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동화집 4 안데르센 동화집 4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빌헬름 페데르센 외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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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너무나 좋아했던 책이 있다. 10권으로 구성된 전집이었는데 아름다운 그림이 삽화로 들어가 있어 더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손이 가장 잘 닿는 곳에 꽂아 두고 하루에도 몇 번씩 읽었던 책. 하루를 마무리할 때도 한 권은 꼭 읽어야 잠이 들었던 책. 그 책이 바로 안데르센 동화집이다. 결혼을 한 뒤에도 친정에 있던 안데르센 전집집을 가져왔는데, 그 이유는 내가 그토록 좋아했던 책을 내 아이에게도 읽어줘야겠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큰 애가 6학년이 될 때까지, 안데르센 동화집은 오랜 시간 우리집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렇게 아끼던 책인데 몇 년 전 책을 정리하며 분리수거함에 내놓고 말았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나 싶을 정도로 아쉬움이 남는 일이다. 아무리 포화상태에 놓인 우리집 책장이라 하더라도 그 전집만큼은 간직했어야 하는데 말이다. 정말이지 내놓고 난 후 얼마나 후회를 했던지.... 옛날 책은 정리하자고 끝까지 우겼던 남편이 원망스러울 정도이다.

그렇게 아쉬움을 남긴 책인데,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전 7권의 안데르센 동화집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 중 4번째 동화집을 읽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설레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예전에 느꼈던 그 감동과 감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마주하게 된 안데르센 동화집.

이번에 읽은 안데르센 동화집 4권은 19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었다. 아쉽게도 어린 시절 읽었던 이야기들(인어 공주, 빨간 구두, 눈의 여왕, 못생긴 오리새끼, 성냥팔이 소녀, 완두콩 위에서 잔 공주, 엄지 아가씨, 꿋꿋한 주석 병정, 나이팅게일 등)은 수록되어 있지 않았다. '바보 한스' 정도만 읽어 본 거 같고, 다른 작품들은 잘 모르는 작품들이었다. 삽화 또한 어린 시절 봤던 수채화 느낌의 아름다운 그림은 아니었다. 흑백의 고전적인 그림이었는데 알고 보니 그 옛날 안데르센 작품에 삽화를 그린 유명한 화가들의 삽화였다. 19세기에 주로 활동했던 화가들인데 모두 안데르센 작품에 삽화를 그린 분들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고전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그림들이었다.

내용은 각 이야기마다 안데르센 특유의 재미난 상상력과 감성이 담겨져 있었는데, 다소 어렵고 무거운 주제를 다루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읽었던 작품들은 그저 아름다운 상상으로 그려져 있는 예쁜 작품들이었던 거 같은데 이번에 읽은 작품들은 종교적으로도 인간의 삶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해 볼만한 작품들이 많았다. '병 이야기'를 써달라는 친구의 요구로 탄생한 작품인 '병목'도 병의 운명과 여러 사람들의 인생사를 결부시켜 제법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었고, '이브와 어린 크리스티네'라는 작품에서도 두 아이에게 주어진 특별한 선물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그들의 인생사를 통해 보여주고 있어 독자들에게 많은 깨달음을 준다.

여전히 안데르센의 동화에는 아름다운 상상과 감동이 있었고 그것은 시대를 초월해서 우리들의 마음을 건드리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나머지 6권의 책도 마저 책장에 꽂아두고 읽고 싶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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