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의 힘 - 최고의 성과를 만드는 습관
권동칠 지음 / 성림원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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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각자라면 끊임없이 생각한다 … 관찰의 힘

[서평] 『관찰의 힘 (최고의 성과를 만드는 습관)』(권동칠, 성림원북스, 2020.04.16.)


1994년, 한 기업인이 오래 꿈꾸어 온 자체 브랜드 ‘트렉스타’를 탄생시켰다. 신제품의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야산에 올라 등산객들을 유심히 지켜보았고, 그러던 중 그는 평범한 운동화를 착용하고 산을 오르는 등산객을 보았다. 투박한 등산화를 신은 이들보다 발걸음이 훨씬 가볍고 경쾌해 보였다. 무겁고 딱딱한 등산화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관찰의 힘』의 저자가 그렇다.  


저자는 사람들의 발을 보고, 걸음을 보고, 신발을 보며 살았다. 누가 본다면 땅만 보며 걷는 인간이라고 여기겠지만 그는 더 먼 자신의 삶을 관찰로서 설계하고 있는 중이었다. 관찰의 결과는 여러 번의 실험을 거쳐 가장 단순하고 가벼운 결과물로 나오기 일쑤였다. 저자는 이를 파블로 피카소의 ‘<황소> 연작’으로 비유 했다. 


이 작품은 11장의 판화다. 사화에 가까운 처음의 황소 그림이 단계를 지나면서 점점 단순화되다가 11번째 작품에 이르러서는 몇 개의 선으로만 남는 과정을 보이는 작품이다. 피카소는 디테일을 단계적으로 생략해나가면서 극도로 정제된 본질만 남기는 기법을 보여주었다. 스티브 잡스 역시 가장 간결한 형태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때까지 제품 콘셉트와 디자인을 단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자는 이러한 관찰을 자신의 신발 철학에 접목시켰다. 




과감한 포기와 꾸준한 관찰


한창 거미 신발을 개발하던 시기였다. 탈옥수 신창원이 아파트 벽 가스 배관을 타고 가정집을 드나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소식은 저자와 동료들에게 충격을 주었는데, 자신의 신발이 범죄에 쓰일 가능성을 소비자에게 심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출시하려던 거미 신발을 포기해야 했다. 저자는 거미 신발을 포기한 후 한 달 동안이나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거미 신발 사건은 사회에 대한 기업의 공익성을 생각하게 했고, 이후 저자는 사회를 좀 더 진지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저자는 바쁘게 살았다. 동종업계와 협업하거나 꾸준히 동향을 살피며 경쟁했다. 인라인 스케이트 제작에서는 고통과 기쁨을 맛보았다. 국군 장병에게 편안한 군화를 신게 하려 노력했고, 길거리 사람들의 발 샘플을 채취하기 위해 1년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러한 자신의 젊은 날을 저자는 ‘열정’이라 불렀다. 그때 머릿속에는 오직 일밖에 없었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였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계발하고 발전시키는 데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 저자는 언제나 물음표를 던졌다.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떠올리던 때도 그렇다. 딸과 함께 tv를 보던 중 사방이 얼음으로 둘러싸인 극지대에서 살아가는 북극곰이 빙판 위를 자유자재로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았다. 무언가 특화된 기능이 숨겨져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연구 끝에 신발에 아이스크립 기술을 접목해 미끄러지지 않도록 설계를 했다. 


세상에 똑같은 발을 가진 사람은 없다


신발사업의 관건은 창의력이다. 과연 74억 인구 중에 똑같은 발 모양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사람의 얼굴이 그렇듯 발 모양도 제각기 다르다. 단순해 보이는 신발이지만 적게는 80개에서 많게는 200개가 넘는 부품이 모여야 비로소 한 족의 신발이 완성된다. 신발 하나에는 80개에서 200개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시킬 영역이 있는 것이다. 각 부품과 공정에 창의력을 부여하고자 노력한다면 새로움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러한 창의력은 항상 아이디어를 낚아챌 준비가 되어 있을 때 비로소 살이 붙는다.


선각자라면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연구해야 한다. 밖에 나가 사람들을 자세히 관찰하면 답이 보인다. 언제 어디서든, 모든 사물에서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다. 저자는 출장을 떠날 때 반드시 검정색과 빨간색 펜을 지참한다고 했다. 단순한 기록은 검은색 펜으로, 개선하거나 기억해야 할 포인트는 빨간색 펜으로 메모했다. 기록과 메모를 습관화하지 않는 사람은 삶의 목표가 없거나 게으른 사람이라 여겼다. 또 출장길에 나설 때 항상 2~3권의 책을 챙겼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는 감각에서 비롯된다. 그 중 시각적인 관찰은 저자의 신발 업계를 성장시키는 데 매우 중요했다. 관찰은 아이디어로 나아가면서 이전의 관찰에 살을 붙인다. 가끔 머릿속에 답답할 때는 산책을 다녀보자. 세상을 두루 돌아다녀보자. 목적이 없더라도, 세상을 보며 느낀 모든 감각이 언젠가 아이디어로 쏟아지는 날이 올 것이다. 『관찰의 힘』은 저자가 기업인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신발에 대한 그의 철학을 담았으며, 신발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파악하게 하는 책이며, 독자에게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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