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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을 만드는 농업인 - 창의적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
남상일 지음 / 렛츠북 / 2019년 11월
평점 :
농업으로 반려견 먹이 만들자…2차 부산물
[서평] 『선진국을 만드는 농업인 (창의적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남상일 저, 렛츠북, 2019. 11.07)
게리 클라인은 연결이야말로 모든 과학적 통찰의 어머니라고 했다. 연결에 의해서 창의적 결과를 이룩하는 사례는 너무나 많다. 서로 관련성이 없을 것 같은 두 개념을 절묘하게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느낌과 정서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어떤 문제에 대한 분석을 할 때 1차원적인 접근만으로는 실패하기 쉽다. 어떤 문제가 발견됐다면 그 문제와 이에 관련된 시스템을 이해해야 한다. 1차적 원인 뒤에는 2차적이고 또는 3차적인 문제점들이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선진국을 만드는 농업인』의 저자는 농업 분야에서 미래를 통찰력 있게 바라보게 하는 조언을 제시하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글로벌 경쟁의 시대를 헤쳐 나가야 할까. 농산물에는 밀, 옥수수, 과일, 채소, 우유, 치즈, 와인,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책에는 이러한 작물들의 나라별 재배와 수출, 수입 현황은 책에 도표로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고 구체적인 미래 방향도 제시되어 있었다.
특히 ‘쌀’과 관련한 작물 산업이 주로 소개가 되었는데, 이외에도 국가에 따른 농업 특색을 사례를 통해 흥미롭게 제시했다. 세계적으로 농업 분야에서 나름대로 성공적으로 국가 경영을 하고 있는 나라는 많이 있다. 그 가운데 저자는 우리나라와 유사한 환경을 갖고 있거나 참고가 될 만한 특성을 가진 국가로서 이탈리아, 네덜란드, 미국, 일본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농업에 문화적 가치관과 기업가정신을 적용하자
이탈리아 농업환경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다. 같은 반도 국가이며 남북으로 아펜니노산맥이 우리나라의 태백산맥처럼 뻗어있고 산악 지형이 많은 관계로 평지 면적이 작다. 차이가 있다면 이탈리아는 구릉지가 많이 개발돼 포도 등 영속작물을 재배한다는 점이다. 이탈리아의 올리브유는 그 품질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다.
또한 이탈리아의 자체적인 밀 생산량은 연간 약 8백만 톤이며 수입 물량은 약 7.7백만 톤이다. 이탈리아에서는 필요한 파스타 물량을 생산하기 위해 자체 생산하는 밀뿐 아니라 외국산 밀을 수입한 후 파스타로 재가공해서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는데, 지방에 따라 나름대로 독특한 전통 형태의 파스타를 갖고 있다. 특유의 문화적 가치관이 농업에 작용한 것이다. 이처럼 농업에서도 자신들의 가치를 성공적으로 전개하는 창의성이 있어야 함이다.
네덜란드의 경우 내수시장규모는 유럽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 작다. 당연히 수출할 수 있는 농업작물을 오래 전부터 발굴해야 했다. 네덜란드는 역사적으로 기업가정신이 강했을 뿐 아니라 유럽 내 다른 국가로 농산물을 유통할 때에 냉장 트럭을 이용해서 신속하고 낮은 원가로 육로운송이 가능한 지정학적 비교우위를 갖고 있었다. 19세기에 겨자씨를 이용해 겨자채를 생산하는 크리스텐센의 사례가 있다. 이는 역사적으로 식물공장에 대한 최초 시도였다. 이후 네덜란드는 현재와 같은 시설원예 분야의 선도국가가 됐다.
꾸준한 기획 능력이 필요한 농업 산업
우리나라의 미래 경제현상을 예측하는 데 일본의 경우를 참조하는 것은 상당히 유의미하다. 일반적으로 일본의 경제는 한국보다 약 10년 내지 20년 정도 선행해서 여러 가지 현상을 미리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생산가능 인구는 2018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10년이 지나서 생산가능인구가 정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했고, 그 이후로 온갖 경기부양책이 시행됐지만 도무지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과 같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우리나라 역시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농산물 수출에서 매우 저조한 상황인 것은 지정학적인 원인이 가장 크다. 비행기나 선박을 이용해야 하는 원가상승 요인이 있으며 동남아시아를 포함해 주변국들의 경제적 여건이 EU시장만큼 구매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제약이 있다. 그러나 농업인구의 감소는 국가 인구 동향과 경제 동향으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변화해 갈 것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
어떤 아이디어가 현실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원하는 바와, 필요로 하는 바가 서로 맞아야 하며 시대적 가치관과도 조화를 이뤄야 한다. 성공한 아이디어는 경제를 성장시키며 사회를 발전시킨다. 그리고 이러한 발전들은 역사의 일부가 된다. 저자는 농업을 반려견 먹이, 일본에 대한 깻잎 수출, 농작물 세척 기계 등 다양한 2차 부산물로도 발전시킬 수 있음을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러한 농업 또는 식품 분야는 잔잔한 물결이 모여 큰 물길을 만들어내는 것이기에, 작은 성공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획 능력이 중요하다. 책의 뒷부분은 쌀 시장과 관련한 내용이 다수다. 쌀에 대한 새로운 기호 시장을 만들어내는 법 구체적으로 소개되었기에 전망에 대해 흥미를 가진 사람이라면 훑어보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