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가위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11
용달 글.그림 / 책고래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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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라는 공간이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정해진 시간 안에 수업을 받고 틈틈이 쉬는 시간에만 아이들과 놀 수 있는 학교. 그나마 아이들과 어울려 놀이처럼 활동할 수 있는 수업도 얼마 주어지지 않고 규칙과 질서 속에 행동해야만 야단 맞지 않고 다닐 수 있는 학교. 그런 학교 생활에 완전히 만족하며 다니는 학생이 몇 명이나 될까? 그러다 보니 학교 분위기가 따분하고 싫어서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도 상당수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아침마다 지각하지 않기 위해 시간에 맞추어 일어나 등교해야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재미있는 놀이만 있는 학교라면 깨우지 않아도 벌떡 일어나 달려가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아침에 시간 맞추어 가는 것 또한 쉽지 않은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그러한 학교 생활에 힘들어 하는 평범한 학생이다. 만약 이 책의 주인공처럼 갑갑한 학교 생활에 지친 아이가 있다면 이 책의 내용은 꿈처럼 다가올 내용의 책이 될 거 같다.

작가는 자신을 그림쟁이라고 한다. 그림만을 그리던 작가가 이 책에서는 글과 그림을 모두 담당했다. 주로 그림 그리는 활동을 해 오다가 동화책을 써보고 싶어 이 책을 첫 동화책을 냈다고 한다. 사실 이 책의 대부분은 그림으로 채워져 있고, 내용은 짧은 내용 몇 마디뿐이다. 책의 전반에 걸쳐 학교 생활이 그리 즐겁지 않은 남자 아이의 모습이 그림으로 잘 나타나 있다. 특히 주인공의 솜털처럼 부풀려져 있는 머리 스타일이 재미있는데, 이것은 어쩌면 마법 가위라는 상상의 가위를 만들어낸 소년의 풍부한 상상력을 표현한 것인지도 모른다. 전체적으로 흑백의 톤으로 그려져 있는데 부분적으로 색을 넣어 포인트를 준 독특한 그림 스타일이다. 소년은 마법 가위를 통해 가고 싶지 않은 학교를 가고 싶은 학교로 만들어간다. 늘 지각하게 만들었던 시계도, 재미없게 만들어진 교문도, 근엄한 선생님들도, 재미없던 학교 모습도 마법 가위로 해결해 버린다. 어떻게 해결했을까?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면 나름대로 상상을 할 수 있을 거 같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학교는 친구가 있어 좋고, 그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놀 수 있어 좋다. 선생님과의 즐거운 수업도 좋을 수 있지만 친구들과의 놀이만큼이나 좋을까? 학생뿐 아니라 직장인이든 주부든 누구든지 자신의 일상 중 힘겨운 부분들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 속에 나오는 마법 가위를 갖고 싶어하지 않을까 싶다. 그 힘겨운 부분들을 가위로 싹뚝 잘라버리고 내가 원하는 것들로 새로이 편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건 상상만으로 그치는 게 나을 거 같다. 우리 인생이 아무런 어려움 없이 살아진다면 무엇을 배우고 깨달을 수 있을까? 내가 원하는 대로의 인생 속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그러니 마법 가위는 힘든 일상 속에 한 번씩 즐거운 웃음을 던져줄 수 있는 상상 속 물건으로 간직하는 게 좋을 거 같다. 다만 학교라는 곳이 공부만을 요구하지 않고 아이들의 동심을 충분히 지켜줄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주길 바랄 뿐이다.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상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는 바라지 못 하더라도 초등학교 시절만큼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시간들이 충분히 허용될 수 있는 학교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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