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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코노미가 온다 - 트렌드를 주도하고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여성 소비에 주목하라
타파크로스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12월
평점 :
대한민국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아라!…‘쉬코노미’
[서평] 『쉬코노미가 온다 (트렌드를 주도하고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여성 소비에 주목하라)』(타파크로스 저, 한스미디어, 2019. 12.18.)
과거 ‘여심’을 공략하는 마케팅 속 여성의 이미지는 외모적으로 아름답다든지, 남성에게 예쁨 받거나, 가족을 위해 헌신하거나, 사랑을 위해 무언가를 포기하는 모습이다. 지금 광고 속 여성은 주체적으로 삶을 이끌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모습이 다수다. 『쉬코노미가 온다』에 나온 ‘쉬코노미’ 뜻은 ‘여성’과 ‘경제’의 합성어다. 즉 여성이 주체가 되어 소비 활동을 하는 경제를 의미한다. ‘쉬코노미’라는 용어는 지난 2010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소비 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여성을 주목하면서 등장했다.
마블 ‘어벤져스’ 시리즈에 새로운 여성 히어로가 나왔다.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최초의 여성 단독 주연 영화에서 말이다. 주인공은 바로 온 우주의 위험과 맞서는 히어로 캡틴 마블이다. 캡틴 마블은 원더우먼과 달리 노출이 없는 의상을 착용하고 있고 표정이나 몸짓으로 섹슈얼한 분위기를 내려 애쓰지 않는다.
미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페미니즘이 확산되면서 사회 곳곳에서 여성들이 점차 더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 정점을 찍은 사건이 바로 2018년 국내에서 벌어진 미투 운동이다. 그런 점에서 책은 우리나라 여성의 소비패턴을 주로 다루었으며, 문제를 제시하고 분석한 뒤 보고서 형식으로 나타낸 특징이 있다. 분석 기간이나 자료를 도표나 이미지로 제시한 것도 특징이다.
경제의 소비 주체에서 진정한 주체가 되기를 바라며
여성 속옷 브랜드 ‘써드러브’는 여성들이 정확한 속옷 사이즈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기업 ‘띵스’는 여성들이 생리 중에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신소재 팬티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증가하는 여성 고객에 대해 시장 분야별 처우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전체 자동차 오너 대비 여성 오너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여성 역할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20대까지 여성의 고용률은 남성 대비 1~2% 가량 더 높은 수준이지만 30대가 지나면서 남녀 고용률 차이는 약 27%가량 커진다. 큰 이유가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인해서다. 불가피하게 여성들에게서만 경력 단절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추세로 인해, 바쁜 엄마들을 겨냥한 육아용품의 고급화가 나타났다. 또한 아이 돌봄에 대한 공백을 메우기 위한 프리미엄 놀이 돌봄 서비스까지 출시됐다. 워킹맘들의 가사 노동 시간을 줄여주는 주방 가전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저자는 요즘 우리 경제의 소비 트랜드를 선도하는 이들로 여성을 선두에 두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여성이 사회공헌 여부에 민감도가 높다는 점이다. 사회공헌 기업에 대해 여성의 평균 지불 의사 가격은 남성보다 약 40% 높다. 두 번째 이유는 여성이 뛰어난 공감과 소통 능력으로 기업을 이끌고 소비자와 교감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 리더들이 빠르게 증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결과적으로 여성은 높은 소통 능력으로 상품과 브랜드에 대해 발 빠르게 입소문을 내는 주체다.
정형화된 美를 거부하고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여성이 느는 만큼 이들의 니즈를 저격한 상품들도 새로이 만들어지고 있다. 여성 소비자들이 나를 위한 소비를 지향하면서 소비의 연장선으로 나를 위해 ‘셀프 선물’하는 것에도 과감히 지갑을 연다. 최근에는 나이 드는 여성의 아름다움에도 주목하는 추세다. 세월을 거친 자연스러운 피부 그 자체로도 아름답다는 인식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작년 2019년에는 아름다움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사례들이 큰 찬사를 받았다. 예로 나이키에서 나온 플러스 사이즈 마네킹이 있다.
주의할 점은 마케팅 의도나 취지가 좋을지라도, 여성을 대상화하거나 물건화 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마케팅이 브랜드 가치와 잘 어울리는지도 중요하다. 이외 저자는 비거니즘, 기업에 무섭게 돌아서는 소비자, 불매 운동, 홈 뷰티, 비건 화장품, 제대로 된 한 끼 등의 주제자로도 여성을 꼽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굳이 ‘여성’과 연관시키지 않아도 될, 모든 연령과 성별을 충분히 소비자로 보아도 될 소재에 여성을 주체로 삼은 점은 아쉬웠다.
착한 기업을 여성 친화적 기업으로 나타낸 것도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여성 집단이 주체성인 양 표현된 책이지만, 2부인 ‘세상을 움직이는 그녀들은 누구인가’는 약간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온라인 결집력이 뛰어난 여성들에 의해 경제 부분들이 더 쉽게 조직되는 경향이나, 트위터 채널의 핵심 이용자가 젊은 여성이라는 점은 눈여겨 볼만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2019년도 대한민국 여성들이 처한 사회적 환경에 대해 잘 이해하고, 그녀들의 마음을 파악하여 2020년 대한민국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돕는 길잡이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