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스의 문학 - 삶, 그 열림과 생성의 시간 아우또노미아총서 10
조정환 지음 / 갈무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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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환은 상당히 어려운 용어를 많이 사용한다.

처음 읽을 때에는 꽤나 어려운 용어들을 사용하는 그의 말 때문에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기가 힘들었지만

두 번째 읽을 때에는(그리고 그의 다른 글들을 참조하면서)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는 했다.


그런데 사실 의문이 드는 건,

과연 조정환이 문학 평론가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1920년대의 <카프>도 아니고, 이렇게나

자신의 자율주의적 성향을 쏟아붓는 글들을 문학평론이라고

내놓는 것도 참 우습다.

자율주의적 성향을 내비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문학평론은 뒤로 빠지고 자신의 자율주의 전도에 정신을

쏙 빼놓고 있다.

그나마 그가 하는 얘기는 거의 다 네그리가 하는 얘기를

한국식으로 변종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다보니 문학에 대한 얘기를 하는 건지

아니면 자신이 지지하는 이론을 전파하는 건지

정말 헷갈리게 된다.


김지하를 비판하는 부분도 웃기는 부분인데,

들뢰즈를 감싸는 방식으로 김지하를 공격한다.

나도 김지하를 지지하는 입장은 아니고 오히려 좀 멀리하는 편이나,

네그리에게 영향을 준 들뢰즈 이론에 갇힌 조정환은

들뢰즈의 이론에 기대어서 김지하를 비판할 따름이다.

그러니까 결국 자신은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김지하를 비판하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들뢰즈를 감싸기 위해 김지하를 비판하는 형식이 되고 말았다.

뭐 조정환이 네그리의 이론을 신봉하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니

(그리고 신봉하는 것 자체를 가지고 뭐라고 할 건 아니고)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도 해 본다.


뭐 어쨋든 괜찮은 문학평론을 기대하고 이 책을 보게 된다면

상당히 실망하게 될 것이다.

유종호, 김현 등의 글쓰기를 기대한 사람은 더욱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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