할일을 다했다고 위안으로 삼았으니...
책에서 이충걸의 어머니는 말한다. 옆에 있는 자식은 스치고 멀리 있는 자식은 비춘다고......
엄마를 위해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좋은 옷을 맞춰드리고, 교회에 모시고 가고, 병원에도 모시고
가고 충실한 아들역할을 하지만 엄마는 그런 아들 때문에 제일 스트레스가 많단다.
모든 부모의 걱정은 때가 지났는데도 혼자인 자식걱정 아니겠는가.
차라리 혼자 힘들고 외롭고 아파도 자식이 짝을 만나 훨훨 자유롭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을 아들은 애써 외면한다.
이렇게 엄마의 바람과 아들의 행동은 언제나 상반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들 모자가 엄청나게 부럽고 부럽다.
엄마 입장에서가 아닌 아들 입장에서 말이다.
살면서 최선을 다해서 엄마를 위해서라면 집을 팔아서라도 다 해주겠다며 살다보면 정작 엄마가
사라지고 난 다음에도 후회가 남지는 않을테니까 말이다.
그런 기회마저 박탈당한 후회많은 딸은 이 책을 보며 부러움에 코를 훌쩍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