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드 - 지속 발전이 가능한 조직의 첫 번째 조건
박준기 지음 / 한빛비즈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더 성장하고 싶어 ‘취업’하지만 성장 멈추는 역설

[서평] 조직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프라이드』(박준기, 한빛비즈, 2018.10.15)

 

이 책 『프라이드』 잘 썼다. 오랜 경험과 날카로운 통찰력이 눈에 띈다. 기업에서 일해 본 사람이라면 금방 눈치 챌 만한 내용들이 많다. 경험과 분석, 통찰력이 한데 아우러진 이 책의 핵심은 다음 한 문장으로 요약될 듯 싶다. “높은 프라이드를 가진 사람들이 많으면 자연스럽게 동료들에게 전파되고, 그것은 또 다른 프라이드를 만들어진다.”

 

최근 어떤 책에서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으면 훌륭한 사람들을 주위에 많이 두라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훌륭한 조직이 되기 위해선 훌륭한 성과주의 제도와 프라이드 기반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우리가 소위 말하는 ‘좀비’ 같은 직원은 언제나, 어디에나 존재한다. 한국의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그들은 어느 기업에나 잡초처럼 퍼져 있다.

 

『프라이드』는 다음과 같은 얽개로 쓰였다.

 

1. 볼 수 없는 자산을 만든다. 평판과 브랜드

2. 최고를 만들어낸다. 상품과 서비스.

3.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된다. 사회적 공헌과 기업 투명성.

4. 일을 잘 하도록 만든다. 성취감과 동료.

5. 존경을 만든다. 리더와의 비전 공유.

6. 독특함을 제공한다. 보상과 대우.

 

『프라이드』를 읽으면서 꽂혔던 문장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다음과 같다. “우리는 우리의 뇌가 행복하도록 진화한 것이 아니라, 행복을 추구하도록 진화한 것이다.” 행복하고 싶지만 끊임없이 행복하도록 노력을 해야 하는 존재가 바로 인간인 것이다. 이를 저자 박준기는 베타엔돌핀으로 설명했다. 고통보다 쾌감을 더 선호하는 인간은 생존편향을 갖는다. 다른 사람을 통해 남편을 실패자라고 느낄 정도이다. 모든 비교는 불행을 낳는다.

 

인간이 참 합리적이고 타당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감정이 오히려 이성을 이끌 때가 많다. 저자 박준기는 “복잡한 이성적 판단을 위해 감정이 지름길을 알려준 것이다”며 “이성적 판단의 어려움을 인간은 감정을 통해 해결한다. 심리학자들은 감정을 ‘이성을 돕는 윤활유’라고 지칭한다.”고 적었다. 맞는 말 아닌가.

 


보상과 대우에 목매는 현대 한국인들

 

그렇다면 과연 프라이드는 무엇인가? 저자 박준기는 프라이드를 “어떤 성취나 성공을 했을 때 느끼는 감정의 정도”라고 규정했다. 이 프라이드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진성 프라이든이고, 다른 하나는 오만한 프라이드이다. 전자는 좋은 느낌을 갖고, 후자는 나쁜 느낌이 준다. 그런데 더욱 중요한 건 프라이드라는 것이 다양한 상황에서 이 둘이 동시에 작용한다는 점이다.

 

책에 보면, 허즈버그라는 사람의 말을 인용해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만족과 불만족이 대척점에 있는 게 아니라고 했다. 이 부분을 몇 번이나 읽어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만족의 동기요인은 ▷ 성취 ▷ 인정 ▷ 일 자체 ▷ 책임감 ▷ 발전 ▷ 성장이다. 불만족의 원인인 위생요인(왜 위생요인이라고 표현했는지 잘 모르겠다.)은 ▶ 회사규칙과 관리 ▶ 감독 ▶ 상사와의 관계 ▶ 작업조건 ▶ 급여 ▶ 동료와의 관계 ▶ 개인생활 ▶ 부하직원과의 관계 ▶ 지위 ▶ 안전 등이라고 규정했다.

 

인간은 왜 그리 프라이드에 집착할까? 바로 생존을 위해서다. 개인이 정말 열심히 사는 이유는 생존 때문이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계속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이유가 바로 살아남기 위해서라는 뜻이다. 이런 맥락에서 하버드 로스쿨 앨런 더쇼비츠 교수는 돈이 아니라 사람을 위해서 일하라고 조언했다.

 

직장을 다니는 이유는 다름 아니 자기 성장 때문일 것이다. “상대방이 성장함으로써 더 성장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저자가 강조한 중요한 교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절망적이다. 왜 그럴까? 잘못된 성과주의에 휩싸여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2008녀녀 미국의 금융위기는 단기성과만을 집착했던 이유 때문이다. 즉 모럴 해저드 때문이다. 극단적인 단기 성과주의는 악영향을 끼친다.

 

성장하고 싶어 취업하지만 성장 못하는 역설

 

와튼 경영대학원 이완 바란케이 교수는 기대했던 효과가 없는 상황을 묘사했다. 기업의 조직문화 차원에서 동료들과 경쟁을 부추겨 동료를 이기면 더 많이 일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높은 등급의 직원은 더 노력하지 않고, 낮은 등급의 직원은 패배감에 더 노력하지 않는다. 역설이고 모순이다. 저자 박준기는 “성과주의는 극단적으로 모든 사람을 패배하게 한다.”며 “성과주의만 강조하는 것은 다양한 문제들을 폭탄처럼 안고 있는 것이다.”고 적었다.

 

그렇다면 연봉을 더 주면 될까? 플로리다대학에서 120년간 자료를 메타분석한 결과, 연봉 수준과 업무만족도 사이의 상관계수는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냈다. 연봉을 많이 준다고 프라이드를 갖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더욱 흥미로운 건 조직문화를 바라보는 관점이다. 조직의 임원들은 자신의 조직이 잘 꾸려지고 있다고 판단하는 반면, 일반 직원은 그 반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컸다. 특히 우라나라에서 말이다. 그 원인 중 제일은 바로 야근이었다. 한국은 주5일을 기준으로 하면, 평균 2.3일을 야근하고 있었다. 야근 시간도 멕시코 다음으로 가장 많았다. 이를 혁신하기 위해 보리출판사라는 곳이 하루 6시간 노동제를 도입했다. 이로써 한계 시간 내에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더 많은 창의적 아이디어와 업무혁신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저자 박준기의 다음과 같은 문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더 많은 혁신은 더 많은 실수에서 나온다. 실수를 용인하는 것을 넘어 장려하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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