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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벼!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ㅣ 책고래마을 10
김성은 지음, 장준영 그림 / 책고래 / 2016년 10월
평점 :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재미난 그림책이다. 표지에 보이는 사마귀와 소년만 보아도 어떤 상황이 펼쳐질 지 궁금해 진다. 그림 속 둘의 자세를 보아하니 '덤벼'라는 말이 누가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머릿속에 그려낼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어떤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펼쳐낼까? 궁금한 마음으로 책을 넘겼다.
도시에 사는 아이들은 장난감이나 놀이터, 전자기기로 볼 수 있는 다양한 영상들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 수 있다. 요즘에는 텔레비전뿐 아니라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 볼 수 있는 것들도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협소한 공간 속에서도 답답한 줄 모르고 기계와 단 둘이 몇 시간이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소년은 시골 외갓집에 놀러 왔다. 그런데 소년은 심심하단다. 그 흔한 장난감도 없는 재미없는 공간이 외할머니댁인 것이다. 마당에 늘어지게 자고 있는 몽구라는 개도 옆집의 무지하게 사나운 개도 소년과 놀아주지는 않는다. 그러다 우연히 들어서게 된 풀밭에서 소년은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게 된다. 그곳에는 도시에서는 잘 찾아보지 못하는 다양한 곤충들이 잔뜩 있었던 것이다. 그들과 같이 놀고 싶은 소년이 뛰어드는 순간 모든 곤충은 달아나 버리고 한 마리만 남게 되는데, 그것이 사마귀다. 그 사마귀와 펼치게 되는 기막힌 대결. 작가는 아이의 눈높이에서 사마귀와의 멋진 대결을 아주 재미나게 표현했다. 아빠 차를 타고 집으로 가는 소년에게 아빠는 묻는다. "심심했지?" 그러자 소년은 대답한다. "아~뇨!"
소년은 그 뒤로 외갓집에 또 갔을까? 아마도 또 가고 싶다고 아빠에게 졸랐을 것이다. 그것은 소년과 함께 어울려 신나게 놀아줄 친구들이 그곳에는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 속에서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잘 찾아볼 수 없는 요즘,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실제로 만지고 볼 수 있는 자연물과의 교감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좋은지는 우리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뛰어 놀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것은 지금의 교육 환경과 사회 환경이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묶어놓기 때문이 아닐까? 부모의 주도 아래...
이 책을 읽은 지금, 아파트 옆에 자리한 논에 가서 아이와 함께 곤충 몇 마리 잡고 도란도란 얘기 나누고 싶다. 아이와 멋진 대결을 할 상대는 내가 골라 주고 싶다.
이 책은 내용도 재미있지만 그림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아이의 표정과 행동, 곤충들과 외갓집 풍경 등을 따뜻한 색채로 예쁘게 표현하여 조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내용과 잘 어우러지는 그림 덕분에 이 책이 더 빛나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