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산다 - 우리 시대 문화예술인들이 말하는 나답게 사는 20가지 방법
신희지 지음 / 꿈의지도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외롭고 고통스럽지만 자유로이 '나답게 산다'

[서평] 『나답게 산다 (우리 시대 문화예술인들이 말하는 나답게 사는 20가지 방법)』(신희지, 꿈의지도, 2019.01.03.)

 

저자 신희지 씨는 '나답게 산다'라는 책의 부제가 말하듯 우리 시대 문화예술인들 20명을 만나 그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지리산 행복학교 교무처장을 맡고 있는 작가는 전직 잡지사 기자이기도 했다. 문화예술인들 중에는 우리에게 낯익은 이름들, 예를 들어 김미화, 전유성, 김명곤, 안치환, 백창우, 이준익, 이철수, 권해효, 임동창, 류근 등과 더불어 내겐 낯설은 최정화, 유진규, 안은미, 김홍희, 김동유, 김광석(기타리스트), 이채훈, 신관웅 등도 알게 되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지독하게 외로웠지만 자기 극복을 했다는 점이다. 세상과 타협할 줄 모르고 자신의 길을 간 문화예술인들이기에 이 시대가 여전히 이들을 조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답게 산다』의 제일 첫 번째 인터뷰이는 김미화 씨이다. 그녀는 개그우먼에서 시사 라디오 MC를 맡고, 현재 용인에서 시민들과 소통하는 카페를 운영 중이다. 김미화는 외로움이라는 게 사실은 우리에게 아주 큰 보물이라고 강조한다. 아주 좋은 말이 눈에 띄었는데, 바로 "웃기는 사람이 우스운 사람은 아니라는 걸 보여줬다."이다. 웃기지만 우스운 사람은 아니다. 촌철살인이다. 김미화는 자신의 묘비명에 '웃기고 자빠졌네'를 새기고 싶다고 한다. 그녀가 강조하는 행복이란 그걸 알아차리느냐 아니냐에 달렸다.

 

책을 좋아하고 철학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조용헌 씨의 내용 역시 인상 깊었다. 그는 불교를 전공해 박사학위까지 받은 전력이 있다. 삶의 지혜를 얻기 위해 무수히 많은 사람을 만났다고 한다. 내가 존경하는 '이규태 코너'의 바통을 이어받아 <조선일보>에 오랫동안 칼럼을 써오고 있다. 자살에 대한 독특한 내용이 있다. 대개 자살하는 사람들은 노력을 믿으며 적극적으로 살아온 사람들이라고 한다. 너무 적극적으로 살아 왔기에 해도 안 된다는 걸 깨달은 순간 삶을 포기하는 것이다. 조용헌 씨는 "삶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욕망을 포기해야 하는데 그 구분조차 혼란스러울 때가 생겨버리는 것이다."고 조언해줬다. 그는 행복 상류층이 되길 바란다. 행복을 과시하는 건 자발적으로 가난해지는 것이다. 마음을 비우면 행복이 비로소 보인다.



 

삶이 아니라 욕망을 포기해야 하는 법

 

판화가 이철수 씨의 내용 역시 눈에 띄는 게 많았다. 특히 스승에 대한 부분은 반성을 하게 된다. 오랜 동안 좋은 스승을 찾아 헤맸다. 왜 나에겐 남아 있는 스승이 없을까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스승은 스승의 그림자를 남기지 않는 법. 왜 스승이 필요한지부터가 출발점이다. 마음의 갈피를 잡고 싶다면 스스로 중심을 잡는 거 우선이라고 이철수 씨는 강조한다. 머리보단 마음으로 깨달아야 한다. 이철수 씨는 "어쩌면 진짜 스승은 자취가 없는지도 모른다며, 눈에 보이는 선생은 선생이 아니다."고 얘기해준다. 또한 나이 들어서 쓸 돈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죽도록 쓸 마음 걱정을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 외에도 정말 구구절절 마음에 새길 만한 글들이 많다. 시인 류 근 씨는 상처와 고통을 안고 산다. "새로운 고통이 배달될 것이다"라고 말하는 그는 상처를 통해 공감을 한다. 그래서 스스로 상처로 내몬다. 무용가 안은미 씨는 다름이 가장 아름답다면서 학생들이 야생의 들판에서 마음껏 자신을 펼치도록 내버려둔다.

 

설치미술가 최정화 씨는 예술이라는 게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바로 진짜 예술이라고 강조한다. 화가 김동유 씨는 화가의 자존감이라는 건 남들한테 보여주려고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래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보이려 하기보단 내가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게 그림이다. 작곡가 임동창은 바람처럼 그 무엇에도 걸리지 말고, 억지도 쓰지 말고 신명나게 노는 게 사람이 되는 방법이라고 알려줬다. 모두들 정말 다 도인들 같다.

 

내공을 가진 사람들은 한결같이 고통을 인내했고, 그 속에서 자유로웠다. 학문도 예술과 같아서 정중동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 나도 학문을 예술로 승화시켜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