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까리, 전학생, 쭈쭈바, 로댕, 신가리 - 제5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57
신설 지음 / 자음과모음 / 201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춘기... 그 질풍노도의 시기에 아이들은 학교라는 공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어쩌면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학교. 그곳에서 아이들은 가족 이상의 소중한 존재인 친구를 사귀게 된다. 중고등학교 시기의 아이들이라면 아마도 친구라는 존재가 가족보다 더 소중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러한 시기의 고2 남학생들에 관한 이야기다. 자음과모음 청소년 문학상까지 받은 책이니 여러가지 면에서 인정을 받은 책이라 할 수 있다. 예전에 읽었던 이문열 작가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처럼 우리 사회의 일면을 보여주는 학교 모습이 드러나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나 싶다. 물론 이 책이 갖고 있는 매력은 그러한 사회 현실의 투영 말고도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책 제목에서 보여지듯이 인물들의 이름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것. 그들의 별명만이 고유명사처럼 주인공과 친구들의 이름을 대신하고 있다. 따까리, 전학생, 쭈쭈바, 로댕, 신가리. 그 별명을 하나하나 곱씹어 보면 어떤 이유에서 그리 지어졌나 대충은 감이 올 것이다. 주인공인 따까리는 그저 힘 있는 아이들의 심부름이나 해주며 조용히 지내는, 말 그대로 따까리이다. 어느날 자신의 반에 전학 온 아이와 가깝게 지내게 되고, 쭈쭈바와 로댕과 함께 전학생을 학생회장에 서게 하는 데에 합류하게 된다. 소문으로만 유명세를 치르는 신가리란 친구까지 끌어들여 그들만의 팀을 꾸리게 되고, 전학생이 학생회장이 되는 데에 모두 힘을 모으게 된다. 그런데 그 모든 과정이 순탄치가 않다. 힘과 권력의 상징인 피제이와 까마귀를 상대로 경쟁에서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에 비해 이들은 무명인들이기 때문에 이길 수 있는 확률은 극히 낮다. 학교에는 공부로든 힘으로든 그 어떤 것으로 유명한 아이들이 있다. 반면에 그저 조용히 묻혀 지내며 그 이름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아이들도 있다. 후자에 해당되는 주인공과 친구들이 무기력하게 지내는 삶에서 벗어나 부정한 행위에 대항하고 폭력에 맞서는 모습으로 바뀌게 되는 과정이 현실감 있게 그려지고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특이한 점은 최근에 쓰여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배경은 2003년이라는 것이다. 아이들의 말투나 학교 상황, 살아가는 방식 등이 과거의 것이긴 하지만 거기에는 요즘 학교에서도 일어날 법한 아이들의 다툼, 폭력, 힘, 집안, 경쟁구도, 우정 등이 드러나 있어 전혀 괴리감이 없다. 그것은 외부적이든 내부적이든 어떤 요소들에 의해 서열이 정해지고 그 가운데 폭력이 행사되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나오는 그 모든 요소가 과거나 오늘날이나 크게 다르진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결말은 어떠할까? 작가는 명확한 결말을 보여주진 않았다. 다만 주인공과 아이들의 변화된 모습, 더 성장한 모습, 더 결속된 모습을 보여줄 뿐. 폭력 앞에 숨지 않고 당당히 무엇이 그르고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말할 수 있는 아이들로 바뀌어 가는 모습에서 밝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뿐. 그것이 급작스럽게 바뀌는 드라마틱한 변화로 그려지지 않아 더 마음에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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