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작가가 되었습니다 시시콜콜 지식여행 2
아넷 하위징 지음, 전은경 옮김 / 탐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제목만으로는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개발서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소설이란다. 작가를 꿈꾸는 카팅카라는 여자아이가 옆집에 사는 린다 아줌마에게 소설 쓰는 방법을 전수받는 과정을 재미나게 풀어낸 소설이다. 확실히 딱한 말투로 설명해 주는 천편일률적인 작가 입문서에 비해 귀에 쏙쏙 들어오게 설명해 주는 린다 아줌마의 조언이 훨씬 좋았다. 마치 우리 이웃집에 사는 친근감 있는 아줌마가 현실감 있게 그때그때 조언해 주는 말들이 마음에 와닿았기 때문일 것이다.

카팅카라는 어린 소녀처럼 작가의 꿈을 갖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글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어떤 방식으로 전개해야 할 지, 스토리는 어떻게 짜야 할 지 궁금한 게 많다. 마음에 담고 있는 큰 꿈 때문인지 생각은 많지만 그것을 정리할 방법을 모르고 뒤섞인 생각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할 방법을 몰라 헤매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누군가 곁에서 조언해 주고 이끌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카팅카에게 린다 아줌마는 바로 그런 존재였던 것이다. 린다 아줌마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일방적인 지식 전수가 아니라 카팅타 스스로 깨닫게 하고 시도해 볼 수 있게 이끌어 주는 방식 때문이었다. 그리고 분명히 알아두어야 할 것에 대해서는 아주 명확하게 가르쳐 주는 아줌마의 방식이 참 좋았다. 사실 린다 아줌마는 수차례 작가상을 받을 만큼 유명한 소설가였다. 그럼에도 이제 막 작가의 길에 들어서려는 이웃집 소녀에게 도움의 손길을 선뜻 내밀어 준 것은, 꿈을 안고 용기 있게 찾아온 카팅카의 모습에서 꿈에 대한 진지함과 도전이 느껴져서였을 것이다.

어쩌면 카팅카의 모습에서 자신이 작가의 길에 들어설 때의 초심을 느끼지 않았을까? 그 설레임과 기대감이 소설가로 성장할 수 있는 초석이 되엇을 테니 말이다. 어설픈 시도 속에 온갖 시행착오를 겪을 소녀의 모습을 상상했을 수도 있다. 그런 소녀를 위해 길잡이가 되어 주겠다 나선 린다 아줌마가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카팅카는 어렸을 때 돌아가신 엄마에 대한 감정도 아빠의 새로운 여자친구에 대한 감정도 자신과 동생을 돌보며 힘겹게 살아온 아빠에 대한 감정도​ 글쓰기를 통해 풀어나간다. 내면의 감정을 글로 풀어낸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린다 아줌마의 도움으로 감정이입이나 내적 갈등 등의 소설 기법을 배워가며 그것을 풀어내기도 하고 절제하기도 하며 소설 쓰는 실력도 쌓아가고 자신의 내면도 더 성장해 간다. 소설가는 여러 사람의 시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카팅카는 린다 아줌마를 통해 그것을 배우게 된 것이다. 자신의 생각 안에 갇혀 살지 않고 여러 시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을 때 소설가로서 딸로서 한 인간으로서 더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엇을 것이다.

다 읽고 난 후, 소설 쓰기에 관심이 많은 큰 애에게 권해 주어야겠다 싶었다. 늘 고심에 고심을 하며 글을 끄적이는 딸이 조금은 쉽게 글쓰기에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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