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대 행복한가요? - 삶이 힘든 그대를 위한 인생 처방전
박혜린 지음 / 성안당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늙음보다 늙도록 헛되게 사는 걸 탄식할 것!

[서평] 『오늘 그대 행복한가요? (삶이 힘든 그대를 위한 인생 처방전)』(박혜린, 성안당 2018.12.07.)

 

여러 차례 자기개발서와 인생서를 읽은 결과, 인생도 아는 만큼 보인다는 걸 깨달았다. 작년과 올해의 느낌은 다르며 그건 한 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들수록 특정 책의 내용은 다르게 다가온다.『오늘 그대 행복한가요?』는 에릭슨의 심리사회발달, 유머 갖는 법, 카네기의 조언 등 작가가 감동을 받고 위안을 얻었던 내용들로 짜인 책이다. 작가는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책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었고 그것을 습관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책은 작가 주관적으로 위안을 받았던 글들이기에 내용이 통일성 있지는 않았다. 그래서인지 가독성이 크지도 않았다. 그러나 반 페이지마다 실린 다양한 명상 글들이 너무도 독특해 천천히 시간을 두고 음미할 거리는 되었다. 물론 책 구성이 진부하고 또 내용들도 뻔해 상투성이 느껴지기는 했다. 하지만 이러한 읽어봤음직한 말들은 해가 지남에 따라 다르게 다가오기 마련이기에 상투적인 글들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본다. 상황에 맞는 부분을 책에서 골라 읽는다면 그 지혜의 문장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리라.

 

책에 담긴 좋은 문구들


성공을 위한 헨리 포드의 5가지 조언 중 이런 문구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일생을 연구에만 헌신한다. 그러나 그것은 먼 훗날 하나의 열매만을 맺게 될 뿐이다……. 젊은이가 해야 할 일은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여 장차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지식을 모으고 훈련하는 것이다. 너 자신의 발전을 위해 돈을 써라.”

 

그 외,

 

“늙음은 탄식할 것이 못 된다. 정작 탄식할만한 것은 늙도록 헛되게 사는 것이다.”

 

“사랑이란 우리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우리들이 고뇌와 인고 속에서 얼마만큼 강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자기에게 보이기 위해서 있는 것이다.”

 

“가장 행복한 사람들은 모든 면에서 가장 좋은 것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단지 대부분의 것들을 저절로 본인에게 다가오게 만든다.”

 

“시간이 지나면 사랑의 슬픔은 사라진다. 하지만 우리가 슬픔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은 이유는 그 사랑을 간직하고 싶기 때문이다. 슬픔을 지우면 사랑 또한 지워지기 때문이다.”

 

문장들이 좋았다.

 

책을 덮은 순간 유투브에서 보았던 한 노인이 떠올랐다. 노인은 76세 정도였고 푸근한 인상의 일본인이었다. 노인은 24살 때의 자신에게 영상 편지를 보내고 있었다. 인생을 오래 산 이유때문인지 미래의 자신이 아닌 과거의 자신에게로 편지를 보낸다는 설정은 독특했다. 아마 살날보다 살아온 날이 더 많아 과거에 미련이 있으신 것이리라 생각이 들었다.

 

노인의 이야기는 즐겁게 시작됐다. “잘 지내니”, “건강하니” 그러다가 직장에서 만난 여자 하나 짱 이야기가 나왔다. 그 여자와 긍정적 관계를 가지던 24살의 자신에게 “너는 그녀에게 너무 과분하다.”며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노인은 2년 뒤 그녀가 병으로 죽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 충격적이었다. 계속해서 장난스럽게 말을 이어왔기에 “절대 그녀와 결혼 말아라.”는 식의 장난을 할 거라 예상하고 있던 차였다.

 


인생 막바지에 어울리는 자기계발서

 

노인은 죽은 그녀를 수십 년 간 잊지 못해 독신으로 살게 될 거라고 청년에게 말했다. 그것이 노인의 현재였다. 세상을 떠난 그녀를 그리워하며 아직도 사랑하고 있었다. 사랑의 무게를 감히 잴 수가 없었다. 난 한 때 이런 생각을 했었다. 노인이 편지를 보낸 젊은 24살과 같은, 그러니까 딱 내가 24살 때 난 세상에 미련이 없었다. 그런 내가 어떻게 지금껏 살아왔는지 생각을 해보니 답은 ‘사랑’이었다. 나의 24살까지 받은 사랑을 함축한다면 채 하루가 되지 않겠지만 그것이 날 24년을 살게 한 것이었다.

 

수십 년을 독신으로 살만큼 여자와의 2년이란 노인에게 얼마나 충만한 삶이었을까, 감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현대인들은 끝없이 사랑을 갈구하며 그것으로 자신의 위치를 느낀다. 그러나 노인은 현재가 아닌 과거 사랑의 느낌을 간간히 꺼내보며 지금껏 웃으며 살고 있었다. 이런 노인의 삶 전체가 책『오늘 그대 행복한가요?』에 함축된 듯했다. 노인의 일생을 생각하며 다시 읽으니 너무도 가슴 아픈 내용이 많았다.

 

그래서 깨달은 것은, 자기계발서란 인생의 막바지에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인생을 이해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삶을 충분히 살고 나서다. 그러기위해 우리는 삶은 포기 않고 계속해서 멋지게 나이 들어야만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