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물고기 금붕이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아이들 3
이송현 글.그림 / 책고래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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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라 하면 아무나 얻을 수 있는 명칭은 아니다. 그냥 대표도 아니고 '국가대표'라니... 그 명칭을 얻을 수 있는 자라면 어느 분야에서건 뛰어난 실력을 지닌 자일 테고, 그 경쟁 분야에 있어서도 순위가 으뜸일 것이다. 실상 국가대표란 스포츠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말이긴 한데... 자녀를 둔 부모 입장에서도 국가대표 못지 않은 기대와 욕심으로 아이를 끌어 올리고자 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것이 요즘의 교육 현실이다. 경쟁에 승리하기 위해 공부에 매진하게 하는 부모의 모습은 메달을 따게 하기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을 받게 하는 코치와 다를 게 없다. 이 책은 그러한 오늘날의 교육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는 창작소설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어린 시절, 느리게 움직이는 자라를 라디오 위에 올려두고 공부했던 기억이 있다고 한다. 어느날인가 자라가 사라져 버리고 저자는 자라와 좀더 놀아주지 못한 것에 아쉬워하고 미안하게 생각한다. 이 소설에서도 '금붕어' 한 마리가 나오는데, 1학년 3반 아이들과 함께 있게 된 '금붕이'라는 이름의 물고기이다. 선생님이 사오신 이 물고기는 날쌘 몸놀림과 뛰어난 점프력으로 반 아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아이들의 감탄과 칭찬이 많아질수록 금붕이는 아이들의 기대에 부흥하고자 더 열심히 더 빨리 헤엄치면서 자신의 기량을 발휘한다. 그러던 어느날 반 아이 중 하나인 동찬이는 다른 반 아이로부터 도전장을 받게 된다. 다른 반의 아이는 자신의 반에 들어오게 된 '왕고래'라는 물고기와 금붕이를 겨루게 하자고 한다. 한 마디로 금붕이와 왕고래의 대결을 통해 진정한 승자를 가리자는 것이다. 아이들은 금붕이의 실력을 믿고 있었기에 기꺼이 도전을 받아들이고, 그날 이후부터 금붕이를 훈련시키기 시작한다. 몸통에 끈을 매달아 잡아당기며 스피드를 올려주기도 하고 금붕이 체력을 키워주기 위해 급식에 나온 불고기를 씹어서 어항에 넣어주기도 한다. 그로 인해 금붕이는 날로 병들어 가고 결국엔 물 위에 힘없이 뜨게 된다. 아이들의 응원 속에 자유롭게 헤엄치던 때와는 다르게 억지로 훈련시키는 아이들의 강요에 금붕이는 급격히 병들게 되었던 것이다. 아이들은 그것도 모른 채 다른 반 물고기에 질 수 없다는 이유로 더 금붕이를 혹사시켰던 것이다.

결국 금붕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의식을 잃은 금붕이.... 다음 날, 반 아이들은 금붕이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된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지 못하는 아이들은 각자의 일기장에 자신의 심정을 담아낸다. 금붕이가 없어져 대결을 할 수 없게 되었다고 투덜대는 친구 모습에 실망하며 화를 내었다는 아이도 있었고, 경쟁만을 생각하며 금붕이를 너무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는 아이도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형을 끊임없이 학원에 다니게 하며 힘들게 했던 엄마 모습이 마치 자신의 모습 같다는 아이도 있었다. 이렇게 3반 아이들은 금붕이에 대한 미안함으로 하루 하루 일기를 쓰며 금붕이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과연 아이들의 소망대로 금붕이는 살아 돌아왔을까?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부모의 응원은 아이들에겐 부담이 되고, 남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부모의 기대는 아이들에게 억압이 되고 있는 요즘이다. 네가 할 수 있는 만큼 자유롭게 공부하라고 하는 부모는 찾아보기 힘든 요즘, 우리 아이들은 이 책 속의 금붕이처럼 점점 병들어가고 있는지 모른다. 남과의 비교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아이를 응원해 주는 부모가 되기 위해 나부터 마음을 다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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